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레의 케네디 家로 불리고 있으며, 칠레 10대 와인회사이기도 한 '에리주리즈' <사진=아영 FBC>

에라주리즈(Errazuriz)는 1870년 창립자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Don Maximiano Errazuriz)가 칠레의 중북부에 위치한 아콩카구아 밸리(Aconcagua Valley)에 포도밭을 일군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대째 가족 전통을 이어오며 칠레와인의 고급화를 이끈 유서 깊은 와인 명가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4명의 칠레 대통령을 배출해 ‘칠레의 케네디 家’로 불리고 있으며, 칠레 10대 와인회사이기도 하다.

140여년 동안 칠레 최고의 와인 명가로 인정받고 있는 에라주리즈는 첫 시작도 평범하지 않았다. 칠레 최고의 가문에서 태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창업자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는 프랑스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어 칠레의 와인 산업이 태동하던 1870년 와인 생산업을 시작한다. 칠레 생산자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를 방문하여 직접 포도품종을 선별해 들여와 포도밭을 조성했다. 당시 프랑스 이민자들과 칠레 1세대의 와인 생산자들이 보르도와 유사한 산티아고 부근의 마이포 밸리에 집중하고 있을 때,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는 아콩카구아 밸리에 주목하며 이 지역에 최초로 포도밭을 조성한다. 아콩카우아 밸리는 안데스 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이자, 남반부와 서반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산으로, 에라주리즈는 안데스 산맥의 눈 녹은 물을 마시며 자라는 포도나무를 통해 건강한 품질의 포도를 생산해냈다. 이후 5대째에 이른 오늘날 아콩카구아 밸리는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로 인정받고 있다.
 

▲ 칠레 생산자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를 방문하여 직접 포도품종을 선별해 들여와 포도밭을 조성했다. <사진=아영 FBC>

“최고의 땅에서 최고의 와인이 난다”라는 창업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에라주리즈는 가장 친자연적인 공정을 통해 높은 수준의 와인을 생산한다. 포도 재배부터 모든 와인 생산과정을 통제하는 에스테이트 가족 와이너리로, 전통을 고수하되 근대화된 제조방식을 통해 ‘고급 칠레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라주리즈의 당찬 도전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 칠레 프리미엄 와인으로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 잡다!

칠레의 건강한 토양에서 고품질 와인 생산에 주력하던 에라주리즈는 칠레가 천혜의 자연환경과 저렴한 생산비로 벌크 와인을 대량 생산하며 순식간에 세계 와인시장을 흔들기 시작한 1990년대, 세계 유명 와이너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고급 와인의 생산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당시는 칠레에서도 고급 와인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던 시대였기 때문에 에라주리즈는 칠레와인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기획하게 된다. 돈 막시미아노, 비네도 채드윅, 라 쿰브레, 카이와 같은 아이콘 와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칠레 와인의 고급화를 이끌었던 채드윅 회장은 2004년 에라주리즈의 아이콘 와인들과 보르도, 이태리의 최고급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하는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을 탄생시킨다. 세계의 와인 전문가들도 놀라워한 외롭고도 당찬 도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등 16개국에서 개최된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에서 에라주리즈의 와인들은 최고의 순위에 오르며 프랑스의 최고급 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와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에라주리즈는 용감하고도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칠레 와인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 와인 명가로 존경 받고 있다.
 

▲ 에라주리즈의 대표작 ‘맥스 리제르바’ <사진=아영 FBC>

에라주리즈의 대표작 ‘맥스 리제르바’

이러한 에라주리즈는 많은 걸작들을 만들어 내었다.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로 맥스 리제르바를 꼽을 수 있겠다. 맥스 리제르바는 국내에서 까베르네 소비뇽, 까르메네르, 시라, 피노누아, 샤르도네 총 5가지 품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맥스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은 칠레 올해의 와인 은메달 수상, 2008년 올해의 와이너리 선정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며,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 오찬 공식 와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균형잡힌 탄닌이 조금 단단하게 느껴지지만 곧 부드럽게 다가오는 것은 아콩구아 밸리에서 자란 포도의 배려라고 하면 좋을 것이다. 약간의 과일 맛이 입안에 오래 머무르며 오크의 영향으로 초콜릿의 향긋한 풍미를 훌륭하게 표현한다. 맥스 리제르바 시라는 어두운 보라 빛에 묵직한 바디감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으로, 과일의 상큼한 향이 코를 감싸며 향긋한 꽃 향기가 느껴진다. 균형 잡힌 타닌의 구조감과 균형감 좋은 맛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인 품평회인 ‘2013 국제와인품평회(IWC)’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그 품질을 인정받은 바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최염규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