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와인 업계는 올해 어떤 한 해를 보냈을까? 소믈리에타임즈가 올해 와인 업계를 되돌아보는 주요 뉴스를 다시 한번 살펴본다.


1월 /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대기의 강', 일부 와인 산지 비상

대기의 강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파스 로블레스의 할터 랜치 와이너리 (사진=Halter Ranch Vineyard)
대기의 강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파스 로블레스의 할터 랜치 와이너리 (사진=Halter Ranch Vineyard)

가뭄이 수년간 지속되었던 캘리포니아 대부분의 지역은 새해 전날부터 눈과 비로 뒤덮여 피해를 입었다. 당시 캘리포니아에서는 3주째 겨울 폭풍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누적 강우량은 무려 90조 L에 달했다. 사망자는 최소 19명으로, 약 2600만 명이 홍수 영향권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전문매체 와인스펙테이터에 따르면 파소 로블레스(Paso Robles) 지역에 위치한 와이너리 할터 랜치(Halter Ranch) 와이너리는 폭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할터 랜치의 마케팅 매니저 그레이시 니노(Gracie Nino)는 “이틀 동안 7인치 정도의 비가 내린 후 큰 홍수가 발생했다”라고 말하며 “저류 연못, 포도밭은 홍수로 인하여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많은 블록에서 침식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포도밭 곳곳의 길들은 모두 새로 고쳐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의 지속되고 있는 폭우는 ‘대기의 강’이라고 불리는 기상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는데, 열대 태평양 바다 위에 형성된 거대한 수증기가 대기 중에 강물이 흐르듯 미국 서부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2월 / ASI, 파리 2023년 세계 소믈리에 대회 우승 라트비아 '레이몬즈 톰슨스'

ASI Best Sommelier of the World 2023은 라트비아 레이몬즈 톰슨스  사진출처 (사진=ASI/ HRVPROD)
ASI Best Sommelier of the World 2023은 라트비아 레이몬즈 톰슨스 사진출처 (사진=ASI/ HRVPROD)

파리에서 열린 ASI 세계 최고의 소믈리에 대회가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 (La Défense Arena) 에서 4,000명의 와인 전문가들과 관람객들 앞에서 짜릿한 결말을 맺었다.

최종 경연대회에서 소믈리에들은 지식, 시식 능력, 서비스 감각, 스트레스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능력에 도전하기 위해 마련된 다양한 과제로 구성된 시험을 거쳐서 선정 되었다.

결과는 ASI 회장 윌리엄 우터스에 의해 발표되었으며, 세계 최고 소믈리에의 영광은 레이몬드 톰슨스(라트비아)가 차지하여 참석자들로 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2위 리즈 최(중국), 3위 니나 옌센(덴마크)이 차지 했다.

윌리엄 우터스 ASI 회장은 "이 대회가 파리로 돌아오는데 30년 이상이 걸렸다. 기다릴 가치가 있었으며, 지원자들이 도착한 첫날부터, 그들은 프랑스의 환대와 놀라운 미식을 받았다. 우리가 Raimonds Tomsons를 우승자로 발표하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수상자들은 ASI의 환상적인 대표자가 될 것이며 우리의 글로벌 소믈리에 커뮤니티에 영감을 줄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3월 / 세계 최대 와인전시회 ‘프로바인(ProWein 2023)’ 성황리 폐막... 141개국 49,000여 명 방문해

프로바인 2023(ProWein 2023) 성황리에 개최 (사진=메쎄뒤셀도르프)
프로바인 2023(ProWein 2023) 성황리에 개최 (사진=메쎄뒤셀도르프)

전 세계 와인 및 주류 산업의 중심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B2B 전문 전시회 ‘ProWein 2023 (프로바인)’이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성황리에 개최됐다.

ProWein 2023 방문객들은 아시아 주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저알콜, 논알콜 또는 친환경 와인 포장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를 겨냥해 ProWein이 마련한 다양한 특별행사도 큰 주목을 받았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same but different’ 칵테일 전문 행사, MUNDUS VINI 시음존, 오가닉 월드, 샴페인 라운지, 패키징&디자인 등이 있다. 이 중 패키징&디자인에서 심미적인 외관과 패키징이 중요한 와인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탄소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다양한 친환경 상품이 소개됐다.

글로벌 와인 및 주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은 1개 홀에서 많게는 3개 홀을 차지했다. 또한 신대륙, 동유럽 등 모든 와인 및 주류 생산지에서 다양한 주종으로 참가해, 수요자들이 찾는 모든 선택지를 제공했다.

ProWein은 글로벌 스타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핵심 비즈니스 플랫폼이기도 하다. 올해는 세계적 팝스타 카일리 미노그가 참가해 논알콜 스파클링 로제 와인을 선보여 참석자 및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내에서 전통주 전문기업 초가와 사과와인 전문 애플리즈가 참가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또한 5홀에서 와인프리저버 전문 코너스톤커뮤니케이션즈와 에어팩 제조사 인디스에어가 참가해 활발한 해외마케팅을 펼쳤다.

ProWein의 뛰어난 운영은 전시장 내에서 그치지 않는다. 개최 3일 전부터 뒤셀도르프 시내에 위치한 주요 호텔, 레스토랑에서 ProWein 참가사 와인을 판매하는 ‘ProWein goes City’라는 특별 행사를 기획했다. 본 행사를 통해 와인애호가들이 와인/주류 브랜드 및 이와 최적의 페어링인 음식을 발견하게 했다. 또한 참가사가 자연스럽게 최종 소비자에게 닿을 수 있는 다양한 활로를 개척하게 했다.


3월 /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캘리포니아 와인 업계 위기 우려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 이하 SVB)가 파산되며 나파 밸리, 소노마 카운티 및 북부 캘리포니아 와인 재배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주류전문매체 더드링크비즈니스에 따르면 SVB는 지역 와인 사업체의 개인 및 사업 계좌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포도원을 구매하거나 와이너리를 건설하거나 혹은 확장하기 위한 대출의 원천이었으며, 다양한 행사 및 와인 산업의 성과와 동향을 보고하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지역 와인 비즈니스를 대표하는 곳 중 하나로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SVB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은행은 1994년 이후 미국 와이너리에 대해 약 40억 달러(한화 약 5조 2,284억 원)의 대출을 해왔으며, Q4 실적 발표에 따르면 현재 약 12억 달러의 대출이 여전히 유효하다. SVB와 이전에 협력한 유명 와인 브랜드는 ‘샤토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 ‘웨스트우드(Westwood)’, ‘CIRQ’, ‘램스 게이트(Ram’s Gate) 등이 있다.

와인 산업에 있어 SVB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업체들은 벤처캐피털, 펀드 등과 같은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나, 와이너리의 경우 자연재해와 작황같이 불확실한 위험들이 있기 때문에 SVB와 같이 돈을 빌릴 곳을 찾기가 굉장히 힘들다.

한편, SVB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계좌가 잠겨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거나 진행 중인 거래를 처리할 수 없었던 수천 곳의 와이너리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하며 간신히 금융위기는 모면했지만, SVB 파산함에 따라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산 비용 증가, 가격 인상, 기술 및 자본 투자 문제와 같은 걱정거리는 여전히 존재하며 이로 인한 영향은 미국 와인을 소비하는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4월 / 2022년 세계 와인 수출액, 사상 최대치 기록

지난 20일, 국제포도와인기구(OIV, 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Vine and Wine)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와인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와인 업계의 주요 화두는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많은 시장에서 와인 가격이 크게 상승하여 소비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은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

OIV의 따르면 2022년 세계 포도밭의 표면적은 7.3 mha(1 mha = 100만 헥타르)로 추정되며, 이는 2021년보다 -0.4% 낮다.

2022년 세계 와인 생산량은 285 mhl(1 mhl = 100만 헥토리터)로 2021년 대비 1% 소폭 감소했는데, 봄과 여름의 가뭄과 폭염 속에서도 유럽의 수확량이 예상보다 많았으며, 남반구에서도 평균 생산 수준이 기록되며 큰 감소를 면할 수 있었다.

2022년 세계 와인 소비량은 232 mhl로 2021년 대비 2 mhl가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에너지 위기 및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로 인해 생산 및 유통 비용이 급증하며 와인 가격 상승했기 때문에 소비량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2022년 와인 수출은 고위험 물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한 해상 운송의 지연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와인은 전반적으로 매우 높은 평균 가격(2021년 대비 +15% 상승)으로 수출되었으며, 세계 와인 수출액은 376억 유로(한화 약 55조 1,704억 8,000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 나라셀라, ‘와인 관련 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사’ 타이틀 획득

와인 관련 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사 타이틀을 획득한 '나라셀라'
와인 관련 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사 타이틀을 획득한 '나라셀라'

와인문화 선도기업 나라셀라가 5월 22일~23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한 결과 4.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되었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나라셀라는 178.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20,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다.

나라셀라는 이로써 ‘와인 관련 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사’ 타이틀을 획득해 코스닥에 상장할 준비를 모두 마치게 되었으며, 6월 2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당시 나라셀라는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국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와인 포트폴리오의 지속 확대 ▲수도권 당일 배송 등 물류혁신을 위한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 ▲자체 리테일샵 강화 및 판매채널 다각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라셀라 마승철 대표는 “투자자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와인 관련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나라셀라는 상장을 계기로 와인문화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여 와인이 우리 생활에 보다 밀접한 주류가 될 수 있게 와인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가치를 널리 전파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6월 / 국제와인기구(OIV), 새로운 사무총장으로 '존 바커(John Barker)' 박사 선출

국제와인기구(OIV)의 새로운 사무총장 존 바커(John Barker) 박사 (사진=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Vine and Wine)
국제와인기구(OIV)의 새로운 사무총장 존 바커(John Barker) 박사 (사진=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Vine and Wine)

6월 9일, 스페인 헤레즈 델 라 프론테라에서 열린 제21회 OIV(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Vine and Wine, 국제와인기구 총회에서, 뉴질랜드 출신의 존 바커(John Barker) 박사가 새로운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었다.

존 바커 박사는 142.8표 중 139.4표를 얻어 당선되었으며, OIV의 47개 회원국 중 46개가 그를 지지했다. 그는 2024년 1월에 취임할 예정이며, 이는 ‘포도 및 와인 국제년(International Year of Vine and Wine)’이자 OIV의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1968년 10월 7일,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오클랜드 대학에서 법과 예술 학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법과 지리에 관한 박사 연구를 완료했다. 그의 연구는 ‘서로 다른 세계: 프랑스와 뉴질랜드에서 변화하고 있는 와인 지리와 법”이라는 주제로 이루어졌다.

또한, 그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OIV의 법과 경제위원회를 이끌었으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위원회의 부위원장 역할을 맡았다. 또한, 2018년부터 사무총장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한 후, OIV의 전문가로서의 업무와 인정받는 와인 법률가로서의 활동을 이어갔다.

바커 박사는 “OIV의 힘은 국제 정부 간의 수준에서 각 요소에 대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조직에 나의 경험과 헌신을 불러올 기회가 있다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되며, 2024년에 사무총장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신임과 신뢰를 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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