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빠진 외식업계가 '브랜드 스와핑'으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강소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디딤과 월향은 지난 5월 브랜드에 대한 상호 교환 협의를 맺었다. 이는 외식업계는 물론 한국 산업계에서도 한번도 시도된 적 없는, 최초의 ‘브랜드 스와핑’이다. 본사가 직접 센트럴 키친을 보유해 유통과 물류 시스템이 안정적인 디딤, 참신한 기획력과 남다른 조직문화, 충성도 높은 단골 고객층을 보유한 월향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외식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브랜드 스와핑'의 첫 걸음은 디딤이 지난 6월 3일 서초동에 문을 연 외식 전문 타운 '미식지대'에 월향의 브랜드 '조선횟집' 3호점을 선보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점포는 입점이나 프렌차이즈 계약이 아니다. 월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디딤이 운영을 맡는 기존에 없던 형태다. 조선횟집은 월향이 3년 전 여의도에 선보인 한국식 회 전문점으로, 우리 회를 우리 방식으로 즐기자는 취지에서 만든 브랜드다.

▲ 서초 조선횟집 <사진=월향>

이범택 디딤 대표는 "우리도 비슷한 브랜드를 만들까 생각했지만 20여 개 이상 직영 브랜드를 가진 디딤에서 또 만드는 것보다 이미 더 잘 하고 있는 브랜드와 협업을 하는 쪽으로 운영해보자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월향의 이여영 대표에게 서초에 새로 생기는 자사 외식 타운에 디딤이 운영하는 방식으로 조선횟집을 열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월향측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반대로 디딤이 가지고 있는 대중 친화적인 브랜드(연안식당 등)를 자사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추가로 제안했다. 각 회사의 외식 브랜드를 상호 교환해 운영하면서 그동안 쌓은 경영 노하우, 운영 방식, 콘셉트까지도 전격 공유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월향 이여영 대표는 “중소기업의 미래는 납품이 아닌 협업에 있다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디딤과의 만남이 외식 업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또 다른 상생 모델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 월향 이여영 대표(좌)와 디딤 이범택 대표(우) <사진=월향>

이번 협업은 외식업체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디딤은 지난해 외식 기업 중 세 번째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월향은 얼마전 P2P 금융을 통해 10억을 유치했으며 산하 9개 브랜드, 15개 직영점에서 올해 30개 매장으로의 확장하는 등 외식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미식지대’는 디딤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대규모 미식 타운으로 우리 회 전문점 조선횟집, 프리미엄 한정식 백재원, 고래식당, 연안식당, 월향에서 운영하는 두부 월향이 입점 중에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전은희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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