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삼계탕

올해는 이른 장마와 폭염으로 연일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먹거리가 더욱 중요하기 마련인데,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삼복더위를 정해 몸을 보양하며 슬기롭게 이겨냈다. 그리고 이런 보양식 중에서 몸에 좋은 온갖 약재로 우려낸 국물에 수삼, 마늘, 찹쌀 등 영양이 풍부한 재료가 더해진 삼계탕만한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복날 보양식’의 전통도 치솟는 물가에 흔들리고 있다. 고물가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아진 것이다. 지난해 일반 삼계탕 가격이 만 원을 훌쩍 넘고 전복이나 낙지 등이 들어간 특수 삼계탕은 2만 원도 가뿐히 넘겨 ‘금(金)계탕’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였는데, 올해는 일반 삼계탕이 2만 원대인 곳도 심심찮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삼계탕 가격 정보 (자료=한국물가정보)
삼계탕 가격 정보 (자료=한국물가정보)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복 시즌을 맞아 전통시장에서 생닭, 수삼, 찹쌀 등 삼계탕(4인 가족 기준) 재료 7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34,860원으로 1인분에 약 8,720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31,340원과 비교했을 때 약 11.2%,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보다 42.9%가량 오른 것이다.

한국물가정보는 “해마다 가격을 조사하면, 품목별 생산량에 따라 오르내림이 있는데, 올해는 내린 품목은 없고 지난해와 같거나 오른 것이 특징”이라면서 “재료 중 재고량이 감소한 밤과 이른 장마로 생육환경이 나빠진 대파 가격이 올랐고, 한 봉지씩 간편하게 포장된 육수용 약재는 공산품인 만큼 재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고기는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과 닭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상승해 사육 규모 감소로 공급량이 줄어 전년 대비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본적으로 사룟값이 인상되었을 뿐 아니라, 이른 폭염과 장마로 인해 양계장 온·습도 등 관리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인데, 에너지 가격 급등 또한 가격 상승에 한 몫을 거든 것이다.

삼계탕 가격 정보 (자료=한국물가정보)
삼계탕 가격 정보 (자료=한국물가정보)

그러나 중복을 앞둔 시점에서 약간의 희소식도 있다. 닭고기 가격이 조금씩 내림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삼복 중 가장 수요가 몰리는 초복이 지났기 때문에 비교적 수요가 감소한 것과 장마 기간이 겹쳐 예상보다 닭고기 소비가 적었던 점, 그리고 ‘금계탕’, ‘고물가’ 등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단어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며, 비싼 삼계탕보다는 다른 음식들로 수요가 분산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계탕 관련 주요 품목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물가정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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