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300년의 긴 역사를 가진 도멘 바하우는 지하에 미로처럼 연결된 와인 셀러와 아름답고 웅장한 바로크 스타일의 노란색 샤토 건물을 자랑하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된 곳이다. 2020년에는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World’s Best Vineyards) 3위에 올라 유럽지역 와이너리 중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오랫동안 운영 총괄임원으로 일해온 MW 출신의 로만 호바스Roman Horvath와 양조책임자 하인츠 프리쉔그루바Heinz Frischengruber의 팀웍으로 운영되는 유서 깊은 도멘 바하우는 오스트리아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릴 만하다.

원래 뒤른슈타인Dürnstein 수도원에서 관리해온 도멘 바하우는 오늘날 바하우 지역 전체 와인 생산의 34%를 차지하며 재배 면적이 440헥타르에 달한다. 바하우 지역의 250개의 포도재배 농가가 모여서 만든 협동조합(Cooperative)으로 토양 특성에 따른 포도재배와 전통적인 양조 기술로 최고 수준의 와인을 만든다.

도멘 바하우는 연중 언제든 방문이 가능하며 시음을 포함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시음과 간단한 와이너리 투어가 인기인데, 직영 와인 샵에서의 상호인사와 와이너리 설명을 시작으로 바로크식 샤토의 지하 셀러와 와인 저장고를 둘러보는 기본 옵션은 약 90분이 소요되며, 도멘에서 생산하는 몇 종류의 와인 시음으로 마무리된다.

오스트리아의 대표 와인인 리슬링이나 그뤼너 벨트리너를 좋아한다면 최고의 방문 경험이 될 것이다. 뒤른슈타인의 수도원장이었던 히에로니무스 위벨바허 Hieronymus Übelbacher를 위해 축조된 바로크식 휴양 궁전인 노란 색상의 켈러슐레스셀Kellerschlössel 은 잊지 못할 방문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도멘 바하우는 도나우강 계곡의 가파른 경사지에 위치해 있어 테라스식 밭에서 포도를 재배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평지보다 몇배나 비싼 편이다. 포도밭의 높은 고도와 북쪽에서 부는 차가운 밤 바람 덕분에 낮과 밤의 기온 변화가 큰 편으로, 포도의 산도 유지에 도움을 준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지질 구조를 가진 곳으로, 화강암과 퇴적층으로 토양이 구성되어 석영, 장석, 운모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다.

오스트리아는 극단적인 대륙성 기후대에 있으며 평균적으로 수확량이 많지 않아 독일 보다는 와인의 도수가 높은 편이다. 생산되는 와인의 65% 이상이 화이트 와인이며 대표 품종인 그뤼너 벨트리너는 포도밭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리슬링Riesling과 웰시리슬링Welschrisling 또한 중요 화이트 품종이며, 체리와 향신료, 밝은 산미를 가진 츠바이겔트Zweigelt, 자두, 블루베리, 사우어 체리의 향에 표현력이 다양한 블라우프렌키쉬Blaufrankisch,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을 가진 상크트 라우렌트St. Laurent 등이 주요 레드 품종이다.

특히 바하우 지역의 와인은 판노니아 대평원의 뜨거운 여름 열기가 오스트리아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다뉴브 계곡과 바하우 동부까지 데워 주기 때문에 와인은 대체로 도수가 높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바하우 지역의 가파른 계단식 포도밭은 다양한 미세기후를 가지며 다뉴브 강이 열기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해주므로 와인은 프레쉬하며 활기찬 편이다.

도멘 바하우 그뤼너 벨트리너 페더스피엘 2021빈은 가장자리에 약간의 녹색 빛이 감도는 옅은 지푸라기 색을 보인 우아한 풍미의 와인이었다. 녹색 사과와 허브, 흰 복숭아, 라임 향에 이어 스파이시한 흰 후추의 향이 좋았고, 침샘을 가볍게 자극하는 기분 좋은 산미와 Jouicy한 흰색 과일의 섬세한 질감, 짭짤한 미네랄리티의 피니쉬가 매력적이었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