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갑자기 단백질 식품 시장이 급부상했다. 2022년은 그 규모가 4,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 안에서도 대체식품을 만들 수 있는 단백질 즉 식물 단백질이 다시 급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건강 지향적 사고방식과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따른 대체육 시장의 성장과 맞물리면서 식물성 대체 단백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대부분 대두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대두뿐만 아니라 완두, 쌀, 밀, 귀리 등 다양한 곡물들이 사용된다.

밀, 콩의 경우 글루텐으로 인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가 있다. 그러나 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흔히 슈퍼에서 식품을 사서 후면의 표기 사항을 보면 빠짐없이 이런 문구가 적혀있는 걸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대두, 메밀, 밀, 알류(가금류), 메밀, 우유, 토마토, 복숭아, 호두, 땅콩, 잣,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게, 새우, 고등어, 오징어, 조개류(굴, 전복, 홍합 포함), 아황산류(와인 등)를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 시설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하는 제조 시설을 그 원료를 전부 표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식약처에서 총 22종의 식품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표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대두(콩)의 경우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공통으로 알레르기 표기를 해야 한다. 그러나 쌀은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이런 표기를 하지 않으니 특수한 체질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이제 쌀의 영양학적인 가치와 우수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쌀 단백질은 전체 쌀의 7% 정도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인류가 섭취하는 단백질 중에서 약 20%나 차지할 정도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다.

단백질 함량이 7%라고 하지만, 쌀의 배아 부분과 쌀겨 부분으로 한정하면 그 함량은 무려 20%나 된다.

쌀 단백질은 크게 배아 단백질(미강 단백질)과 배유 단백질(백미 단백질)로 구분하는데, 이 둘 단백질의 특성이 서로 다르다. 배아 단백질은 2/3가 수용성 단백질인 알부민(Albimin)과 글로불린(Globulin)으로 구성되어 있고 유화성 및 증점성 등 활용적으로 우수하지만, 열이나 산 안정성이 낮다. 그에 비해 배유 단백질은 물에 잘 녹지 않는 불용성이며, 열 안정성이 높다.

쌀 단백질은 아미노산 비율과 소화율이 우수하다. 쌀의 아미노산 스코어는 65로 이 역시 콩을 제외하면 곡물 중에서 제일 높은 편에 속한다. 단지 필수 아미노산 중 라이신(Lysine)이 기준량 대비 낮은 편이지만, 이는 우유나 콩과 함께 섭취하면 해결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다른 단백질과 달리 거의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글루텐 프리 단백질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쌀을 이용한 이유식이 많은 이유가 그 때문이다.

(왼쪽부터) 프랑스 Premibio의 Premiriz (비건 이유식-가수분해 쌀 단백질이 사용), 독일 Beneo의 RemyPro (농축 쌀 단백질 제품-기능성 쌀 단백질 제조사) (사진=Premiriz & Beneo)
(왼쪽부터) 프랑스 Premibio의 Premiriz (비건 이유식-가수분해 쌀 단백질이 사용), 독일 Beneo의 RemyPro (농축 쌀 단백질 제품-기능성 쌀 단백질 제조사) (사진=Premiriz & Beneo)

아직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쌀 단백질로 대체육까지 만들고 있다. 쌀 단백질은 보습력과 유화력이 우수하여 충분히 대체육을 만들기에 적합한 특성이 있다.

스페인 Novameat의 쌀 단백질과 3D 프린터로 만든 대체 고기 (사진=Novameat)
스페인 Novameat의 쌀 단백질과 3D 프린터로 만든 대체 고기 (사진=Novameat)

여기서 쌀은 탄수화물 덩어리라고 구박받지만, 해외에서는 쌀 단백질을 이용해 이유식, 건강기능식품에 대체육까지 만들고 있다. 쌀은 좀 더 대받아야 한다. 그리고 업사이클링을 통해서 다양한 식품이나 소비재를 만들 수 있다.

대체육에 대해 긍정적인 분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 각기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필자는 플렉시블 베지테리안이지만, 무분별한 대체식품에는 부정적이다. 두부나 유부를 먹으면 되는 것을 첨가물 범벅의 대체육을 먹고 싶지는 않다. 그렇나 제대로 잘 만들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가 좋아하는 이탈리아의 고급 초콜릿이 페레로 로쉐도 그 시작은 전쟁 때 부족한 초콜릿을 대체하기 위해 헤이즐넛을 넣고 만든 초콜릿 대체품이었다. 페레로 로쉐처럼 잘 만든 대체품은 오히려 더욱 가치가 상승한다. 이렇듯 쌀의 가치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 쌀 산업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으로 인해 시끄럽다. 쌀 가격의 안정화와 벼 재배 농가의 지원은 필요한 일이지만, 쌀 생산량과 수급에만 신경 쓰는 쌀 정책으로 인해 쌀 품질의 고급화와 민간 유통 및 개발 기능이 퇴보되어서는 안 된다.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인구가 줄어드는 이때 쌀의 소비량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국가 산업의 발전에 비해 쌀 산업과 쌀 품질, 관련 기술은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

쌀이 그리고 밥이 더 맛있다면 그리고 쌀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줄어든다면 소비자들 쌀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소비자가 찾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정책을 만들어내도 쌀 산업은 성장하기 어렵다. 최종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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