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 노트, 바닐라

모든 간식 및 디저트 음식에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맛이 하나 있다. 바로 호불호가 적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 ‘바닐라’다.

먼저 바닐라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15세기 멕시코 동부 연안에 살고 있었던 토토나카족(Totonac)에 의해서다. 당시 아즈텍인들이 토토나카족을 정복했을 때, 바닐라를 발견했고 그 뒤 스페인 사람들이 아즈텍을 정복해 바닐라를 얻었다고 한다. 아즈텍인들은 초콜릿을 바닐라 한 방울과 함께 마셨다는데, 이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다. ‘바닐라 초콜릿’을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바닐라는 식품, 음료, 화장품 등 산업용에서 가장 활용되고 있는 난초로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페놀알데히드(phenolic aldehyde), 바닐린(vanillin) 성분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접하게 되는 바닐라는 난초 상태보다는 검은색의 기다란 것,  즉 ‘바닐라빈’ 상태로 만들게 되는데 이것은 바닐라 난초의 열매를 익힌 것이다. 이 바닐라빈은 꽤나 비싼데 국내에선 200g에 10만 원 중반대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왜 이렇게 가격이 나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 본래의 바닐라빈과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닐라빈

바닐라는 ‘세계에서 가장 노동 집약적인 작물’로 알려졌다. 바닐라빈을 수확할 때는 너무 익지 않은 적절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각각의 열매마다 익은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제각각 시간에 맞춰 선별해 수확해야 한다. 또한, 난초꽃 자체도 일 년에 한 번 피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냥 수확만 한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이제 바닐라빈을 익혀야 할 차례다. 햇빛(직사광선)에 뜨거운 물에 데워 효소를 활성화한 후, 7일 혹은 10일 동안 양털이나 다른 천에 촘촘히 쌓아 말린다. 이 과정에서도 적절한 온도 및 습도가 필요하다. 이 과정을 ‘Killing’ 또는 ‘Sweating’이라고 한다. 그 뒤 바닐라빈을 햇빛이 있을 때만 건조하고, 오후에는 다시 담아 다음 날의 햇빛을 기다린다. 이렇게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검은색의 바닐라빈이 완성된다.

▲ 햇빛에 건조되고 있는 바닐라빈

여기서 생각나는 것은 “그러면 그 많은 과자, 아이스크림의 바닐라들은 무엇일까”다.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지는 바닐라의 수요를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공 바닐라’를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바닐라향’, ‘바닐라향 첨가’ 등이 인공 바닐라를 사용한 경우로 목재에서 나오는 ‘유게놀’ 성분을 활용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물론 고급 베이커리 같은 곳에서는 진짜 바닐라를 쓰기도 한다.

▲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바닐라 컵케이크

일반적으로 바닐라를 생각할 때 ‘평범한 맛’ 혹은 ‘기본적인 맛’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바닐라맛이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영향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속 이야기를 들어보면 바닐라가 단순히 기본적인 맛으로 치부되기에는 정말로 가치 있고, 전혀 따분하지 않은 깊은 매력의 식물이다.

- 바닐라 Fun Facts 노트 –

바닐라는 코카콜라의 오리지널 제조법에 들어갔었다. 코카(Coca) 엑스트랙, 시트르산, 카페인, 설탕, 물, 라임주스, 바닐라, 캐러멜 등이 들어갔다고 한다. 참고로 코카콜라는 ‘코카콜라 바닐라’ 제품을 출시한 적이 있는데, 2002년에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후 서서히 내려갔으며, 그 뒤로부턴 일부 국가에서 단종과 재출시를 반복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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