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나파밸리의 이탈리안 해리티지 '카모미' 와인 4종, 좌측부터 카모미 나파밸리 카버네 소비뇽, 카모미 나파밸리 샤도네이, 카모미 나파밸리 로쏘, 카모미 나파밸리 소비뇽 블랑 <사진=나라셀라>

와인수입사 나라셀라가 수입하고 있는 나파밸리의 이탈리안 해리티지 와인 '카모미(Ca’Momi)'가 새로운 레이블을 선보이며, 기존의 '로쏘 디 카모미'와 '비앙코 디 카모미'는 각각 '나파밸리 로쏘'와 '나파밸리 소비뇽 블랑'으로 리뉴얼 되어 출시했다. 

카모미는 2006년 이태리의 와인메이커 3명이 의기투합하여 미국 나파밸리에 설립된 와이너리로 구세계의 전통 양조기법과 신세계 최고급 산지 나파밸리 포도를 잘 조합하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나파밸리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 나파밸리에 카모미 와이너리를 설립한 와인메이커 3인, 좌측부터 Dario De Conti, Stefano Migotto, Valentina Guolo-Migotto <사진=Camomi>

가성비가 훌륭한 카모미의 와인은 점차 시장에 관심을 받아오며 2013년에는 로버트 파커로부터 '합리적인 가격대의 나파밸리 와인'이라는 평을 시작으로 와인스펙테이터, Wine Enthusiast, 디캔터, CFS(California State Fair) 등 다수의 품평회 및 평론가에게 지속적으로 호평을 받아오고 있다. 

카모미의 설립자 중 한 명인 다리오 데 콘티(Dario De Conti)는 “Wine is on every dinner table, 365 days a year in Italy!(이탈리아에는 365일 매 저녁마다 와인이 있다”라고 말하며 'Food Friendly', 음식 친화적인 그들의 컨셉을 설명하고 있다.

▲ 카모미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식당 'Camoni Osteria' <사진=Camomi>

카모미는 그들의 와이너리명과 동일한 '카모미'라는 이태리 레스토랑을 통해 음식과 함께하는 와인 'Food Friendly' 컨셉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역사 깊은 산지인 러더포드를 포함하여 100% 나파밸리 포도만을 사용하면서도 합리적 가격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나파밸리 와인을 즐기고자 하는 애호가에게 이만한 선택지도 흔치 않다. 

▲ 시음와인 '카모미' 와인 4종, 좌측부터 카모미 나파밸리 샤도네이, 카모미 나파밸리 로쏘, 카모미 나파밸리 소비뇽 블랑, 카모미 나파밸리 카버네 소비뇽 <사진=도윤>

시음와인 1. 카모미 나파밸리 카버네 소비뇽 2019

유성호 기자 중성적인 와인, 처음 한 모금 마실 때 터져 나오는 오크와 얼씨(earthy)한 맛 그리고 이어지는 바닐라, 초콜릿, 가죽 노트는 “너 무거운 와인이구나!” 싶다가도 점점 끝을 향해 갈수록 체리와 플럼 노트로 처음과 달리 약간은 가볍게 마무리된다. 

카버네 소비뇽이라면 대부분 다 그렇듯 육류와 어울릴 와인이다. 약간 버터리(buttery)하기 때문에 비계가 많은 삼겹살은 조금 부담스럽고 수비드 스테이크 혹은 특유의 향이 있는 양갈비와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만약 당신이 베지테리언 혹은 비건이라면 짭조름한 치즈, 그린 올리브도 훌륭한 페어링이 될 것이다. 

이 와인의 장점은 다양한 모임에 어울릴 훌륭한 타협점이 되어주는 와인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의 와인 취향은 다채롭다. 무거운 와인과 가벼운 와인을 각각 선호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만난다면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탄닌감, 바디감, 산미 모두 중간 정도에서 다양한 노트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와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흥미롭게 시음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음와인2. 카모미 나파밸리 샤도네이 2019

도윤 기자 골드 컬러, 이 와인 열대과실 향이 지배적이다. 파인애플, 바닐라, 스모키한 구운 나무향의 오크 캐릭터가 아주 풍부하다. 그리고 쉽사리 봉인해제되지 않을 것 같은 입안을 코팅시키는 크리미한 질감과 바닐라 풍미에 풀바디 캐릭터가 있다.

와인만 마시기보다는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한다. 치즈가 들어간 채소 샐러드, 이탈리아 볼로냐 스타일의 토마토 라구 리가토니 파스타와 꿀을 찍은 고르곤졸라 피자와도 굿 매칭이었다. 중간에 레몬 슬라이스를 주문해 피자 위에 즙을 뿌려 함께 먹었더니 더 산뜻하게 즐길 수 있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크랩 케이크(crab cake) 페어링을 생각하면서 입맛이 다셔졌는데, 이름 자체로도 아주 강렬한 브레드앤버터 와인보다 마시기 더 편하고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새우를 살짝 얹은 크리미하고 스파이시한 칠리 소스가 들어간 햄버거와는 또 얼마나 잘 어울릴까?'라는 생각이 든다.

시음와인 3. 카모미 나파밸리 로쏘 2019

김동열 편집인 짙은 루비색과 은은한 과실향이 입맛을 자극한다. 복잡한 향보다는 확실한 과실, 베리의 향을, 그리고 조금 뒤로 옅은 오크, 커피, 초콜릿, 마른 나무 향이 함께 더해진다. 의외로 무게감이 덜하고 과실 풍미가 좋아 부드럽게 넘어간다. 혀에서는 드라이하지만 과하지 않고, 감칠맛 느낌의 단맛과 잔잔한 산미가 와인을 더 당기게 한다. 

식사와 함께 오픈한지 20분 정도 지나니 좀 더 과실맛이 느껴지고 입 안에서는 처음과 다르게 향신료, 꽃, 바닐라의 느낌까지 다양한 아로마가 가득하다. 입 안에 들어간 와인은 목으로 넘어가는 게 아닌, 입에서 바로 흡수되는 듯 부드럽고 매끄럽게 넘어간다. 부담스럽지 않게 식탁 위 음식과 함께 마시니 깔끔한 느낌을 더한다. 테이블의 음식은 간장 베이스의 구운 돼지고기 요리와 닭요리였지만, 잘 익은 과실향과 약간의 토스티 한 풍미가 파스타나 피자를 생각나게 한다. 식사 후 기분 좋은 피니시가 길게 남아 입안을 산뜻하게 정리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와인이다.

시음와인 4. 카모미 나파밸리 소비뇽 블랑 2020

김하늘 소믈리에 연한 레몬 색의 싱그러운 와인이 예상된다. 레몬과 허브, 오이의 아로마가 나는데, 차가운 온도에서 시음하니 향의 강도는 약한 것 같다. 사실 과일과 허브보다는 페트롤 향이 인상적인데 강하진 않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만큼 난다. 소금 등의 짠 향이 있어 얼른 음식과 매칭하고 싶어졌다. 소비뇽 블랑 치고 산도는 낮은편이고 페트롤때문에 약간의 오일리한 촉감도 느껴진다. 과하지 않은 미네랄리티로 뉴질랜드나 루아르 소비뇽 블랑과는 아예 다른 캐릭터다.

만약 소비뇽 블랑을 꼭 매칭 해야 하는데,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면 이 와인을 추천한다. 페어링 푸드도 아예 다른 캐릭터가 될 것 같다. 해산물보다는 오이가 들어간 신선한 요리나 과하면 오이소박이, 일반 샌드위치도 좋지만 풀드포크나 터키 샌드위치, 오리류의 요리도 괜찮을 것 같고 우리나라 백숙이나 닭죽류와도 괜찮을 것 같다. 편안한 스타일과 함께 의외로 폭넓은 푸드 매칭을 할 수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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