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더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2017 노스웨스트 와인 & U.S. 푸드 쇼’에서 그렉 해링턴(Greg Harrington)이 워싱턴 와인에 대해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그래머시 셀러즈(Gramercy Cellars)의 창립자이자 와인 메이커, MS(마스터 소믈리에)인 그렉 해링턴(Greg Harrington)은 지난 2월 6일에 열린 2017 노스웨스트 와인 & U.S. 푸드 쇼(Northwest Wine & U.S. Food Show 2017)에서 워싱턴 와인을 알리고자 한국을 방문했다. 워싱턴주(Washington State) 왈라왈라에 위치한 그의 와이너리는 와인 앤 스피리츠 매거진의 “세계 TOP 100 와이너리”에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번 선정이 되었으며 2015년에 와인 인튜지애스트에서 “베스트 어메리칸 와이너리”에 선정된 바 있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플라자 호텔에서 그의 와인 인생과 철학에 대하여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렉 해링턴 씨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렉 해링턴 입니다. 저는 워싱턴 주, 왈라왈라(Walla Walla)에 있는 그래머시 셀러스(Gramercy Cellar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일을 하게 된 곳은 와이너리가 아닌 울프강 퍽과 같은 유명레스토랑에서 일하였습니다. 하지만 곧 요리는 적성에 알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와인 소믈리에로 커리어를 전향하여 15년 동안 일하였습니다. 그리고 2004년 우연한 기회에 왈라 왈라 와인 얼라이언스에서 주최한 피크닉에 참석하여 그곳의 시라 와인을 맛보고 균형감과 맛에 반하게 됐습니다. 그 후 워싱턴으로 휴가를 갔다가 와인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을 결심하게 되고, 2005년 시라(Sirah) 수확을 처음으로 그래머시 셀러즈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스터 소믈리에 시험은 합격자가 전 세계에 딱 233명밖에 없을 만큼 어려운 시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헤링턴 씨는 26살에 최연소로 시험에 합격하셨는데요. 한국 소믈리에에게 그렉 해링턴(Greg Harrington)씨가 마스터 소믈리에가 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한국은 와인을 공부하기에 좋은 곳인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 한국에 있는 레스토랑에 방문하였는데 소믈리에가 3명이나 있었습니다. 라스 베가스(Las Vegas)에 있는 레스토랑에도 소믈리에가 3명씩이나 있지는 않습니다. 

시험에 대한 준비는 조금씩 매일 하는 꾸준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주 중에는 한 시간 매일 더 공부한다, 주말에는 2시간은 더 공부한다’라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또한, 전 세계 와인을 한꺼번에 공부하는 것보다는 세세하게 나눠서 ‘오늘은 워싱턴 와인, 내일은 오리건 와인, 그 다음 날은 캘리포니아 와인’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녹음해서 외우는 사람이 있고, 써서 외우는 사람이 있으며 암기 노트를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2~3명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그룹으로 공부하는 것입니다. 내가 일찍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나를 포함 4~5명이 테이스팅 그룹에 있었고 함께 공부했기 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체로 같이 공부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합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소믈리에이자 와인 생산자로서 와인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은 우리 와인 생산자들 사이에서 항상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와인 메이커로서뿐만 아니라 15년 동안 소믈리에로 활동하면서 각 품종이 어떠한 맛을 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와인이란 완성도 있는 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성도 있는 와인이란 입에 앞부분에서 뒷부분까지 전체적으로 와인의 맛을 다 느낄 수 있는 와인입니다. 하지만 이런 와인을 생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입의 앞부분과 뒷부분에 맛을 느끼기는 쉽지만, 입의 중간 부분의 맛을 느끼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 그렉 해링턴(Greg Harrington)씨가 한국에서는 생소한 워싱턴 와인만이 가지는 경쟁력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인과 비교하였을 때 상대적으로 워싱턴 와인은 한국에서는 생소한데, 워싱턴 카베르네 소비뇽만의 특징 또는 경쟁력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워싱턴의 카베르네 소비뇽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Napa Valley)의 카베르네 소비뇽 스타일과는 전혀 다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비교되는 이유는 나파밸리의 카베르네 소비뇽이 미국의 대표적인 와인으로 대중에게 더 유명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워싱턴주의 카베르네 소비뇽와인이 좋은 당도와 산도를 가지고 있으며, 얼디한 맛(earthy)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워싱턴주의 기후와 토양의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주의 토양은 자갈토, 미사토 그리고 현무암이 섞여 있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이기 때문에 카베르네 소비뇽이 자라기에는 적합합니다. 기후적 면에서 보았을 때 일조량이 하루 동안 다르므로 포도가 익는 시기가 매해 다르며 특히, 카베르네 소비뇽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과숙기간이 더 깁니다. 또한,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낮에는 포도가 익고 5~6시 정도만 돼도 과숙을 멈추게 됩니다. 따라서 수확 시기를 나름 조절하여 나파밸리보다는 2~3주 정도 늦게 수확을 합니다. 그리고 워싱턴주의 포도나무는 필록세라나 특별한 질병과 병충해에 피해를 받지 않았으며 우리가 항상 주시하는 것은 수확 시기의 서리와 겨울의 온도관리입니다.

수많은 세월 동안 많은 와인을 테이스팅하셨을텐데, 그중 최고로 만족한 와인은 무엇입니까?

정말 고르기 힘든 질문이네요. 품종으로 고르면 저는 시라가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와인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굳이 꼽자면 샴페인(Champagne)과 바롤로(Barolo)를 좋아합니다. 저는 세상에 안 좋은 와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루한 와인만이 있는 거죠.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 우리는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된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환경에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다양해서 좋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경쟁이 너무 치열합니다.
 

▲ "저는 세상에 안좋은 와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루한 와인만이 있는 것이죠." 그는 워싱턴주에 있는 그래머시 셀러즈(Gramercy Cellars)에서 그만의 철학으로 와인은 생산하고 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한국에 있는 와인 애호가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시겠습니까?

워싱턴 와인을 많이 마셔주세요. (웃음) 농담이에요. 서울은 정말 흥미롭고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좋은 와이너리가 모두 서울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하죠. 저 또한 한국에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서울은 음식과 와인도 다양하게 있는 정말 놀라운 도시입니다. 와인 산업에 종사하기 좋은 도시이기도 하죠.

그렉 해링턴에게 와인이란?

Wine is unique and extremely special.

와인과 음식의 경우 다른 상품들과는 다르게 한 장소가 어떤지 상품 자체가 말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병의 와인을 두고도 전혀 다를 수 있는 것이 와인의 유니크함을 설명을 해주죠. 좋은 와인은 한 지역, 그 장소를 이야기합니다. 그곳의 역사와 스토리를 말이죠. 어느 무엇의 상품도 이러한 유니크함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정유진기자 you-jinjeo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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