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Domaine Sigalas VinSanto Aegean Islands, Greece
2004 Domaine Sigalas VinSanto Aegean Islands, Greece

빈산토(Vinsanto)는 수천년 전부터 산토리니의 오래된 양조 전통으로 만들어져 왔으며, 아시르티코(Assyrtiko) 청포도를 최소 51% 이상 써야 하며 나머지는 아티리와 아이다니를 블랜딩한다.

빈산토를 만들 때는 가당이 허용되지 않으며, 12~14일간 햇볕에 말린 늦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데 발효 후 오크통에서 최소 24개월 숙성되며, 9% 정도의 알코올 도수를 지니는 매우 달콤한 디저트 와인이다.

2004 Vinsanto는 Assyrtiko 75%와 Aidani 25%가 블랜딩 되었으며 탁하고 짙은 갈색 색상을 보였는데, 청포도에서 이런 색상이 나온다는게 신기했다. 포도를 햇살에 말리고, 양조하여 오크통에서 숙성하고, 병입된 이후 약 20년간의 오랜 숙성의 결과라 생각된다.

빈산토 2004빈은 와인은 꿀, 코코넛, 향신료, 캐러멜, 오랜지, 모카, 건포도 등의 복합적인 풍미와 기분 좋은 달콤한 잔당감이 과일향과 함께 오랫동안 입안에 머물렀다. 알코올은 9도밖에 되지 않고 산미도 다소 약한 편이었지만 달콤한 디저트 음식와 함께하기엔 좋았다. 무엇보다도 그리스 에게해의 외딴 화산섬 산토리니에서 거센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 뜻 모를 경외감이 느껴지는 와인이었다.

Domaine Sigalas의 포도밭과 양조장은 섬 북쪽의 이아 평원에 위치해 있으며, 약 20헥타르의 포도원은 유기농으로 경작하며 여러 개의 현지 포도 재배자와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포도를 수매하기도 한다.

산토리니의 나머지 지역과 마찬가지로 Domaine Sigalas의 토양은 화산 경석과 화산재가 섞인 모래로 구성되며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 건조한 토양, 에게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의 조합으로 인해 전통적인 가지치기 시스템인 바구니 모양으로 트레이닝된다.

시갈라스는 미네랄이 풍부한 아시르티코 와인뿐만 아니라 화이트 품종인 아이다니와 아티리, 적포도 품종인 만딜라리아(디저트 와인) 및 마브로트라가노 등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만드는데, 연간 생산량은 약 250,000병 정도이다.

빈산토가 만들어지는 그리스 산토리니 섬은 그리스 남부 키클라데스 제도에 있는 와인 생산 지역으로, 오랜 포도재배 역사를 가진 곳으로, 특히 중세 베네치아 공국의 영향력으로 유명해지게 되었는데, 가장 유명한 산토리니의 디저트 와인 빈산토 (Vinsanto)는 이태리의 Vin Santo처럼 수확 후 햇볕에 말려 수분을 증발시키는 파시토 (Passito) 스타일로 만든다.

산토리니 섬은 약 3600년전에 해양 화산의 폭발로 형성된 섬으로, 섬의 대부분은 물에 잠겨 오늘날의 군도를 만들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이 섬에서 와인이 만들어졌으나, 1203년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이후 십자군이 비잔티움 제국으로부터 이 섬을 점령했고, 그중 한명인 베네치아 귀족이 약 100년간 이 섬을 지배하기도 했다.

산토리니 화산지역은 워낙 바닷바람이 거세어 포도나무들은 지상에 서있을 수 없는 조건이라, 말뚝 없이 바구니 모양으로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다. 폭풍 같은 바람과 더위로부터 포도를 보호하기 위한 고육책이라 할 수 있다.

쿨루라(Kouloura)라고 알려진 독특한 넝쿨 트레이닝 구조는 마치 등나무로 바구니를 짠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포도가 바구니 같은 덩굴의 안쪽에서 열리도록 관리한다. 넝쿨은 거친 바람과 햇빛으로부터 포도를 보호하게 된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