▲ 스페인의 헤레즈(Jerez) 지역은 주정강화 와인인 셰리 와인(Sherry Wine)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정강화 와인(fortified wine)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셰리 와인(Sherry Wine)'은 스페인 헤레즈(Jerez) 지역을 대표하는 와인이다. 셰리(Sherry)라는 단어의 의미 또한 헤레즈(Jerez)의 영어식 표현으로 셰리 와인은 '헤레즈에서 만든 와인'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의 시음와인은 헤레즈에서 만들었지만 주정강화 와인이 아니다.

시음을 진행하는 라스 세파스(Las Cepas) 와인 3종은 소믈리에 출신의 와인 메이커 라울 모레노(Raúl Moreno)가 양조하는 클래식하고 현대적인 와인으로 스페인 헤레즈 지역의 와인이지만, 주정을 강화한 와인이 아닌 특별한 고대 전통의 양조과정을 거친 와인이다. 

▲ 와인메이커 라울 모레노는 친환경으로 관리된 고목에서 생산된 포도로 와인을 양조한다. 사진은 헤레즈지역 싱글 빈야드의 고목 모습

그는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산루카르 데 바라메다(Sanlucar de Barrameda), 푸에르또 데 산타 마리아(Puerto de Santa Maria), 헤레즈(Jerez), 로타(Rota) 지역 싱글 빈야드의 최소 40년에서 최대 100여년 가량 된 고목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포도를 재배하여 사용한다.

와인의 특별함은 포도뿐아니라 양조과정에도 담겨있다. 고대 전통 양조방식을 따라 조지아 산 크베브리(Qvevris)나 티나하스(Tinajas) 지역의 석회질 토양 알바리사(Albariza)로 별도 주문 제작한 점토 용기를 사용하여 와인을 숙성한다. 

▲ 점토 용기를 사용하여 와인을 숙성하는 모습

이렇게 와인 메이커의 깊은 고찰과 연구, 열정을 바탕으로, 점토 용기에서 6개월간 공기접촉 양조과정을 거치며 특별한 복합미를 형성한 라스 세파스 와인은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하게 된다.

시음은 '라스 세파스 데 쿠로', '라스 세파스 데 호세 카를로스 로제', '라스 세파스 데 파코 엘 레플레호' 순으로 진행되었다. 

▲ 라스 세파스 와인 3종, 왼쪽부터 ‘라스 세파스 데 쿠로’, ‘라스 세파스 데 호세 카를로스 로제’, ‘라스 세파스 데 파코 엘 레플레호’ <사진=타이거인터내셔날>

시음와인1. 라스 세파스 데 쿠로(Las Cepas de Curro)

도윤 기자

레몬-골드 사이의 컬러, 착즙한 사과쥬스, 새콤한 시트러스향 잘 익은 과실 느낌, 고소한 견과류 짭조름한 미네랄리티가 입 맛을 돋운다. 더운 여름 시원하게 칠링해서 갈증을 날릴 수 있을 것 같은 미네랄 느낌이 마음에 들며, 코와 입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 

해변가에 놀러가서 신선한 해산물과 즐기고 싶은 와인. 풍미가 강렬한 해산물에도 밀리지 않을 친구. "놀러가고 싶잖아~" 이 여름에 딱 추천하고 싶은 와인. 

김하늘 소믈리에

연한갈색빛에 투명하고 전통주 차례주 약주의 색과 향이 난다. 약간 더운느낌의 과일향 패션프루츠가 나고 말린 호박, 호박엿의 향이 난다. 산도는 튈 정도로 아주 강렬하며 단맛은 거의 없다.

흐린 날 파전이나 삶은 고기 보쌈, 수육 등과 함께 마시면 좋을 것 같고 퍽퍽한 식감의 음식에 돌파구가 될 것이다.

김동열 편집인

처음 편히 마셨을땐 과일의 향미, 특히 단단하고 싱그런 사과의 향, 맛이 강하게 난다. 일반적인 와인의 경험과는 차이가 있다. 바디감이 느껴지지만, 어쩜 이렇게 라이트한 과실의 향이 날까 라는 생각이 든다. 넘어가며 느껴지는 산미와 나무껍질의 느낌, 너티, 치즈의 풍미가 같이 지나가며 처음 느껴진 바디감이 이해가된다. 피니시가 인상깊다. 

향긋함과 풍미가 처음엔 강하다 생각도 들지만 마실수록 부드럽게 넘어간다. 음식은 무엇과 어울릴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사과향이 강해서일까 거친 채소가 산미있는 드레싱에 버무려진 닭가슴살 샐러드가 생각난다.
 

시음와인2. 라스 세파스 데 호세 카를로스 로제(Las Cepas de José Carlos Rosé)

도윤 기자

연어, 코랄빛의 컬러. 컬러감이 참 예쁘다. 오렌지, 자몽, 스파이시한 향신료, 미네랄리티가 느껴진다. 피크닉, 홈파티, 축하하는 자리에서 마시고 싶은 와인.

연어나, 참치 등 해산물과 캐주얼한 이탈리안, 고기류를 곁들인 도시락, 롤 등과도 어울릴 와인.

김하늘 소믈리에

연한 자몽 빛이 매력적이며 구수한 옥수수, 요구르트, 설탕 글레이즈드 된 과자, 튀김건빵등의 향이 난다. 산미는 기분 좋고 튀지 않으며 단맛이 살짝 감돈다.

한국 스타일의 간식 약과 등의 다식과 잘 어울릴 것 같다.

김동열 편집인

와인 잔에서의 빛깔이 참 부드럽고 예쁘다. 연한 복숭아가 연상되는 색이다. 색깔처럼 목 넘김또한 매우 부드럽다. 옅은 미네랄리티와 함께 향도 부드러운 느낌으로 다가오며, 상당히 좋은 밸런스를 보여준다. 복잡하고 어렵지 않다. 맑은 과실의 맛, 프레시함을 느낄 수 있다. 생각보다 거침없이 잘 넘어간다. 다양한 음식과 함께 하기에 더 좋을 것 같다. 핑거푸드, 생선요리나, 스시 등과 같이 해산물이 곁들어진 일식과도 무난할 듯 하다. 

시음와인3. 라스 세파스 데 파코 엘 레플레호(Las Cepas de Paco ‘El Reflejo’)

도윤 기자

금빛 컬러, 농익은 열대과실, 향신료, 치즈, 견과류 등의 복합적인 향이 올라온다. 향과 풍미에서 셰리 와인의 뉘앙스가 느껴지며 입안을 부드럽게 코팅해주는 질감과 무거운 바디감은 나의 기분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느낌. 살짝 쌉쌀한 탄닌감은 매력적.

향과 풍미가 강렬하고 집중도와 밸런스가 훌륭한 와인. 이 와인은 나를 위한 시간에 천천히 시간을 두고 느껴보고 싶은 와인.

김하늘 소믈리에

오렌지빛을 띠는 짙은 갈색, 홍차의 색을 내며 굉장히 달큰한 향을 갖고 있다. 엿, 설탕옷이 두껍게 덮인 과자향이 난다. 산도는 높고, 중간 이상의 바디감, 개성이 강렬하다. 디저트랑도 무난하겠지만 족발, 양념된 고기, 매운 요리와 잘 어울릴듯.

김동열 편집인

참 좋은 와인이다. 첫 시음부터 구조감, 복합미, 밸런스, 바디감 등 종합적인 완성도가 매우 높게 느껴진다. 입안을 감싸는 알코올의 느낌이 부담스럽지 않다. 부드럽고, 매끄럽다. 패트롤의 느낌도 불쾌하지 않고 기분좋게 다가온다. 오히려 혀를 자극하는 듯한 느낌들이 침을 돌게 한다. 과실향도 나지만 그외 다른 향미와 풍미가 훨씬 매력적이다. 

뜨거운 치즈가 덮힌 라자냐, 로제 파스타, 혹은 매운 소스가 가미된 타파스와 같은 기름진 음식과도 좋은 매칭이 될 것같다. 매우 음식을 당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김하늘·도윤 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