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외각 퀸틸리이 빌라 북쪽 다이닝 공간에서 발굴된 와이너리의 전망 (사진=Stefano Castellani)
로마 외각 퀸틸리이 빌라 북쪽 다이닝 공간에서 발굴된 와이너리의 전망 (사진=Stefano Castellani)

이탈리아 로마 근교에 위치한 퀸틸리이 빌라(Villa of Quintilii) 유적지에서 고고학자들이 우연히 ‘로마 포도원’을 발견했다.

고고학자들은 유적지 내에 발견된 고대 마차 경기장의 출발선을 파내는 과정에서 해당 포도원을 발견하게 되었다. 로마영국학교(British School at Rome)의 어시스턴트 디렉터 엠린 도드(Emlyn Dodd) 박사는 로마 시대 와인 생산에 대한 전문가로 이번 발견을 학술 저널 Antiquity에 발표했는데, 그는 포도원을 발견한 장소에 대해 “황제가 바커스(Bacchus) 분위기를 즐기기 위한 고급 와이너리를 갖춘 놀라운 작은 도시였다”라고 묘사했다.

로마 시대의 고급 빌라인 퀸틸리이는 로마 시외지역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극장, 경주장, 대리석 목욕탕 그리고 포도원을 가지고 있는 약 24헥타르 면적의 공간이었다. 또한, 노예들이 새로 수확한 과일을 짓밟는 대리석으로 된 발판 공간도 있었는데 대리석은 젖었을 때 미끄럽기 때문에 이상적이지 않아 실용적인 것보다는 사치스러움을 우선시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밟아 압착한 포도는 근처에 있는 직경 2m의 악찹기 2개로 옮겨졌으며, 이렇게 생긴 포도즙은 3개의 분수대로 보내져 분출되도록 했다. 분수에서 흘러내린 포도즙은 탁 트인 수로를 따라 거대한 저장 용기로 흘러들어갔는데, 이는 발효가 일어날 수 있는 미세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에 고대 로마 시대의 표준 와인 양조 기술이었다.

해당 빌라의 원래 주인이었던 퀸틸리이 형제는 177년부터 192년까지 통치한 코모두스(Commodus) 황제에게 살해당했으며, 벽돌 인장과 건축 기술로 볼 때 전차 경기장은 콤모두스 시대의 것이고, 와인 저장통에 새겨진 고르디안(Gordian) 인장은 이후 와이너리를 책임져 건설한 황제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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