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와인은 어쩌다 소외되었을까요?

로컬 문화에 진심이라면 음식과 와인의 완벽한 조화가 있는 곳! 포르투갈을 여행하는 것이죠. 바야흐로, 펜데믹을 극복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오면서 가장 인기있는 화두는 ‘여행과 와인’이예요. 특히 코로나로 인해 회식이 사라지고 홈술, 혼술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와인 시장은 급격하게 신장하였죠. 최근에는 하늘길이 열리니 공항은 인산인해가 되어가고 있어요.

와인을 좋아하는 매력 중에는 맛있는 와인을 마시는 것도 포함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와인이 만들어 지는 지역의 자연과 문화가 와인에 투영되어 표현되는 매력도 포함되어요. 해외 여행이 증가 하면서, 새로운 여행 투어에 대한 열망이 있고, 더구나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와인을 접근하는 가장 즐거우면서 쉬운 길을 추구하고 싶을 것이기에, 와이너리 투어는 이상적이죠.

테라스 포도밭
테라스 포도밭

포르투갈 와이너리들은 어떨까요? 정말 매력적이예요.

유럽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나라이자 대서양에 근접해 향해술이 발달한 나라로 탐험가 마젤란이 유명하죠. 포르투갈하면 주정강화 포트와인으로 유명하고, 그 생산 일화는 너무 유명하죠. 그러나 포르투갈에는 화이트, 로제, 레드 와인을 생산하고 와인관광 투어도 있어요. 그 관광객 수도 만만치 않아요. 그런데 어쩌다 포르투갈 와인은 주목받지 못했을까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1337~1453년)으로 인해 영국은 보르도 지역을 프랑스에게 되돌려주었고, 그후 보르도 와인을 전면 수입 금지 조치해서, 보르도 와인을 대체할 와인 산지를 찾고 있었죠. 17세기에 포르투갈의 항구도시 오포르투(Oporto)를 발견하고, 도루강(Douro) 상류에서 와인 재배가 크게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이때부터 영국은 포르투갈 와인 생산을 장려하고 많이 수입하게 되었죠. 그러나 당시 와인 운송에 문제가 발생했어요. 포르투갈에서 영국까지 긴 항해로 인해 직사광선, 진동 등 외부적인 영향으로 와인의 맛이 변질되었기 때문이예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와인에 알코올이 높은 브랜디를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가 높아짐에 따라 보관이 편하고 맛의 변질 위험이 적어지게 되었죠. 다양하지만 소박한 도루 와인을 브랜디로 강화하여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포트 와인이 탄생했어요.

도루강
도루강

그 후 18세기로 들어서면서 수입 금지조치는 풀렸으나, 보르도 생산품에 대한 수입 세금이 여전히 두배로 높았어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영국에서 포트 와인은 인기가 많았으며, 생산은 가속화하였고, 생산량의 90% 이상을 영국으로 수출하게 되었지요. 포트 와인은 언제 어디서나 애용되는 영국 와인이 되었으나, 그에 반해 드라이 스틸 와인은 소외되었어요.

그러나 현재 중요한 것은 포르투갈 와인은 성장하고 있고, 여행자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라는 것이죠. 포르투갈 와인은 꽤 매력적이예요.

관광하고 싶은 곳 1위. 식물원과 와이너리, ‘퀸다 다 아벨레다’

포르투갈에도 와인투어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리고 많은 와이너리에서 정원을 가꾸어 방문객들에게 오픈해요. 잘 가꾸어진 유서 깊은 정원에 둘러싸인 와인 농장의 풍경은 숨막히게 아름다워요.

아벨레다 와이너리
아벨레다 와이너리

2011년 "건축, 공원 및 정원" 부문에서 인터네셔날 베스트 오브 와인 관광상을 수상한 곳으로, 포르투 시내에서 차로 30~40분 남짓 거리에 위치해요. 시골스런 포도밭에 둘러싸인 와이너리가 나오는데요. 150년 된 역사를 지닌 퀸다 다 아벨레다 (Quinta da Aveleda) 와이너리예요.

1870년부터 이어져 온 가족 기업으로 현재는 가족의 5대손이 소유하고 있어요. 건축물과 자연 유산을 보존하고 가꾸는데 열정이 많아요. 주변의 포도밭과 동식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가꿔진 식물원으로 유명해요. 입구부터 화려한 공작새가 맞이해 줘요. 정원 투어 프로그램도 있어요. 세계 각지의 지인들이 보내준 나무들로 가득하고 100여종이 넘는 동백꽃들과 염소, 오리 등 볼거리가 많고 로맨틱해요. 식물을 좋아한다면 힐링 스팟이예요.

아벨레다 식물원
아벨레다 식물원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정원의 소유주가 만든 와인이 궁금해졌어요.

회사 창립자는 마노엘 패드로 게데스(Manoel Pedro Guedes)예요. 퀸타 드 아벨레다(Quinta da Aveleda)는 50년전에 최초의 화이트 와인을 생산했어요. 아벨레다에서 생산하는 가볍게 마시기 편한 와인이 있는데요. 바로 비뉴 베르데지역 화이트 와인이예요. 비뉴 베르데(Vinho verde)는 법적으로 보호되는 포르투갈 와인산지명이예요. 도우로(Douro), 바이라다 (Bairrada), 알렌테호(Alentejo)와 같은 지역을 설명하는 **14개 포르투갈 와인 지역 중 하나예요. 지리적으로 포르투갈의 미뉴(Minho)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요.

공작새
공작새

비뉴 베르데(Vinho Verde) 이름 떄문에 자주 혼동을 하기도 하는데요. 번역으로 그린 와인이지만 단순히 지역명이예요. 비뉴 베르데로 불러지게 된 이유로는 무성한 초목이 가득히 있던 지역이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어요. 대서양과 근접해 있어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고, 수확은 보통 8월에서 9월 사이에 완숙된 상태에서 해요. 특히 이곳의 알바리뇨 품종이 인상깊었는데요. 산뜻한 산미와 복숭아, 사과, 시트러스의 아로마와 상쾌한 미네랄 향이 조화를 이루어 긴 여운을 주는데요. 이곳에서 생산하는 알바리뇨를 알아보죠.

알바리뇨(Alvarinho)의 재발견

스페인에서 8월 1일은 알바리뇨 날이라고 해요. 스페인은 단연코 알바리뇨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알바리뇨는 다른 나라에서도 확장성이 커지고 있어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알바리뇨(Albariño)는 이베리아 반도의 북서쪽 모서리 지역이 원산지로 스페인의 북서쪽의 갈리시아(Galicia) 지역에 위치한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 지역에서 재배되는 화이트 포도품종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포르투갈 북서부의 비뉴 베르데 (Vinho Verde) 지역에서도 재배되는 품종이예요.

아로마가 풍부하여 향긋하고, 복숭아, 사과, 라임의 과일향과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향이 복합적이고 여운에서 느껴지는 미네랄과 염분이 인상적인 특징을 지닌 품종이예요. 대서양의 바닷바람 영향으로 약간 짠 맛이 느껴지죠. 이러한 이유로 해산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 중에 하나예요. 단위 면적당 소출량이 적으며 양질의 화이트 와인을 생산해요.

포르투갈에서는 알바리뇨는 ‘Alvarinho’로 표기되고, 비뉴 베르데(Vinho Verde)지역의 대표 품종으로 자리매김하였죠. 알바리뇨의 높은 품질과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등 해양성 기후에 잘 적응하기에 스페인 포도 품종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포르투갈에서는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그 인기를 타고 캘리포니아, 아르헨티나, 뉴질랜드에서도 재배하고 있어요. 말보로, 기즈번 등 뉴질랜드의 여러 와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죠. 그러나 아직까지는 소량 생산으로 전체 40헥타르 미만이며 1헥타르 이상의 블록은 거의 없죠. 뉴질랜드 빌라 마리아 와이너리에서 맛보았던 알바리뇨 맛이 떠오르네요. 레몬과 같은 과일향과 스파이스, 허브 향이 느껴졌고 드라이하고 톡 쏘는 산미가 있었죠.

전통적으로 알바리뇨는 격자 무늬 재배 방법인 페르골라(Pergolas) 구조를 사용해요. 물론 코르동 등의 다양한 캐노피 시스템으로 재배하고 있는 와이너리도 있지요. 그러나 많은 와이너리에서 페르골라 구조를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알바리뇨는 포도껍질이 뚜거움에도 불구하고 곰팡이에 민감하여, 페르골라를 이용하여 포도나무 덩굴로 재배하여 포도가 건조하고 썩지 않게 만들어주어요. 이러한 방법으로 재배하면 수확량이 많으며, 알코올 함량을 낮게 만들어 줘요. 이러한 재배 방법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전략 중에 하나예요.

몇 해전부터 유럽에서는 기후변화가 두드러졌어요.

작년 포르투갈에서는 한낮 기온이 약 47도까지 올라가 폭염 사망자가 속출했다는 보도를 접했죠. 이러한 기후 변화는 와인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왜냐하면 기후 변화는 와인의 품질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생산자들은 기후변화의 대처로 더 시원한 지역으로 포도밭을 옮기고 있어요. 또다른 전략으로는 재배 방법이죠. 포도를 지면에서 더 높이 올리기 위해 격자 높이를 변경하고 캐노피 관리를 조정하죠. 이렇게 함으로써 포도나무에 더 많은 잎을 남겨 그늘을 더 많이 만들어 주는 거예요. 두번째로 일반적으로 포르투갈의 포도법에는 포도밭에 관개가 불법이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당국은 소량의 물을 허용하게 했어요. 물을 주면 포도를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보르도에 알바리노 재배를 시도했다고 한 기사를 접했죠. 사실, 이러한 기후 변화에 강한 알바리뇨는 분명 잠재력을 지닌 품종일 수 있으니, 전 세계에 알바리뇨 와인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죠.

아벨레다 와이너리는 신선하고 산뜻한 산미를 유지하며 복잡한 아로마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데요. 특히 떼루아입니다. 화강암 그라니토(Granito)와 편암의 시스토(Xisto) 토양에서 자란 알바리뇨. 그리고 바토나주, 수르 리(Sur lees), 오크 숙성 등 다양한 양조 방식을 통해 스펙트럼이 넓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어요. 알코올 도수는 비교적 낮은 편으로 9%~13% 이죠.

아벨레다의 레스토랑
아벨레다의 레스토랑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듯이 아무리 맛있는 와인이라 하더라도 음식과 함께 즐길 때 시너지가 생기니 미식과 함께 즐겨야 하지 않겠어요? 아벨레다 와이너리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있어요. 아벨레다 와인에 궁합을 맞추었기 때문에 이상적인 마리아주를 즐길 수 있어요.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포도밭을 보면서 즐기는 식사는 뷰맛집이 분명해요.

왼쪽에서부터 폰테 시리즈, 카스타스 시리즈, 솔로스 시리즈, 파셀라 두 로제잘
왼쪽에서부터 폰테 시리즈, 카스타스 시리즈, 솔로스 시리즈, 파셀라 두 로제잘

시음했던 아벨레다의 와인 노트

아벨레다 폰테 비뉴 베르데 로제 2021

Azal Tinto, Touriga Nacional, Espadeiro 품종이 블렌딩 된 로제 와인이다. 체리, 라즈베리와 같은 붉은 베리의 과일향이 풍부하고 타임, 딜 등의 허브향이 어우러져 있다. 산뜻하고 신선하며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아벨레다 루레이로 Aveleda Loureiro 2021

루에이로는 비뉴 베르데 지역에서 가장 표현력이 풍부한 포도 품종이다. 특히 꽃향과 잘익은 배향의 은은한 아로마가 어우러지고 미네랄과 조화로운 와인으로 입안에서 지속적인 여운을 남긴다.

아벨레다 알바리뇨 Aveleda Alvarinho 2022

화강암과 편암의 2개 서로 다른 테루아 포도로 만든 알바리뇨 와인이다. 비교적 옅은 노란색을 띠며 열대 과일 향인 파인애플과 사과, 재스민 꽃향이 함께 조화를 이룬다 산뜻하며 상쾌한 산미가 특징이며 신선하고 순수한 와인이다.

아벨레다 솔로스 데 그라니토 Aveleda Solos de Granito 2021

90% 이상 화강암 토양에서 재배된다. 알코올 발효 및 숙성은 스테인레스 스틸 통에서 이루어지며, 바토나주 (bâttonage)를 하며 9개월 동안 된다. 와인은 9개월 동안 병 속에 보관된 후에 출시된다. 시트러스, 자몽, 청사과, 복숭아 과일향과 미네랄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면, 입안에서 산미가 신선하게 유지된다.

아벨레다 솔로스 데 시스토 Aveleda Solos de Xisto 2021

그라니토 와인과 양조 방식은 동일하나 포도밭의 토양이 다르다. 편암 토양에서 자란 알바리뇨이다. 아카시아의 꽃향, 농익은 복숭아와 망고, 패션 후르츠, 시트러스 향이 섬세한 아로마를 만들어 내며 입안에서는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으로 우아한 와인이다.

아벨레다 파셀라 두 로제랄 Aveleda Parcela do Roseiral 2019

최고의 포도밭 구획에서 재배된 알바리뇨를 수확하여 만든다. 이곳의 토양은 표토는 부엽토이고 심토는 화강암으로 구성된다. 알코올 발효와 약 9개월동안 숙성은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70% 이루어지고, 나머지 30%는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이루어진다. 이후 9개월 동안 병 속에 보관된 후에 출시된다. 허니서클, 레몬 제스트, 복숭아 아로마와 산뜻한 산미와 벨벳같이 크리미한 질감이 조화를 이룬다. 상쾌한 미네랄 노트와 균형을 이루며 긴 여운을 남긴다.


엄경자 교수
(現)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 학과장
(現)홍콩관광청 글로벌 앰버서더
보르도 CAFA 소믈리에 학교 한국인 1호 졸업생.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수석 소믈리에 역
저서 : '와인 입문자를 위한 WINE BOOK' (2021)
저서 : '세계 57개국을 떠난 소믈리에 엄경자의 와인노트'(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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