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와인 양조장(좌측) 과 주정강화와인 숙성실(우측)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와인 양조장(좌측) 과 주정강화와인 숙성실(우측)

전통을 지키며 가치를 높인 와이너리

현재 포르투갈은 포트 와인처럼 수십년간 보관하는 주정강화와인과 현대적인 시설로 갖춰진 와인이 함께 공존하죠. 그럼 전통을 계승하여 만든 레드 와인은 없을까요?

포르투갈에서 포도를 재배한 것은 4,000년 전부터예요. 포르투갈의 남부 지역에서 페니키아인들은 와인 양조법을 도입했고, 로마인들은 북부의 켈트족을 몰아내면서 포도나무 재배와 와인 양조법을 전달하였고, 2세기에 기독교는 포르투갈에서 기도 의식에 포도주를 포함했다고 해요..

1386년 윈저 조약으로 인해 포르투갈 북서부의 서늘한 지역에서 영국으로 와인 무역이 많이 이루어졌고 비아나 두 카스텔로(Viana do Castelo) 항구를 통해 와인을 수출하였죠. 당시 대부분 가볍고 산도가 높은 레드 와인이었어요.

전통을 지키며 가치를 높인 와이너리, 호세 드 수사

시대에 따라 쓸모가 달라지지만, 관점에 따라 가치가 다른 양조방식이 있어요. 바로 호세 드 수자 와이너리예요. José de Sousa는 리스본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내려가야 해요. José de Sousa Rosado Fernandes Cellar는 1878년에 설립되었으며,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Jose Maria da Fonseca)가 구입하여 역사를 지키고 있죠.

호세 드 수사(Jose de Sousa) 와이너리
호세 드 수사(Jose de Sousa) 와이너리

때는 바야흐로 1986년때 일이죠. 낡은 와이너리를 구매해 결코 낡지 않은 전통 브랜드로 탄생시켰어요. 전통을 지키며 술 맛을 향상시킨 비결은 무엇일까요.

오늘날 수많은 양조방식이 있고, 기술혁신과 설비가 있죠. 그래서 전통방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있어요. 그런데 바로 2,000년 된 로마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이곳의 셀러는 고대 발효 방법이 사용되는 세라믹 암포라를 사용해요.

호세 드 수사 암포라 셀러
호세 드 수사 암포라 셀러

암포라의 시조새는 조지아의 와인이죠. 조지아는 8천년의 역사를 가진 인류 최초의 와인 산지로 우리의 항아리와 비슷한 모양의 통에 와인을 담아 땅속에서 숙성시키는 양조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조지아에서는 이를 크베브리(Qvevri 또는 Kvevri)라 부리고, 밑이 뾰족한 달걀 모양 암포라(Amphora)를 사용해요.

도밍고스 소아레스 프랑 부사장
도밍고스 소아레스 프랑 부사장

호세 드 수사(José de Sousa) 와인의 발효는 약 28℃의 온도에서 약 8일간 이루어 지며, 압착 후 와인의 일부는 수확 품질에 따라 약 16개월 동안 암포라에서 다시 숙성해요. 이때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고품질 올리브 오일을 넣어서 올리브 오일층을 만들어 준다고 해요. 작은 사이즈의 암포라에 포도 줄기와 약간의 포도즙을 넣어 발효시켜 일부 블렌딩에 사용하기도 한다고 해요.

수확한 포도는 전통적으로 사람의 발을 사용하여 으깨며, 2,000년 전과 비슷하게 전통 방식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죠.

이곳의 시그니처 와인은 호세 드 수사 마요르(JOSÉ DE SOUSA MAYOR)예요.

마지막 시음한 푸로 탈하(PURO TALHA)는 암포라 숙성후 500리터의 체스넛 통에 담아서 숙성시키는데요. 진흙향이 느껴지며 타닌이 풍부하며 여운이 긴 와인이었어요

왼쪽부터 줄리에타, 호세 드 수사, 리제르바, 마요르, 퓨로 탈하 로제, 퓨로 탈하 레드
왼쪽부터 줄리에타, 호세 드 수사, 리제르바, 마요르, 퓨로 탈하 로제, 퓨로 탈하 레드

와인메이커 도밍고스 소아레스 프랑 부사장은 폰세카 와인을 생산하는 책임자이죠. 근데 이 분은 캘리포니아 UC Davis에서 양조학을 전공했어요. 그 이후로 그는 변화를 도입하면서 포르투갈에서 가장 혁신적인 차세대 와인 메이커 중 하나가 되었죠. 그런 그가 호세 드 수사 와이너리를 매입하여 가장 오래된 전통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한다는 것은 아니러니하죠.

자, 이제 와이너리도 방문했으니, 포르투갈 문화를 즐겨야죠. 유럽의 서쪽 끝에 위치한 포르투갈은 역사적으로 항해술의 발달로 전세계에 많은 식민지를 두었죠. 그래서 다양한 문화를 잘 흡수했어요. 리스본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수도원, 박물관도 있고, 물론 시티 투어도 있는데요. 이번에는 공연을 소개해요.

이탈리아는 칸죠네, 프랑스는 샹송, 한국에는 트로트, 그렇다면 포르투갈에는 파두(fado)가 있어요.

눈치 채겠지만, 포르투갈의 전통가요가 바로 파두(Fado)예요. 파두(Fado)는 운명이라는 라틴어 파툼(Fatum)에서 유래한 단어예요. 가난한 사람들의 힘겨움과 삶의 애환을 달래주는 포르투갈 국민음악이죠. 파두는 1820년대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태어난 음악 장르이나 그 기원은 더 오래되었죠. 솔로 가수가 포르투갈 기타 연주에 맞추어 노래해요. 바다의 삶을 살아야 했던 남자를, 연인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애절함이 노래에 담겨 있죠. 특히 애잔한 멜로디와 바다의 고된 삶, 가난한 삶의 가사로 슬픔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음악이예요. 예로부터 바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삶의 고단함과 애환을 달랬다고 해요.

파두를 관람할 수 있는 레스토랑
파두를 관람할 수 있는 레스토랑

포르투갈 리스본을 가면 파두 공연을 관람하는 레스토랑이 있어요. 9시부터 공연을 시작해요. 솔로 여자, 남자 가수와 기타 연주 등 파두를 즐길 수 있고, 공연 중에는 음식을 서비스하지 않으며 이동하지 않으니 주의하시면 되어요.

최근 와인 소비가 증가하면서 와이너리 투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어떻게 와인 농장을 방문하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죠.

어느 지역을 방문해야 하는 걸까요?

우선 좋아하고 관심 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을 선정해보세요. 마셔본 와인 중에 특별히 더 알아 내고 싶은 지역을 염두에 두면 좋아요. 두 번째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지역이 좋겠죠. 와인 맛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시음할 수 있죠. 양조장과 오크통 숙성실 등을 보여주는 투어도 있으니, 각 와이너리의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되어요

이번 여행은 포르투갈 와이너리 투어 어떠세요.

먼저 포르투갈 와인을 마셔보고 관심을 갖는게 좋아요. 포르투갈은 포트 와인 뿐만 아니라 레드,화이트, 로제, 스파클링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생산하니 한번쯤 경험해 보세요. 포르투갈 와인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실 거예요.

그리고 좋아하는 와이너리를 찾아보고 그 지역의 방문계획을 지금부터 세워보세요. 맛있는 와인을 맛보면서 하는 식도락, 이 보다 더 즐거운 여행은 없겠죠.
 


엄경자 교수
(現)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 학과장
(現)홍콩관광청 글로벌 앰버서더
보르도 CAFA 소믈리에 학교 한국인 1호 졸업생.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수석 소믈리에 역
저서 : '와인 입문자를 위한 WINE BOOK' (2021)
저서 : '세계 57개국을 떠난 소믈리에 엄경자의 와인노트'(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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