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된 레드와인에서 발견되는데 송로버섯 향과 함께 나오는 향이다. 부르고뉴 지방의 라타쉬(La Tâche), 라 그랑드뤼(La Grande-Rue) 등 와인에서 확실하게 나타나며, 코트 드 본(Côte de Beaune)의 1등급 와인이나 병에서 오래 숙성시킨 코트 드 뉘(Côte de Nuits)에서도 나온다. 보르도 지방에서는 메를로가 오래되면 이 냄새가 나며, 오스트레일리아의 오래된 쉬라즈에서도 나온다.

머스크 즉 사향은 수컷 사향노루의 배와 배꼽의 뒤쪽 피하에 있는 향낭 속에 있으며, 생식기에 딸려 있고, 직경 4-5㎝의 원추형으로 이것을 잘라서 건조하여 상품으로 한다. 여기에서 머스크 향이 나온다. 수컷 사향은 번식기가 되면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방사하는 물질로 그대로 맡으면 역겨울 정도로 고린내가 나지만, 농도가 낮으면 노린내 비슷하게 풍기면서 상대를 끌리게 만든다. 그래서 옛날부터 사향은 사랑의 묘약으로 사용되어, “사람이 이것을 먹으면 밤을 새워도 쓰러지지 않고, 새벽이 되어도 아직 철근과 같도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사향은 호흡기능과 혈액순환을 도와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기 때문에 ‘우황청심환’, 일본에서 만든 어린이 경기약 ‘기응환(奇應丸)’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참고로, 현재 사향노루는 천연기념물(216호)로 보호받고 있다.

사향노루
사향노루

이 머스크 냄새를 풍기는 것은 사향 이외에도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사향쥐(Ondatra zibethicus), 호주 남부의 사향 오리(Biziura lobata), 아프리카 사향 고양이(Civettictis civetta), 사향 거북 (Sternotherus odoratus), 미국의 악어 등 여러 동물에서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온대지방의 안젤리카(Angelica archangelica), 열대지방의 머스크 멜로(Abelmoschus moschatus), 북아메리카 서부의 사향꽃(Mimulus moschatus), 호주의 사향나무(Olearia argophylla) 등 일부 식물에서도 사향 냄새가 나는 화합물을 생성하기 때문에 동물성 사향의 대체품으로 향수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천연 머스크는 19세기 후반까지 향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는데, 경제적, 윤리적 동기로 인해 요즈음은 합성 머스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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