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초 이태리 수퍼투스칸 와인을 대표하는 '비비 그라츠(BiBi Graetz)'의 마케팅 디렉터 빈센초 단드레아(Vincenzo D'Andrea)가 한국에 방문했다. 

독창적인 슈퍼 투스칸 스타일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비비 그라츠 와이너리는 1990년대 중반 비비 그라츠가 패밀리 빈야드(Family Vineyard)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현재까지 토스카나에 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올드 빈야드를 수집한 와이너리이다. 카나이올로(Canaiolo), 콜로리노(Coloriono), 산지오베제(Sangiovege)와 같은 토착 품종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전통 방식을 통해 부드러운 질감은 물론 밸런스가 훌륭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한다.  

비비 그라츠는 아시아 시장 중에 가장 먼저 방문하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매년 다양한 시음회와 행사를 통해 국내의 와인애호가 및 전문가들을 찾아오고 있다. 비비 그라츠의 마케팅 디렉터 빈센초 단드레아가 뽑은 한국 시장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일까?

비비 그라츠의 빈센초 단드레아
비비 그라츠의 빈센초 단드레아

Q.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비비 그라츠(Bibi Graetz)의 마케팅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빈센초 단드레아(Vincenzo D'Andrea) 입니다. 저는 학창 시절때부터 와인 양조에 관심이 많았고, 양조학을 전공하였습니다. 변화무쌍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2003년 비비 그라츠의 창고 관리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와인업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Q. 양조학을 전공하셨는데, 와인 양조는 하지 않나요?

저는 와인메이커는 아니지만, 비비 그라츠의 와인 양조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양조 시기가 되면 비비 그라츠와 함께 블렌딩에 참여하여 새로운 와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저는 와인 양조가 한 미술 작품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와인의 컬러와 아로마 등의 다양성과 창의성, 다채로운 터치와 힌트 등은 마치 페인팅을 하는 것과 같아 레이어가 겹쳐지며 와인을 완성해 나갈 때 그 매력이 절정에 달하지요. 

Q. 그럼 개인적인 블렌딩 철학이 있을까요?

저의 철학은 비비 그라츠의 철학과 동일합니다. 와인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생각합니다. 순수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 처럼 와인을 메이킹 합니다. 

저희는 100개가 넘게 세분화 되어 있는 포도밭의 와인들을 블렌딩합니다. 엘레강스와 우아함, 순수함을 잃지 않기 위해 섬세하게 작업합니다. 무겁지 않지만 밸런스와 복합미를 담기 위해 노력하며, 에이징까지 고려하여 블렌딩을 합니다. 정말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는 작업과 같습니다.

Q. 올해 한국은 어떻게 방문하게 되었나요?

한국은 정말 놀라운 시장입니다. 아시아 시장 중에 가장 먼저 방문하고 싶은 나라이지요. 최근 2년간 저희 예상을 뛰어 넘으며 한국의 와인 애호가분들께서 많이 찾아주셨습니다. 미래를 보았을 때에도 한국의 와인시장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일본 시장이 규모적으로는 크지만, 성장 잠재력 등을 보았을 때에 한국만한 매력을 가진 곳은 흔치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15년간 한국의 와인수입사 와이넬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저희에게 우선순위는 한국 시장입니다. 

Q. 한국에서는 테스타마타와 꼴로레가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비비 그라츠가 소유한 사진 중 가장 유명한 올드 바인 빈야드, 라몰레 (Lamole). ⒸBibi Graetz
비비 그라츠가 소유한 사진 중 가장 유명한 올드 바인 빈야드, 라몰레 (Lamole). ⒸBibi Graetz

네 맞습니다. 테스타마타는 저희의 시그니처 와인인 만큼 생산량도 많은 편이며 비비 그라츠의 스타일을 편하게 접해볼 수 있는 와인입니다. 토착품종인 100% 산지오베제로 만들어지지요. 꼴로레는 저희의 아이콘 와인입니다. 짧게는 60년, 길게는 130년 이상 수령의 올드바인으로 탄생한 꼴로레는 비비 그라츠의 정수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지요. 꼴로레의 경우 최근 부르고뉴 피노누아 등과 같이 업계 전문인들이 모여 레귤러 테이스팅을 진행했지만, 어느 누구도 산지오베제 품종임을 특정해내지 못했습니다. 글라스에서도 그 깨끗한 투명도를 보였으며 테이스팅에도 섬세함과 복합미가 드러났습니다. 한 미국 평가자는 부르고뉴 DRC 라 따슈(La Tache)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와인을 음식과 함께 잘 페어링합니다. 비비 그라츠 와인은 음식과 함께 할 때 또다른 특별한 매력들을 발산합니다. 비비 그라츠의 테스타마타는 송아지고기나 라구파스타, 적당히 숙성된 치즈 등과 좋은 페어링을 보이고 꼴로레는 피오렌티나 스타일의 티본스테이크, 꼬리뼈 찜 요리, 리조또 등과 매우 환상적입니다. 한국에서는 마블링이 잘 된 한우 꽃등심 등과 매우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Q. 이 둘(테스타마타&꼴로레)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테스타마타는 와인의 특정 순간들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과 비슷하게 말이지요. 매우 복잡하고 강렬하지만 동시에 우아함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꼴로레의 경우 테스타마타의 인상파적인 그림보다 더 유려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반고흐의 붓 터치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꼴로레(좌)와 테스타마타 ⒸBibi Graetz
꼴로레(좌)와 테스타마타 ⒸBibi Graetz

Q. 한국의 와인애호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우선 와인을 즐기십쇼. 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 비비 그라츠만의 터치를 경험하길 원합니다. 꼭 저희 와인을 이태리 식당에서 같이 테이스팅 해 보시길 권합니다. 비비 그라츠만의 우아함에 날개를 다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또한 한국의 파인다이닝에도 잘 어울릴 것 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저희 비비 그라츠는 리얼 수퍼투스칸 와인이라고 자부합니다. 일반적으로 보르도 블렌딩으로 만들어진 이태리의 수퍼투스칸 와인들이 잘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비비 그라츠는 이태리 토착 품종만으로 환상적인 와인을 생산해 냈습니다. 바로 이것이 진짜 수퍼투스칸 아닐까요? 2000년도 수퍼투스칸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때, 비비 그라츠는 토착품종만으로 수퍼투스칸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다들 '미쳤다'고 평가했지요. 하지만, 산지오베제를 비롯한 이태리 토착품종으로 지금의 환상적인 와인들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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