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텡저의 오너 겸 와인메이커 ‘피에르 에마뉘엘 테탱저(Pierre-Emmanuel Taittinger)’는 최근 한 인터뷰(Le Figaro newspaper)에서 “영국에서 실수로 스파클링와인을 처음 만들어졌다.”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샴페인이 최초의 스파클링와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샴페인을 비롯한 스파클링와인은 과학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술이라서, 산업혁명의 끄나풀을 당긴 영국에서 탄생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 프랑스 사람 그것도 샴페인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스파클링와인의 탄생지를 프랑스가 아닌 영국이라고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에서 인정하는 가장 오래된 스파클링와인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산지명칭으로 ‘블랑케트 메토드 앙세스트랄(Blanquette Méthode Ancéstrale)’이란 와인이다. 이 와인은 랑그도크(Languedoc)의 리무(Limoux)에 있는 생틸레르(Saint-Hilaire) 베네딕트 수도원의 수도승이 1531년 문서에 모작(Mauzac)과 다른 품종을 섞어서 스파클링와인을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어서, 와인 병에 ‘1531’이라는 숫자를 큼직하게 써놓고 있다. 당시는 플라스크 형태의 둥근 병에 코르크마개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들은 한 수 더 떠서 동일한 베네딕트 수도승인 동페리뇽이 순례 중에 이곳 리무를 방문하여 스파클링와인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스파클링와인은 와인과 직접 관련 없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가장 중요한 요인은 1700년대 유리병 제조 기술이 향상되면서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유리병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1600년대에 석탄을 태워서 얻은 고열로 강한 유리병을 만들었고, 이때 나무통으로 수입된 프랑스 와인이나 자국의 와인을 유리병에 넣고 밀봉시키다가 실수로 스파클링와인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또 1662년 영국의 ‘크리스토퍼 메렛(Christopher Merret)’은 당분을 첨가하여 인위적으로 스파클링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기록하였기 때문에 스파클링와인은 영국에서 탄생했다고 보는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 1500년대에 우연히 재발효가 일어난 와인을 만들 수는 있으나, 이를 지속적으로 생산했을 리는 없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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