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6년부터 자리 잡고 있는 영국 런던의 트와이닝스 매장 <사진=Wikimedia Commons>

트와이닝스(Twinings)는 1706년 잉글랜드 글로스터셔주 패인스윅에 영국 최초의 다실을 연 곳으로 같은 자리에서 300년이 넘도록 지키고 있는 역사적인 브랜드다. 또한, 1787년에 만들어진 트와이닝스의 로고는 ‘세계에서 가장 변경하지 않고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로고’로 남아있다.

300년의 자랑하는 트와이닝스 브랜드는 현재 자리까지 오기 위해 재밌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 허브 노트를 통해 트와이닝스의 스토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트와이닝스는 영국 차 산업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영국에서 차(Tea)는 1662년, 샤를 2세의 젊은 포르투갈인 아내인 캐서린 브라간사(Catherine of Braganza)에 의해 소개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귀족 친구들에게 차를 대접했고, 당시 차는 유행 음료로 번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 영국 귀족층에 차 문화를 알린 캐서린 브라간사(Catherine of Braganza) <사진=Twinings & Wikimedia Commons>

그리고 1684년, 오랫동안 글로스터셔에 자리를 잡고 있던 당시 트와이닝 가문은 방직공과 방앗간일을 하고 있었는데, 불경기로 인해 시골을 떠나 도시인 런던으로 가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고, 그중 토마스 트와이닝(Thomas Twining)은 1701년 26세의 나이로 방직공 일을 그만두고 부유한 상인이 되기 위해 차 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는 차의 초기 출하량 일부를 처리하며 무역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1706년 토마스는 런던에 있는 톰스 커피 하우스(Tom’s Coffee House)를 사들였고 본격적인 자신만의 차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인 웨스트민스터 런던시 경계에 위치한 톰스 커피 하우스는 모든 계층 사람들의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여 진(Gin), 에일(Ale), 커피(Coffee) 등을 팔며 문전성시를 이뤘는데, 다음 해 그는 인기 있던 커피를 뒤로하고 자신의 차에 대한 지식을 통해 중심 판매 제품을 커피에서 차로 과감하게 바꿨다. 높은 세금과 기득권층의 반대에고 불구하고 샹류층들은 톰스 커피 하우스에서 차를 마시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한다.

▲ 트와이닝스를 시작한 토마스 트와이닝과 대중화를 이룬 리처드 트와이닝 <사진=Twinings>

1741년, 그가 죽을 무렵, 토마스 트와이닝의 아들 다니엘 트와이닝(Daniel Twinning)이 이를 이어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다. 다니엘은 1749년 미국으로 트와이닝스 차를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트와이닝스를 성장시켰다. 그러나, 그는 1762년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아내인 마리(Mary)가 사업을 이어받았고, 그녀는 1783년까지 21년간 성공적으로 경영했다. 당시에는 여자가 사업을 하는 것에 시선이 긍정적이지 못했지만, 그녀는 결과적으로 트와이닝스를 성장시켰고, 그의 아들 리처드 1세에게 성공적으로 사업을 넘겨주었다.

마리의 아들 리처드 트와이닝(Richard Twining)은 트와이닝스가 본격적인 영국 대표 차 브랜드로 자리잡게 한 인물이다. 그의 차 무역에 대한 지식은 최상이었으며, 당시 수상 윌리엄 피트(William Pitt)에게 차의 세금을 낮추면 엄청난 수입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력있게 주장했고, 결과적으로 1784년 감봉법으로 인해 차세가 인하되자, 상류층의 음료였던 차는 모든 사람이 살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리처드는 차가 영국 사람들에게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게 할 수 있었던 ‘차 혁명’을 일으킨 인물이 되었다. 또한, 그는 2020년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트와이닝스의 로고를 만들기도 했다.

▲ 트와이닝스의 오리지널 얼그레이 티 <사진=Open Food Facts>

트와이닝스 하면 가장 생각나는 차는 얼그레이(Earl Grey)로 이 차를 최초로 만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점에 대해선 다양한 찬반이 있는데, 잭슨즈 오브 피카딜리라는 곳이 1830년에 최초로 판매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얼그레이 같은 경우에는 19세기 영국 수상 그레이 백작이 트와이닝에 요청해 만들어진 차로 수상이 중국에 외교 사절단을 보냈는데, 그중 한 명이 한 중국인을 구했고, 그 중국인은 정산소종을 수상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그것을 맛보고 반한 수상이 트와이닝에 부탁해 만들어진 것이 트와이닝의 얼그레이라는 주장이다. 원래 정산소종에는 베르가못이 아닌 용안이 들어가는데, 실수로 베르가못을 넣었지만 결과적으로 백작의 마음을 사로 잡아 얼(Earl, 수상), 그레이(Grey, 수상의 이름)이 합쳐진 얼그레이가 탄생했다고 한다.

▲ 트와이닝스의 다양한 과일 & 허브 블렌드 티 <사진=Twinings>

트와이닝스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클래식 홍차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그리고 다양한 재료를 혼합한 수퍼블렌드(Superblends)이 있는데, 그 외에도 프린스 오브 웨일즈(Prince of Wales)라는 홍차도 인기가 많다. 영국 국왕 조지 5세의 장남이던 에드워드 8세가 왕세자였던 시절 트와이닝에 직접 주문 제작해 탄생한 홍차로 그의 왕실명을 제품 이름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할 정도로 좋아했다고 한다. 허브티 같은 경우에는 허브와 과일을 섞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엘더플라워와 딸기, 페퍼민트와 딸기, 캐모마일과 오렌지, 루이보스와 꿀 등 적절한 블렌드를 연구하여 균형감 있는 허브티를 생산하고 있다.

▲ 영국 대표 티 브랜드로 자리 잡은 트와이닝스 <사진=Twinings>

닐슨의 자료에 따르면 트와이닝스의 고급 티백 매출은 2019년 기준으로 7월 중순 이전 12개월 동안 3.9%가 증가해 1억 790만 파운드(한화 약 1,666억 3,86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티 브랜드다. 트와이닝스가 영국 차 문화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상류층이 커피 대신 새로운 차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트와이닝스고 상류층에서 일반 사람들도 손쉽게 마실 수 있도록 대중화시킨 것도 트와이닝스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꾸준히 우리 곁에 존재하는 트와이닝스는 미래에도 과거의 유산을 지켜나가는 브랜드로 남아있을 것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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