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의 소물이에] <9>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기획 ④ 결선편

승인2016.10.26 14:32:06

2016 제6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이 오는 10월 28일, 29일 이틀간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다. 28일 오전 10시 30분에 준결선을 거쳐 29일 오전 11시에 결선을 대전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 벌써 6회째라니! (내가 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땐 14년 4회 대회였으며, 5회 대회에는 준우승했다.) 참고로 와인은 소믈리에 국가대표 부문 12회째, 티는 티소믈리에 경기대회 3회째이다. 전통주 소믈리에 경기대회는 작년까지 함께 치러졌지만, 올해는 다음에 다른 행사로 분산 개최된다. 벌써 이번 대회 우승자가 누구일까 궁금하다. 많은 워터소믈리에 혹은 워터소믈리에가 되기 위한 지망생들이 차기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많은 분들께서 내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에 관해서 질문을 해주신다. 그래서 앞으로 4주간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에 관한 기획칼럼으로 경기대회 준비와 관전에 필요한 내용을 연재하고자 한다.

① 워터소믈리에 편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편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예선, 준결선 꿀팁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결선 꿀팁

The Emergence of New Water Sommelier Champion

드디어 결선이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올해의 새로운 워터소믈리에 챔피언이 등장할 것이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 예선, 준결선을 거쳐 결선의 과정을 거친다. 결선에서 3명이 우열을 다투고 나면 시상식에서 금상, 은상, 동상이 발표된다.

그 금상의 영예를 위해,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 모두가 예선 발표가 난 직후부터 준결선이 열리는 날까지 3~4주간 컨디션 유지에 심혈을 기울인다. 우승을 했던 2014년에 나는 결선을 앞두고, 술과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다 피했다. 심지어 혀 데일까봐 뜨거운 음식, 튀긴 음식도 피했다. 준우승을 했던 2015년엔 탄산수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하루를 음식 생각으로 보냈고 친구들이나 지인들과도 보통 음식 이야기로 대화했다.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워터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포함해, 탄산수를 이용해서 만든 음식, 워터를 이용한 혼합음료 등 다양한 종목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대회 우승을 준비하는 선수들은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D-day

인내의 3~4주를 보내고 나선 준결선을 치른다. 결선은 준결선을 치른 당일이나 그다음 날에 치러진다. 결선진출자는 결선 직전에 발표된다. 준결선을 치른 모든 선수들이 한데 모여 선수대기실에서 대기한다. 표정이 밝은 선수부터, 긴장해서 계속 공부하고 있는 선수들, 음악을 듣는 선수들, 잡담으로 긴장을 푸려는 선수들까지 다양하다.

곧이어 결선시간이 되면, 도우미에 의해 결선이 진행되는 장소로 이동한다. 그리고 바로 무대 앞으로 나간다. 준결선 점수 4~6등은 장려상을 받는다. 바로 시상이 진행된다. 그중 1, 2, 3등은 나중에 발표가 되기 때문에 자기 이름이 호명될 때까지, 혹은 아예 호명되지 않을 때까지 긴장감은 계속된다. 혹여나 떨어질까봐 장려상이라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하다. 반대로 장려상을 받은 선수들은 몇 달간의 준비 기간이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지나가고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을 기약한다.

그 이후 결선 진출자 3인의 이름이 호명된다. 기쁨과 부담감이 교차하며, 관중석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지인들에게 시선을 보낸다. 응원을 받고선 이왕 하는 김에 꼭 이기겠다고 다짐한다. 결선에 호명된 3인을 제외하곤 모두 내려가고, 3인은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한다. 1번을 뽑은 선수를 제외한 2명은 선수대기실에서 대기한다.

나는 결선에 올라간 2회 모두 1번 선수였기 때문에, 사실 대기실의 분위기는 잘 모른다. 하지만 대기실에서 대기했던 선수 말에 의하면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라는 말의 신조어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1번으로 진행되면 사실 표정관리부터 안 된다. 당황한 기색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때 날 응원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없다면 정신을 다시 잡기가 쉽지 않다. 바로 대회 도우미가 와서 핀 마이크를 몸에 설치해준다. 리우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처럼 “할 수 있다.”를 혼잣말로 외치는 게 도움이 된다.
 

▲ 제5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 이지선 워터소믈리에 <사진=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Beginning of Final Round

작년엔 음식과 물의 조화 발표부터 진행됐다. 탄산수를 이용한 창작 음식을 사전에 만들어보고 발표 자료를 협회에 제출한다. 제출한 프리젠테이션 파일이 스크린에 송출된다. 선수들은 자신이 만들어봤던 음식에 대해 설득력을 가지고 설명한다. 탄산수를 선택하게 된 이유, 그 음식을 만들게 된 이유, 어떻게 활용을 했고, 탄산수를 사용할 경우 기존 일반 물로 만든 음식과의 차이, 음식의 관능평가, 또 그 음식과 물과의 조화 등을 서술한다.

반응을 보기 위해, 알 수 없는 심사위원들의 표정을 읽으려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당황한 자신을 들킬 뿐이다. 청중들을 향해 최대한 자신 있는 표정을 지으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다음은 워터 스토리텔링이다. 화면에 두 가지 물이 제시된다. 두 가지 물에 대한 모든 지식을 말하면 된다. 보통 그 물의 국가 및 세부지역, 수원지, 원수원, 회사, 역사, 미네랄함량, 어울리는 음식, 물과 건강, 맛, 특징 등을 이야기한다. 5분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에겐 짧게도, 누군가에게는 넉넉하기도 하다. 자신이 아는 걸 다 얘기해도 시간이 남는다면, 끝내지 말고 어울리는 음식이나 테이스팅 평가를 더 이야기하는 게 낫다. 자신이 순발력이 부족하다면 교재인 워터커뮤니케이션에 국가별 명품 생수를 달달 외워야 하는 수밖에 없다.

또 중간에 돌발퀴즈로 10문제 정도 나온다. 문장에서 빈칸이 제시되고 답을 맞추는 문제부터, 명품 생수의 라벨 그림을 보고 제품명을 맞추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나온다. 이때 시간은 정해져있기 때문에 오래 생각할 여유가 없다. 나도 작년에 아는 문제를 시간 초과로 몇 문제를 놓쳤다. 그리고 빈칸문제에서 OOO이 있는데, O의 개수는 글자수를 뜻한다. 예를 들어 OO인데 세글자짜리 답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 

The Road toward Winner

다음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이다. 5개의 물을 테이스팅한 후 원수원, 수원지, 제품명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배점이 큰 만큼 물 하나당 점수가 크다. 사실 하나도 맞추기 어렵지만, 하나라도 맞춘다면 다른 선수들과 점수를 벌릴 수 있는 확실한 종목이다. 사실 테이스팅하기 쉬운 건 개성이 강한 탄산수이다 (역대 나왔던 물 중에 이드록시다즈(Hydroxydase, 프랑스), 산펠레그리노(San Pellegrino, 이탈리아), 페리에(Perrier, 프랑스), 게롤슈타이너(Gerolsteiner, 독일), 젤터스(Selters, 독일), 초정 탄산수(Chojung, 대한민국)는 쉬운 편에 속한다). 하지만 특징이 확실한 탄산수의 경우엔 자신도 맞출 수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맞출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과 점수를 벌리기 위해선 스틸(탄산이 들어있지 않은 일반생수)을 맞춰야 한다. 또한 5개의 워터 종류 기준이, 정수기 1종, 국내생수 2종, 해외생수 2종이기 때문에 탄산수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4회 우승 땐, 결선에서 스틸만 5개가 나왔다. W-1, W-2, W-3, W-4, W-5 중에 뭐가 정수기인지 국내생수인지 해외생수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마시자마자 이게 어떤 물인지 바로 맞출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리 컨디션 조절을 잘해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5개를 빠르게 테이스팅하여 가장 가볍고 밋밋한 물을 정수기 물로 이야기하고 나머지 4개에 집중한다. 제일 종류가 많은 지하암반수는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다른 원수원이 아닌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혹시 해양심층수 특유의 비릿한 향이 나는지 살펴보고, 알칼리수 특유의 단맛과 쓴맛이 있는지 찾는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지하암반수이다.

나는 보통 스틸을 테이스팅할 때, 국내생수는 삼다수(대한민국), 해외생수는 에비앙(Evian, 프랑스)으로 영점조절한다. 물론 긴장돼서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결선에 들어가기 전에 삼다수와 에비앙 맛을 보고 들어가면 조금 도움이 된다. 결선 현장에선 내가 마시고 왔던 에비앙과 삼다수의 맛을 리마인드한다. 삼다수보다 무게가 낮게 느껴지면 보통 국내생수, 에비앙보다 무겁게 느껴지면 해외생수로 유추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머릿속에 있는 모든 후보 중에서 가지치기하면서 아닌 것들을 삭제한다. 그렇게 해서 좁혀진 옵션 중에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추가된 종목인 워터 블렌딩이란 변수가 있다. 자신이 준비한 워터와 재료를 이용한 혼합 음료를 직접 시연하는데, 작품의 창의성, 색깔, 장식, 맛, 스토리텔링 등을 준비하여 5분 안에 보여야한다. 내가 이 종목을 준비한 적이 없어서 따로 이야기할 부분은 없지만 목테일(논알콜 칵테일)을 살펴보고 토닉워터를 쓰던 베이스를 탄산수로 활용하는 부분을 참고하면 괜찮을 것 같다.

Water King

이 모든 과정을 마치면 시상식만을 남겨둔다.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그땐 부담감에서 스스로 해방시켜줄 필요가 있다. 시상이 끝난 후 포토타임이 있으니 자신만의 포즈를 연구해 페스티벌을 즐기길 바란다. 아! 응원해준 지인이 있다면 뒤풀이에 쓸 목돈을 두둑이 준비해야 마무리가 된다. (난 옆 테이블의 외국인들이 축하해줘서 그쪽까지 계산해주곤 친구에게 돈을 빌렸던 흑역사가...) 과연 올해의 우승자는? 이번주 토요일(29일) 발표된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칼럼니스트 소개] 김하늘은?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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