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의 소물이에] <25> 워터 테이스팅을 하는 방법(2)

물에서 향을 맡기란 쉽지 않지만, 맡게 되면 큰 힌트가 된다
승인2017.02.22 15:55:12

‘무색무취’라고 하는 물에서 후각적인 특징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 향들을 구분하기 위해 ‘아로마 키트’ 같은 것이 있으면 공부하기 좋으련만, 있다 한들 물에서 나는 향의 스펙트럼은 넓지 않아 멘붕이 올 수도 있다.

또 어떤 향이 난다고 하면, 그 향이 어떤 이유로, 어떤 영향을 받아서, 어떻게 그 향을 내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확실하다면 좋겠지만, 이마저도 희미하다.

또 플레인 워터에서 어떤 확실한 향이 나게 되면 ‘Clear’하지 않은 물로 생각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워터 전문가들은 물의 향을 왜 맡고, 어떻게 맡고, 또 물의 향에서 어떤 정보를 얻을까?
 

▲ 14년 우승당시 워터테이스팅을 할 때 물의 향을 맡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불량 워터를 찾기 위함이다. 향에서 불량 워터의 힌트를 주는 건 바로 ‘이취미’이다. ‘이취미’는 물에서 나는 불쾌한 향으로 물의 정수처리나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향이다. 와인으로 치면 ‘코르키(Corky)’를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가끔 이취미가 나는 물들을 마실 때가 있다. 민감한 사람 아니면 크게 개의치 않는데, 민감한 사람에겐 구토를 유발할 수도 있다. 한 번은 이취미가 나는 물을 성분 분석 의뢰를 한 적이 있는데, 향은 분석이 불가능했다. 분석결과에선 세균이나 미생물이 번식됐다든가, 수질검사항목이 초과 검출되진 않았다.

향은 온도에 대개 민감한데, 우리나라처럼 물을 차갑게 마시게 되면, 향의 확산 속도가 저하되기 때문에 향을 맡기 더 어렵다. 향을 맡기 위해선 온도가 미지근할수록 좋다. 단순히 물의 향 비교만 한다면, 실온에 보관을 하다 테이스팅하기를 추천한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각 물들마다 미세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해양심층수는 미네랄함량에 관계없이 대놓고 그 물들만의 고유의 향을 내는데, 조금 연습하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나는 약간의 바다 비린내의 느낌을 떠올리는데, 바닷가 쪽보다는 흔히 수산시장에서 나는 향에 가깝다.

광천수는 미네랄 함량에 따라 나는 향이 다른데, 어떤 지질에, 어떤 미네랄이 어떤 향을 나게 하는지 그 인과가 명확지 않다. 국내 광천수들은 보통 미네랄 함량이 많지 않고, 수입 물들 보다는 유통과정도 짧고 단순하기 때문에, 별다른 향이 나는 경우가 없다. 하지만 해외 물들 같은 경우엔 고유의 향이 나기도 한다. 특히 많은 미네랄을 함유한 천연탄산수는 약간의 흙향, 먼지향을 내는데, 이취미와는 다른 그 물만의 특징(이취미는 약간 이끼향이나 젖은 박스향에 가깝다)이다.

빙하수같은 경우엔 미네랄함량이 아주 적은 순수한 물에 가깝다. 나는 여기서 약한 모래향이 느껴지는데, 글라스에 테이스팅할 때보단 페트병 통째로 마실 때 그 향이 느껴진다.

또한, 생산국가에 따라 특유의 향이 나기도 하는데, 이탈리아 탄산수의 경우 약간의 황산염의 향이 난다. 약간 유황 향에 가깝다.

동남아시아 국가에선 물이 깨끗하지 않아서, ‘Purified’한 물들을 많이 생산하는데, 그래도 순수도를 측정하는 질산염 함량이 많다. 여기선 쇠의 향이나 풀의 향이 나기도 한다. 풀은 두 가지 느낌이 나는데, 하나는 ‘Grass’의 향과 ‘Glue’의 향이다.

그런데 이런 향들은 플라스틱에서 왔을 확률이 높다. 같은 물이라도 어떤 용기에 유통되었느냐에 따라 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의 향을 캐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테이스팅하는 물들의 90% 가까이는 아무 향도 안 느껴진다. 하지만 10%의 물 중에선 엄청난 힌트를 내는 '빼박' 단서들을 갖고 있다. 항상 얻을 수 있는 힌트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물들의 힌트를 얻기 위해 후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향을 맡기 위해선 글라스에 따른 물을 흔들지 않고 맡아본다. 일차적인 향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코를 글라스에 대고 숨을 크게 쉰다. 글라스 내 공기를 충분히 맡는다. 그리고는 가볍게 흔들어 이 과정은 두세 번 반복한다. 그리고 입에 물을 머금고 숨을 충분히 크게 쉰다. 입에서 시작하여 코로 나가는 향에 집중한다.

그리고 미각적인 부분을 감정한 뒤 다시 한번 향을 맡는다. 때때로 물을 다 마시고 나서 빈 잔에 남은 잔향이 힌트가 될 때가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물에서 향을 맡기란 쉽지 않지만, 맡게 되면 큰 힌트가 된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은?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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