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서 설을 2주 앞두고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약 25만 4천 원, 대형마트는 약 35만 9천 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히 상승률만 놓고 보면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설 차례상 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설 차례상 물가 비교 (자료=한국물가정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설 차례상 물가 비교 (자료=한국물가정보)

품목별로 살펴보면, 생산량이 증가한 과일류, 견과류,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은 내렸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축산물, 그리고 과자류와 같은 공산품 가격이 올랐다. 이들 가격을 토대로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254,500원, 대형마트는 359,740원이 들것으로 조사돼 각각 4.1%와 2.1% 정도 상승했으며,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약 41.4% 높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형마트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아 전통시장에서 설 차례상 품목을 구매하는 것이 알뜰 상차림의 지름길이 될 전망이다.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선임연구원은 “러-우 전쟁 영향을 받은 일부 품목이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이지, 그렇지 않은 품목은 오히려 작년보다 더 저렴하다”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활용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용받는 것이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역시 정부는 설 민생 안정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는 16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20.8만 톤)로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도 역대 최대 규모(300억 원)로 지원한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이번 설 명절 연휴에도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1월 27일까지 30일간 한시적으로 완화해 설 선물 가액을 2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명절 연휴 기간 때 시행되다 코로나19 특별 방역대책으로 인해 시행되지 않던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혜택은 지난 추석에 이어 1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연휴 동안 지원될 예정이며, 지자체와 공공기관 주차장 역시 연휴 기간 무료 개방된다.

한국물가정보에서 발표한 주요 품목별 시황 및 가격은 아래와 같다.

2023년 설 제수용품 물가정보 (자료=한국물가정보)
2023년 설 제수용품 물가정보 (자료=한국물가정보)

과일류‧견과류: 과일류는 지난해 재배면적이 늘며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는데, 올해에도 기상 여건 등 생육 환경이 좋아 저렴하게 형성된 작년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견과류는 지난해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 기상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던 곶감과 대추가 올해는 출하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내리며 견과류의 전 품목 중 가장 큰 시세 하락을 이끌었다.

나물류‧채소류: 나물류에서는 제철을 맞아 공급량이 증가한 시금치 가격은 내렸으나, 해마다 생산량과 작업량이 줄어들고 있는 고사리 가격이 2년 연속 올랐다. 채소류는 품목별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생산량이 늘어 전년 대비 하락세다. 최근 겨울철 주 생산지인 남부지역이 한파와 폭설 영향으로 가격이 잠시 급등했었으나, 날씨가 안정되며 가격 역시 안정을 되찾았다.

수산물: 수산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다수 품목이 전년 대비 가격 변동이 거의 없으나,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든 다시마는 가격이 올랐다.

축산물: 매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축산물 가격이 또 올랐다.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해 사룟값이 오른 것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축사 관리 비용 증가 등이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고물가 시대 소비 트렌드 변화로 수요가 상승한 소고기 우둔살 가격이 올랐으며, 작년 말 월드컵 특수로 ‘치킨런’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수요가 급상승했던 닭고기 가격이 여전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 특히 닭고기는 올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매서워, 이후 확산에 따른 공급 상황에 맞춰 가격 추이가 달라질 전망이다.

과자류‧주류‧기타: 생산량이 늘어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쌀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상승세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입의존도가 높은데, 밀, 옥수수, 콩 등의 주요 공급지가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급감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국제 곡물, 유류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이 1차 가공식품인 밀가루나 식용유 등에 영향을 미쳤고, 이를 원재료로 쓰는 2차 가공식품인 약과, 산자 등 품목까지 영향을 끼쳤다.

살아있는 장바구니 물가정보가 궁금하다면, 한국물가정보 홈페이지와 한국물가정보에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서 매주 카드뉴스 형식으로 확인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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