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을 위한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가 지나가고 다가오는 4월 14일은 ‘블랙 데이’날로, 이날은 애인이 없는 사람들끼리 몰려다니며 짜장면이나 아메리카노 등 검은색 음식을 먹고 서로를 위로하는 날이라고 한다.

짜장면은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추억을, 또 누군가에게는 허기를 달래주는 우리네 대표 서민 음식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하지만, 멈출 줄 모르는 물가 상승에 짜장면이 서민 음식의 대표라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정말로 모든 식재료가 다 올랐습니다” 얼마 전 방문했던 한 중국집 사장님의 말이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4월 14일 ‘블랙 데이’를 앞두고 짜장면 가격을 조사한 결과,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70년 100원에서 올해 평균 가격인 6,361원으로, 무려 62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년 전인 4,345원과 비교해도 46.4%, 그리고 최근 물가 상승이 두드러진 5년 전의 5,011원과 비교해도 26.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짜장면 가격 정보 (자료 제공=한국물가정보)
짜장면 가격 정보 (자료 제공=한국물가정보)

한국물가정보에서는 가격 상승의 원인을 알아보고자 짜장면에 들어가는 주재료 8개 품목에 대해 최근 5년간의 가격 변화를 분석한 결과, 평균 55.3%의 상승률을 보일 만큼 주재료 모두 상승세를 보였는데, 특히 짜장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밀가루와 식용유, 그리고 양파 가격이 5년 전인 2018년 대비 각각 46.9%, 33.2%. 166.7%의 상승률을 보였다.

짜장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크게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식자재 가격 상승을 꼽을 수 있고, 세부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그리고 기후 변화 등이 있다. 짜장면의 재료 중 채소류는 그 해의 기후 변화 등에 따라 가격 변화가 있기에 꾸준한 상승률을 보이는 건 아니지만, 전체 품목을 보면 대다수 재료가 크게 올라 최근 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원래 1,000원이었던 곱빼기 가격도 최근에는 2,000원으로 오른 곳이 생겼을 만큼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한국물가정보 권대현 조사연구원은 “선별된 주재료 외에 지역별 혹은 식당별로 감자나 양배추와 같이 추가되는 재료를 생각하면 실제 짜장면 가격에는 더 차이가 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짜장면 재료 가격 정보 (자료 제공=한국물가정보)
짜장면 재료 가격 정보 (자료 제공=한국물가정보)

한편, 이렇게 오랜 세월 대표 서민 음식을 대표해온 짜장면은 언제부터 대중화가 되었을까? 짜장면은 19세기 말 인천항을 통해 국내로 유입된 산둥반도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고국의 음식인 작장면(炸醬麵)을 재현하여 먹던 것에서부터 출발하였다. 그로부터 약 60년 뒤 한국식 춘장이 개발되면서 한국 음식인 짜장면으로 발전하였고, 그 후 1970년대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며 조리 시간이 짧고 배달이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전성기를 맞게 되어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일각에서는 고물가 시대에 0.5인분 메뉴로 가격 부담을 낮춘 중식당까지 등장했으며, 집에서 짜장면을 직접 만들어 먹거나, 가격이 저렴한 대체 음식을 찾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활비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짜장면뿐만 아니라 김밥, 라면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어 이래저래 서민들의 시름만 깊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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