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환 밥소믈리에

[칼럼리스트 박성환] 김치는 김치 냉장고에 보관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맛있게 보관할 수 있고, 와인은 와인 셀러에 보관을 하면 아주 맛있게 보관할 수가 있습니다.

김치 냉장고나 와인 셀러 모두 김치와 와인을 위한 최적의 온도와 습도에서 보관이 되도록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럼 밥은 밥솥일까요? 최신의 IH 전기 압력 밥솥으로 밥을 맛있게 지을 수는 있습니다만, 밥을 맛있게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을까요?

점점 전기 밥솥의 기술이 좋아져 12시간 보온을 해도 마르지 않고 맛있는 밥을 유지한다는 등 많은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만,

밥은 한번에 많이 해서 두고두고 먹는 밑반찬이 아닙니다. 밥은 한번에 드실 만큼만 하시고, 밥솥의 보온 기능을 사용하실 때는 2시간은 넘기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밥은 쌀이 호화된 것입니다. 이미 호화가 다 된 밥은 취사 이후부터는 노화가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노화는 취반 시에 일어나는 쌀의 호화와 물리적으로 반대되는 현상으로 일부 전분 분자들이 수소결합으로 다시 결합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쌀의 아밀로스 함량, 저장온도, 수분함량, 취반 온도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노화속도는 달라지게 됩니다.

저장을 하게 되면 밥의 노화현상이 발생해서 밥맛이 점점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노화를 막을 수 있을까요? 노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고온에서 보온을 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전기 밥솥 회사들이 고온 보온을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고온 보온을 하면 밥에 수분 증발이 발생하여 밥이 건조되면서 나타나는 백화현상으로 밥맛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전기 밥솥 회사들은 진공으로 보온하여 수분 증발을 막아 밥을 촉촉하게 유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방법도 완벽하지 못한 것이 고온 보온 시에는 Furan 계열의 고분자 화합물의 증가로 인해 이취생성 및 비효소적인 갈변에 의한 황변이 생겨 밥맛이 떨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전기 밥솥 메이커에서 이야기 하는 보온 유지 시간은 무시하세요. 밥은 취사하고 바로 드시는 것입니다. 두고두고 먹는 밑반찬이 아닙니다. 밥을 직접 해서 바로 들어보세요. 얼마나 밥이 맛있는지 너무 바빠서 매번 밥을 할 수가 없다고요? 그럼 차라리 밥을 냉동 보관 하세요.

밥은 잘 밀봉해서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수분증발 및 이취생성, 황변 등은 막을 수 있지만,

밥은 냉장상태에서 가장 노화가 잘 일어납니다. 세상에서 둘도 없이 맛없는 밥이 됩니다.

오히려 실온에 보관하는 것 보다 못합니다.

세상에 모든 음식은 다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알고 계셨던 분들은 당황스러우실 거에요. 밥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제일 많이 노화되어 젤 맛이 없다니,

그리고 냉동 보관 하실 때 최대한 빨리 식힌 후 냉동고에 넣으세요.

전기 밥솥의 보온 기능은 전기만 많이 사용할 뿐이니 이제 사용하지 마시고, 바로 지어 드셔보세요.

일례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이나 삼각김밥을 전자레인지로 데우지 않고 먹어 보셨나요? 맛을 보셨다면 정말 밥맛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도시락은 대부분 전자레인지로 데워서 먹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 일본 편의점 진열대 모습 <사진=소믈리에타임즈>

그럼 또 비교대상이 필요하죠. 가까운 일본은 어떨까요? 일본 편의점의 도시락과 삼각김밥은 데우지 않고 바로 먹어도, 정말 밥이 맛있습니다.

한국과 무슨 차이가 있길래 밥맛이 다를까요? 지난 시간에도 하나 알려드린 내용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바로 ‘온도차이’입니다.

우리나라는 10℃ 이하 냉장 보관이고, 일본은 16~20℃ 실온 보관입니다. 각 편의점 업계마다 규정 온도가 다르고, 각 사의 내부 자료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제가 다니면서 하나하나 온도를 찍어보니 그렇더라고요.

그러면 이런 온도에 보관하면 상하지 않냐고요?  안전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여러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물론 방부제 같은 건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제 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밥이 가장 맛있을 때 온도는 몇도 일까요?

1) 50℃ 2) 55℃ 3) 60℃ 4) 65℃

정답은 3번입니다. 60℃ 일 때의 밥이 제일 맛있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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