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김밥이 미국 시장에서 반응이 뜨겁다. 음식 블로거의 틱톡의 영상 때문이지 드라마 우영우 때문인지 몰라도 ‘트레이더 조’에서 판매되던 냉동 김밥은 동나기에 이르렀다.

제조사들은 생산 물량이 따라가지 못해 비명을 지르고 있고 많은 제조사가 빠르게 수출용 냉동 김밥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어릴 적 김밥은 소풍 때나 먹던 특별한 간편식이었다. 소풍 가는 날 새벽이면 어머니가 일찍 일어나 만들어 주신 던 기억이 머리를 스친다.

한국의 김밥과 일본의 노리마키는 항상 누가 김밥의 원조인지를 따지며 설전이 펼쳐진다.

김밥의 메인 재료인 김의 양식 재배는 1600년대 조선시대이기에, 한국의 기원설에 힘을 실지만, 한국은 김쌈, 일본은 김을 마는 형태였기에 형태나 단무지 등의 식재료 때문에 일본은 일본 기원설을 주장한다.

김밥은 한국과 일본의 음식문화가 융합된 제품이라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여기서 기원설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현재와 미래의 김밥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김밥 전문점은 어디가 있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김밥 프랜차이즈는 다음과 같다.

김가네 김밥, 바르다 김선생, 양샘 김밥, 고봉민 김밥, 마녀 김밥, 김밥천국 등이다. 그런데 일본은 노리카키 전문 체인점을 찾을 수가 없다. 웬만한 스시야(초밥 전문점)에서 노리마키를 팔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보는 김밥 체인점은 다 한국식 김밥을 판매하는 곳이다.

우리는 김밥은 김밥으로 부른다. 넣는 속 재료에 따라서 다양한 김밥이 있지만, 비빔밥처럼 그 지역을 대표하는 특징적인 김밥은 충무 김밥을 제외하고는 없다. 앞에 김밥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재료명이 붙은 00 김밥이다. 그런데, 일본은 김밥을 부르는 명칭이 너무나도 다양하다.

마키스시, 노리마키, 마키모노, 후토마키, 에호마키 매우 다양하다. 도쿄로 대표되는 관동 지역과 오사카로 대표되는 관서 지역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고, 입춘 전날이 세츠분에만 먹는 특별한 김밥은 에호마키라고 해서 부르는 등 명칭이 매우 다양하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캘리포니아 롤도 김밥의 한 종류다. 캘리포니아롤은 196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 스시바에서부터 시작한 것이 계기로 미국으로 널리 전파된 김밥이다.

캘리포니아롤도 크게 나누면 3가지로 갈리는데, 아보카도가 들어가면 캘리포니아 롤, 연어와 오이를 넣으면 브리티시 컬럼비아롤, 필라델피아 치즈를 넣으면 필라델피아 롤로 구분을 하기도 한다.

한국과 일본 김밥의 가장 큰 차이는 밥에 있다. 한국은 밥을 지은 후 깨소금으로 기본 간을 하는 데에 비해 일본은 초대리를 넣어 초밥을 만든 후 김밥을 만든다. 그리고 한국은 김에 참기름을 바른다. 다음은 속 재료다. 한국의 김밥은 속 재료가 매우 다채롭게 많이 들어간다. 그에 비해 일본의 노리마키는 하나의 메인 재료가 들어가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앞으로의 김밥은 어떻게 될까? 지난 11월 김밥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김가네’의 대학로에서 팝업 스토어를 다녀왔다. 재미있는 것은 고객이 하나하나 원료를 고르면 그것에 맞춰서 김밥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고 다양한 딥 소스를 골라 먹을 수 있는 거였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써브웨이’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점점 세분되는 고객의 니즈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해주는 것과 앞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 딥 소스까지 고민한 것들 앞으로 김밥이 더 성장해 나가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시장에 경쟁력을 더 갖춘 느낌이다.

김가네 팝업
김가네 팝업

김밥이라고 하지만, 밥 대신 곤약, 계란, 두부, 컬리플라워를 넣기도 하고, 또 김 대신 계란, 유바등 등 다양한 식재료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김밥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상당히 자동화가 진행되어 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저렴한 김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인데, 그 때문에 김밥은 저렴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생겨 안타깝다.

정크푸드, 이제는 UPF(Ultra-Processed Foods)라고 불리는 음식에 익숙한 미국에서 김밥은 매우 건강하면서 저렴한 음식을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편의점에서 파는 김밥을 탄수화물 덩어리, 첨가물 덩어리라고 폄하한다.

판매하는 냉동 김밥을 먹어보면 과거에 비해 상당히 품질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밥 품질에 대해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냥 냉장으로 유통하는 김밥과 같은 밥 짓기로 밥을 해서 냉동 김밥을 만들고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의 참가로 점점 더 품질은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김밥뿐만 아니라 우리의 다양하고 건강한 우리의 밥 요리와 상품들이 해외로 나가게 될 것이다. 잡곡밥이나 영양밥 하나만 보아도 그대로 훌륭한 그레인 볼이 된다. 그리고, 만든 기업들이 제대로 값을 받는 그런 수출 구조가 갖추어지기를 바란다.


박성환 밥소믈리에

왜 밥을 먹어야하나? 우리가 잊고 살아왔던 밥의 속사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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