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스토랑 주은의 '김주용 소믈리에'

곧 8월이면 시작되는 '2022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에 앞서 작년 국가대표 부문 우승자인 김주용 소믈리에(레스토랑 주은)와 대화를 나눴다. 현재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주은'에서 근무중인 김주용 소믈리에는 작년 '2021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소믈리에'라는 직업에 대해 애정이 누구보다 크다. 계속해서 후배들의 처우개선과 업계의 인식개선에 힘쓰고 있다. 바텐더로 시작해 입문하게 된 '와인'과 '소믈리에', 그가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가 되기까지 걸어 온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오랜기간 동안 대회에서 입상 해오셨지만, 작년에 드디어 '우승'을 거머쥐셨습니다. 여러 후배 소믈리에에게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2021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 우승 당시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우승 당시 소감은 '만감이 교차했다'가 맞을 것 같습니다. 어느 대회나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에 참가 하였지만,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고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즐기자는 생각이 더 강했 던 것 같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 나이가 찰수록 입상에 대한 부담이 생겼습니다. 나이제한이 없는 경기대회이지만, 나이가 어느정도 있다 보니 주변의 시선 또한 달갑지만은 않았습니다. '충분히 대회는 경험하지 않았나' 등의 시선과 현재 저의 사회적 지위와 업장의 포지션 등 또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몇몇 분들께는 제가 마치 대회만을 위해 준비하는 그러한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추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고요. 하지만 소믈리에 대회에 도전을 시작한 이상 '1등은 해야 되지 않나'라고 3~4년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형편이 아니었지만 이는 모든 소믈리에들도 마찬가지였겠지요. 수년간 대회를 치러오며 기회도 운도 내가 준비되어있을 때 딱 맞춰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만큼 항상 긴장감을 갖고 일상에서 항상 준비된 모습으로 지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 2021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 김주용 소믈리에가 결선을 치르고 있는 모습

어쨌든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대회를 진행해 주는 협회나 관계자 분들께도 큰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현직에 종사중인 소믈리에로서 응당 참가하는 것이 도리이지 않은가 생각도 듭니다. 

대회 바로 다음 날 독일의 모젤지역에 가야하는 일정이 있어서 정말 정신 없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주변에 기사나 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접한 분들의 축하 인사를 받으며 조금씩 실감하고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좀 더 저의 업무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위치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부터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으로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고, 이제 소믈리에로서 좀 더 나아갈 발판이 생긴 것이지요.

다음 목표는 더 큰 대회입니다. 세계대회를 나가고 싶었고 그 무대에 서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모든 무대는 '소믈리에'를 위한 시간이고 축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대회들과 ASI 와 같은 디플로마 자격증 등 모두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참가 신청을 하고 준비하는 모든과정의 시간까지도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Q. 소믈리에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A. 미도파 계열의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이었던 코코스에서 웨이터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양식에 대한 서비스를 하게 되었고 점차 음료와 주류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지냈습니다. 주경야독 이었죠. 이후 바(bar)에서의 경험은 '바텐더'라는 직업에 대해 매력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스페셜리스트'에 대한 꿈이 시작되었습니다. 점차 다양한 바를 더 경험하고 싶어 라스베가스 인턴쉽 과정을 준비하였습니다. 그 준비 중에 조선호텔 출신의 한 교수님께서 호텔 실습을 제안 주셨고, 웨스틴 조선 오킴스에서 바텐더 실습을 하면서 호텔 커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점차 웨스틴 스타일의 바와 펍보다 '와인'과 양식 쪽으로 고객의 수요가 늘면서 와인을 공부하게 되었고, '소믈리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샵에서 업무를 보며 와인 리스팅에 대한 경험도 쌓게 되고 주류리스트에 대한 전반적인 안목이 생겼습니다. 서비스와 다르게 판매에 대한 이해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와인을 한종 두종 맛 보면서 소믈리에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국제 와인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러 소믈리에 대회에서의 입상으로 탄력이 붙었습니다.

Q. 꾸준히 공부하고 계시군요, 최근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계신가요?

A. 최근 독일을 갔다오면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외국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한국'은 어디에 있고, 어떠한 음식, 주류 문화가 있는가에 대한 것 입니다. 그런 질문들을 받고 나면 스스로 부끄럽게 되었습니다. 영어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우리 문화 자체를 온전히 알아야 표현이 되는데 표면적으로, 제한적으로 전달하는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술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한국와인연구소 최정욱 소장님이랑 같이 한국의 와인 상지인 영동, 영천, 경산, 무주 등 다양한 지역을 틈틈히 가 보려고 노력중입니다. 퀄리티, 품질의 관점이 아닌, 한국 와인의 역사와 전통주의 역사, 그리고 특징들을 집중적으로 알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일본 다음으로 최대의 사케 소비국인데, 사케 등 주목하지 않았던 각 나라들의 특징적인 음료까지 알아가며 주류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공부하고 있고, 이 모든 것이 결국 페어링에 다 적용이 되었습니다. 연장선상에 한식에 대해서도, 퓨전이 아닌 오리지널 한식 만으로도 페어링 등을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Q. 국가대표 소믈리에로서, 프로패셔널 소믈리에로서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서비스 경력으로 20년, 소믈리에로 경력으로는 15년이 넘었지만, 이제야 추구하는 방향, 목표 등에 대해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는 만큼 내 업무 공간에 대한 네임밸류가 쌓여져 감을 느낍니다. 업장에서 소믈리에로 근무하는 만큼 전문성과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자격증이나 대회 등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들로 말이지요. 외부 활동도 마찬가지 입니다. 강의를 통해서도 나의 직업을 알릴 수 있고, 각종 품평회나 해외 와이너리의 방문 또한 만찬가지 입니다. 진정한 프로패셔널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근무하는 업장의 명성에도 자연스럽게 반영이 되는 부분입니다.

Q. 앞으로의 소믈리에 경기대회를 준비하는 후배 소믈리에게 조언이 있다면?

A. 이런 직업군의 노동 강도가 높은 편입니다.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밸런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길 조언합니다. 점차 능력껏 급여를 받아가는 문화가 되고 있기에 앞으로 개인의 발전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고, 녹록치 않겠지만 급여를 쪼개어 다양한 와인을 사서 테이스팅 하고, 결국 그것들이 나의 자산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을 통해 나의 네임밸류는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요즘 소믈리에 대회들은 전방위적 지식과 스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합니다. 이에 소믈리에들도 와인에만 국한된 공부가 아닌 오픈마인드로 전 범위의 음료에 대해 공부를 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공부는 집에서의 공부를 넘어 업장에서의 경험도 매우 주요하게 작용합니다. 대회만을 준비한다 생각하고 혼자 공부하게 되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됩니다. 실무 현장에서의 집기, 기물의 활용과 다양한 서비스 상황에 따른 대처 등은 공부만으로 완성되어질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의 경험이 이를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각종 제스쳐와 스킬, 서비스 까지도 종합적으로 필요한 부분입니다. 결국 서비스에 대한 '모든 항목'에 대한 총평입니다. 그만큼 평소에 업장을 통해서도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최근 소믈리에의 처후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어떤 부분일까요?

▲ 꾸준히 공부해 오며 커리어를 쌓아오고 있는 그는 현재 소믈리에의 처후 개선 등을 위해서도 노력중이다.

A. 저의 경우 제가 있는 자리에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후배들에게 더 장려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치를 높힐 수 있는 방법들이지요. 특히, 돈으로 경험하기 힘든 것들을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파인다이닝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전문인력이 터무니 없이 부족한 것이 업계의 현실입니다. 그만큼 노동강도가 강하기에 많은 젊은 청년들이 도전을 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체적인 미식문화의 분위기를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며, 취미 수준을 넘어 트레이닝을 위한 아카데미와 재반시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직업교육 및 대학교 학과여 연계하여 즐거움과 가치를 함께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유명 소믈리에 및 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으며, 필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추가적으로 소믈리에의 처우개선과 복리후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는 힘든 것이 당연합니다. 노무, 노동법 이러한 법률적 문제를 넘어 이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매우 소중하며 뿌듯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Q. 계속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이후의 도전은 무엇이 있나요?

A. 앞으로는 와인과 주류, 요식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여 업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이는 최고가 되고 싶다는 얘기랑은 다릅니다. 일본의 스타 소믈리에 타사키 신야(田崎眞也)가 일본의 제2의 와인 붐을 일으키듯 저도 대한민국에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업계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꿈을 갖고 도전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0세가 넘은 나이에 대회입상을 했다던가, 10년간의 도전 끝에 우승했다는 것도 여러 의미가 있지만, 아직 스스로 부족함이 많고, 아직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칼 라거펠트처럼 나이는 숫자의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아이디어는 더 젊어지고 꿈은 커지기도 합니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도전할 수 있을 때 하는 것 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수상이 선후배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아직 국가대표 소믈리에라고 하기에는 부담스럽고 부족한게 많습니다. 전설적인 소믈리에인 제라드 바셋이 20년간 한 나라 국가대표 국가대표 놓친 적 없는 것 처럼, 그리고 2010년 세계 대회의 우승 당시의 나이가 50세가 넘었던 것 처럼, 소믈리에로서 자극을 주고 받으며 도전하고 싶습니다.

Q. 근무하고 계신 레스토랑 주은에 대해 궁금합니다. 레스토랑 주은은 어떤 곳인가요?

▲ '레스토랑 주은'

A. 2022년 4월 중순 강북의 경희궁 근처에 새로 오픈한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입니다. '주은'이라는 가장 큰 의미는 헤드셰프인 박주은 셰프의 이름에서 나왔지만, 순 우리말로 고귀하며 은혜로움이 떠오르는 이미지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주은의 로고를 보면 '합' 이라고도 읽히는데, 한국의 아름다움을 쌓고 싶다는 의미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계절과 각 지역마다의 전통이 잇닿은 한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각기 다른 음식을 하나의 합에 소중하게 담아모으듯,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이 켜켜이 쌓여 하나가 되는 공간 입니다. 

점점더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방문하는 다양한 외국분들에게 한국에서의 특별한 경험이 드리고 싶고, 내국분들에게도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을 수 있는 우리의 우수한 전통과 문화 그리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훌륭한 전통음식과 수준높은 서비스, 거기에 우리술과 전세계 다양한 와인들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려면 파인다이닝이 필수적으로 작용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들이 가장 국제적인 것이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Q. 레스토랑 주은의 특징은?

A. 페어링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레스토랑 주은 페어링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술과 와인 페어링의 밸런스를 맞춘 것 입니다. 같은 종류와 같은 가격으로 두개의 페어링을 선택하여 즐기실 수 있으며, 특히나 우리술에 대해 집중력을 높인 부분이 큰 특징입니다.

우리 음식에 우리술이 잘 맞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인데, 지역별로 약주, 탁주, 소주, 과실주(와인)의 다양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아름다운 패키지와 흥미로운 스토리, 거기에 술을 빚는 사람의 진정성까지 더해져 국제적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봅니다. 또한, 술을 따르는 다양한 풍습과 예절, 사용하는 다양한 작가분들의 잔과 기물들을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오랜 역사가 있는 우리의 술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Q. 레스토랑 주은의 와인은 어떻게 구성하셨는지요?

A. 아시아 음식은 이제 글로벌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식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현존하는 가장 다양한 술 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와인이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좋은 재료가 훌륭한 음식을 만들어 내듯이, 완성도 높은 와인으로 한식과도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300여 종의 다양한 와인 리스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식을 떠올렸을 때 그리고 아시아 음식을 떠올렸을 때 국내 뿐 아니라 외국인의 시선에서 가장 많이 소개되는 품종과 지역 혹은 스타일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잘 어울릴 수 있는 와인들을 준비했습니다. 이를 위해 참 많은 자료들을 조사하고 알아 보았습니다.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서 접근해 보았습니다. 또한 제가 직접 방문한 와인 산지와 만났던 사람들의 깊고 흥미로운 경험들을 고객분들께 드릴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와인은 판매가격도 중요하지만, 결국 어떻게 보관 되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와인 셀러는 와인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유로까브 셀러로 셋팅하고, 와인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글라스로 쇼트즈위젤의 프리미엄 라인 에노테카 시리즈와 고품질 장인 글라스인 마크토마스 더블밴드가 기본 제공되며, 이 외에도 다양하게 특색있는 글라스를 함께 사용합니다. 무엇보다 각 와인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적정한 서비스 온도 등 세심한 서비스를 통해 한잔의 와인을 드시더라도 최고의 경험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세심한 서비스를 통해 한잔의 와인을 드시더라도 최고의 경험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파인다이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파인다이닝은 팀워크 입니다. 시계의 각자 톱니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듯 헤드 셰프부터 막내 직원까지 하나의 요리를 완성해서 고객에게 전달해 가는 모든 단계들이 아주 체계적으로 완벽하고 섬세하게, 그리고 명료하게 돌아가야 합니다. 물 흐르듯 각자의 맡은 바를 철저히 하여 완벽한 요리에 더 완벽성을 더하여 서비스하게 되고 고객에게 잊지 못할 최고의 경험을 드리기 위해 매 순간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시는 분들 모두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과 좋은 서비스 만이 아닌, 특별한 날 뜻깊은 경험을 하고 싶어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팀워크가 핵심입니다. 스포츠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최고의 서비스와 최고의 음식이 나오기 위해서는 각자의 장르와 포지션이 존중되어야 하고, 각자의 포지션에 대한 프로패셔널한 마인드 또한 필수 입니다.

Q. 마지막으로, 김주용 소믈리에님이 추천하는 와인의 스타일이 있나요?

A. 와인에 대해 알아갈수록 점점더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와인 추천 포인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 대화를 많이 해 보는 것 입니다. 그래서 서비스 경험이 많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순간적으로 니즈를 파악하게 됩니다. 성향이나 선호도에 따라 와인을 추천하게 됩니다. 또한 계절도 참고를 많이 하게 됩니다. 여름에 피노블랑이나 리슬링을 자주 마시는 것 처럼 말이죠. 무엇보다 가장 좋은 타이밍의 마시기 좋은 상태의 와인을 염두하여 추천해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물론 제가 잘 알고 있는 방문한 지역, 잘 아는 와이너리의 와인일 경우 좀 더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최근 방문한 모젤 지역이나 스페인의 프리오라트 지역, 워싱턴 지역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고 소수에게만 알려진 지역의 그런 와인들을 전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굳이 그 중에 꼽으라면, 저는 오스트리아 와인을 좋아합니다. 오스트리아에 우연한 기회로 방문했지만, 이 지역 와인들은 소믈리에들의 비밀무기처럼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인지 폭이 매우 촘촘하고 엔트리급부터 상위까지 세부적이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산량도 많지 않고 생산자 수가 다양하며, 제한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희소성, 가격의 합리성, 맛까지 매우 조화롭습니다. 오스트리 와인의 깨끗함과 함께 역사와 우아한 음악의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오스트리 와인의 장점을 끌어올립니다. 이미 한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 와인들은 매우 훌륭한 와인들입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숨어있는 보석같은 오스트리아 와인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 와인들을 발굴해서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