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반구 미콜라이우 주에 위치한 슬리비노 와이너리(Slivino Winery)는 지난 10월, 모든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군대에 기부하는 와인을 출시했고, 며칠 만에 매진되었다.

와인전문매체 디캔터지에 따르면 지난 3월 5일, 슬리비노 와이너리에서 일하고 있는 부자인 미하일로(Mykhailo)와 게오르기 몰차노브(Georgiy Molchanov)는 포도밭에서 가지치기를 하기 위해 나왔는데, 그곳에서 그래드(Grad) 다연장로켓포에서 나온 불발 러시아 미사일을 발견했다.

러시아어로 ‘우박’이라는 뜻을 지닌 그래드는 한 번에 최대 20발까지 무차별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데, 확실하지 못한 표적 능력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많은 집과 민간 건물들을 파괴했고, 그 결과 수많은 민간인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당시 아버지 게오르그는 불발 미사일이 박혀있는 포도밭에서 승리의 V 표시와 함께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공유했고, 이는 이길 수 없는 것처럼 보였던 전투를 버텨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인내력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널리 퍼졌다.

불발 미사일이 포도밭에 박혀있는 모습, 게오르그는 우크라이나의 인내력을 상징하기 위한 V 표시와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는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사진=Georgiy Molchanov)
불발 미사일이 포도밭에 박혀있는 모습, 게오르그는 우크라이나의 인내력을 상징하기 위한 V 표시와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는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사진=Georgiy Molchanov)

슬리비노는 2018년 설립된 소규모 와이너리로 연간 약 3,000병을 생산한다. 그들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포도를 구입하여 와인을 생산했지만, 지금은 직접 재배한 포도들을 사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슬리비노 와이너리의 '그래드 크뤼(Grad Cru)' 와인 (사진=Slivino Family Winery)
우크라이나 슬리비노 와이너리의 '그래드 크뤼(Grad Cru)' 와인 (사진=Slivino Family Winery)

2021년의 수확 이후 부자는 리슬링, 피노누아, 무스카트를 기반으로 한 펫낫 스파클링 와인을 400병만 소량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고 그들은 미사일의 공격 위협에도 훌륭한 와인을 생산해낸 포도밭의 이름을 따서 ‘그래드 크뤼(Grad Cru)’라는 이름을 붙인 와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10월에 공개된 그래드 크뤼 와인은 며칠 만에 매진되었으며, 모든 수익금은 우크라이나 군대를 돕기 위해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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