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7년 몰도바에서 발생한 '와이너리 스파이' 사건이 최근 영국에서 공개되었다. <사진=Pickpik>

최근 영국정부 문서보관소의 비밀해제된 기록이 담긴 한 문서에서 동서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 소련의 정보기관 ‘KGB’가 와이너리에서 2명의 서방측 요원들에게 약이 든 와인을 사용하는 작전이 담긴 내용이 공개되었다.

공개된 문서에서는 1967년, 영국 장교 1명과 미국 장교 1명이 몰도바에 있는 한 와이너리를 방문했는데, 그 당시 그들은 약이 든 와인을 마시고 약물에 취해 있었고 KGB 요원들은 두 사람의 호텔 방을 성공적으로 뒤졌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며, 정부문서관리소의 줄리엣 데스플랫 박사(Dr. Juliette Desplat)가 작년 하반기, 우연히 ‘영국 장교와 관련된 키시네프에서의 기밀(Incident at Kishinev involving British Military Attaché)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우연히 발견하며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상세한 이야기는 1967년 11월 말, 영국군 장교인 토니 하퍼(Tony Harper) 준장이 미국측의 빌 스파르(Bill Spahr) 대령이 외교적인 임무를 가지고 소련 지역을 공식 방문했을 때의 상황에서 발생되었는데, 몰도바 수도인 키시네프(키시너우)에 도착했을 당시, 여행 담당자는 현지 와이너리를 방문하며 하루 쉴 것을 제안했고, 그들은 와이너리에 방문해 세 잔의 셰리주와 한 두 잔의 레드와인을 음식과 함께 맛 보았다.

그 뒤, 어떤 약물로 인한 증상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호텔로 들어간 그들은 방 안에 틀어박혀 쓰러지기 직전까지 아픈 상태로 있었다. 얼마 후 여섯 명의 남성이 억지로 방안으로 들어와 장교들이 가지고 다니는 공책을 일일히 뒤지기 시작했다. 장교들의 외교 문제에 대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수색관들은 그들의 모든 문서를 사진으로 찍었고, 후에 두 남자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다는 허위 경찰 보고서를 제출했다.

영국과 미국은 이 사건에 대한 논의를 하며, 두 외교관의 처우에 대한 항의를 담은 공동성명을 낼 예정이었으나, 소련 측은 그들이 술에 완전히 취해 있었다고 주장하며 만약 ‘위조된 성명’을 내겠다면 충분한 증거가 있는 사건의 시말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넌지시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스파르 대령이 사건 발생 2일 전, 우크라이나 리보프에 도착했을 때 미국 국무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한 소련 탈출자에게 편지를 전해 주길 원하는 한 여인이 접근하는 것에서부터 KGB의 작전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편, 하퍼 준장과 스파르 대령은 사건 이후 큰 이상 없이 살았으며, 하퍼 준장은 1997년, 80세의 나이로, 스파르 대령은 2011년 8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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