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메이저 DOCG급 와인들이 2월 2일부로 안테프리마(ANTEPRIMA) 시즌에 돌입했다. 절차대로 숙성을 마친 신상 와인들이 본 시즌에 줄줄이 발표회를 갖는다. 주로 이런 행사는 DOCG등급별 와인협회가 주관하며 이를 통해서 급부상중인 트렌드나 개별 와인이 내는 오감 특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쪼개고 조합하면 특정 와인의 10년 이후의 모습은 이렇게 변할 거란 단기 예측도 가능하다.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 1백 주년 맞다

▶끼안티 클라시코의 세기적 아이콘- 갈로 네로

▶그란 셀레지오네 탄생 10주년 의미

▶ UGA 공식출범

▶다양성과 서늘함의 콘트라스트- 그레베 인 끼안티 & 라다 인 끼안티

끼안티 클라시코 콜랙션의 행사장인 스타지오네 레오폴다 홀 로비에 설치된 ‘끼안티 클라시코 센추리’ 구조물
끼안티 클라시코 콜랙션의 행사장인 스타지오네 레오폴다 홀 로비에 설치된 ‘끼안티 클라시코 센추리’ 구조물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 1백 주년 맞다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의 안테프리마, 끼안티 클라시코 콜랙션이 지난 2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열렸다. 이번 회는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 창립 1백 주년 연도와 겹쳐 칼렌다는 자축행사로 빼곡히 채워졌다. 먼저 스타지오네 레오폴다 홀 로비에 설치된 ‘끼안티 클라시코 센추리’ 구조물이 축제 아우라를 띄웠다. 끼안티 클라시코 아이콘인 갈로 네로가 그려진 휠 주위를 14개의 가로 현수막이 간격을 둔 채 에워싸고 있었다. 각 현수막은 역대 및 현역 협회장의 프로필과 업적이 소개돼있었다.

협회는 회원이 자체적으로 결성한 원산지 옹호 단체의 효시를 이룬다. 그렇다면 왜 하필 끼안티 클라시코 일까? 20세기초 끼안티 와인 수요가 급자기 늘어나자 1716년 코시모 3세 토스카나 대공은 끼안티 특별 지구를 지정했다. 2백 년 뒤 그곳만으로는 넘쳐나는 수요를 충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일단 이탈리아 정부는 지역경계를 토스카나 주 전체로 확산하는 개정안을 공포하는 것으로 발등에 떨어진 불을 껐다. 이에 1924년 5월 33명의 포도 재배자 발의로 ‘끼안티 와인 및 원산지 표시 보호협회’를 발족했다. 코시모 3세 대공이 의도한 끼안티 경계선을 복구할 필요성이 시급했던 것이다. 이후 협회는 호칭을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로 변경했으며 회원수도 5백 명으로 불어나 규모나 회원수로 이탈리아 최고 와인단체로 부상했다.

끼안티 클라시코의 세기적 아이콘- 갈로 네로

끼안티 클라시코가 가는 지구촌 어디든 껌처럼 붙어 다니는 갈로 네로 마크도 백 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보통 블랙 루스터(Black Rooster) 혹은 검은 수탉으로 불리는 갈로 네로는 전쟁의 혼란에 휩쓸린 토스카나 중세와 인간의 상상력의 결합이 낳은 전설의 동물이다.

중세 실세인 피렌체와 시에나가 토스카나 중원의 정복자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가리기 위해 어느 날 쌍 방은 수탉이 새벽에 훼치는 것을 신호로 양측의 기사가 만나는 곳을 국경으로 한다는 조건을 내 건 말 레이싱을 벌인다. 이 내기에서 피렌체 측이 동트기 전부터 훼를 치게 훈련시킨 갈로 네로의 울음을 들은 피렌체 기사가 장거리를 완주해 조국 품에 승리를 안겨준다. 승리의 포획물인 마을 통치를 위임받은 레가 끼안티 동맹은 자신의 깃발에 갈로 네로를 새겨 넣었다.

1924년 협회를 설립한 회원들은 자신을 대표하는 문장에 새겨 넣을 상징이 필요했다. 마침 협회가 소속된 지역도 레가 끼안티 동맹과 일치했고 갈로 네로는 상징성과 부합했다. 초반기에는 협회로고로 사용하다가 2005년도에 이르면 끼안티 클라시코 등급을 대표하는 로고로 지위가 격상했다.

이후 갈로 네로는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무조건 자신의 마크를 부착해야 한다는 법적 지위 획득은 물론 상표등록을 거쳐 상표권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란 셀레지오네 타입 도입을 환영했던 9군데 와이너리가 ‘그란 셀레지오네 10년’ 이란 타이틀로 개최한 시음회에 출품한 와인들
그란 셀레지오네 타입 도입을 환영했던 9군데 와이너리가 ‘그란 셀레지오네 10년’ 이란 타이틀로 개최한 시음회에 출품한 와인들

그란 셀레지오네 Gran Selezione 탄생 10주년 의미

끼안티 클라시코 협회의 야심작, 그란 셀레지오네도 올해 생일 케이크에 초를 10개 올린다. 공교롭게도 이 타입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생산자 두 수도 협회 발기인처럼 33명이다. 초창기에는 호응도가 미지근했었는데 원인은 이미 고급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리제르바와 품질면에서 경계가 불문명한데 있었다. 그러나 10년 만에 169군데 와이너리가 그란 셀레지오네 라인업을 갖추었고 종류만 해도 213종에 달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웠다. 2022년 기준으로 전체 생산량 중 5%, 판매금액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2013년까지만 해도 안나타와 리제르바 타입이 전부였다. 전자는 과일과 바이올렛 계열의 꽃향기와 아로마에 활기를 불어넣는 산미의 상큼이 톡톡 튄다. 적당한 타닌감과 편안한 목 넘김이 미각에 어필한다. 반면 후자는 안나타의 캐릭터에 오크와 병숙성 기간을 연장해 얻은 복합미와 안정된 구조가 팬덤을 다졌다. 음식에 비교하면 팬에 구운 고기와 숯불에 익힌 바비큐의 차이라 할까.

그란 셀레지오네는 이탈리안 프리미엄 와인의 수직화에 대한 끼안티 클라시코식 대응이다. 2010년 대 이탈리아는 밭의 다층을 한 겹 씩 벗겨내 계층화된 자연과 품종의 순수함을 결합하려는 의지가 팽배했다. 그란 셀레지오는 산조베제 최소 함량을 90%로 올렸고 블랜딩 품종 목록에서 국제품종을 탈락시키고 토착종만 남겼다. 포도의 출처 또한 재배된 밭과 밭 소유자의 일치를 규정에 못 박아놨다. 그란 셀레지오네가 우리 감각이 느꼈으면 하는 특징은 뭘까? 음식으로 치면 삼계탕이라 하겠다. 푹 고은 닭 속은 다중적인 맛과 여러 재료의 조화로운 맛이 향연을 펼친다. 푹 고은 국물의 깊은 맛도 느껴진다.

개인이 느끼는 맛은 주관적이므로 세 타입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화학수치를 옮기도록 하겠다.

*불휘발분 extract- 와인의 무거움과 씹는 듯한 식감을 주는 성분. 바디를 측정하는 기준
*불휘발분 extract- 와인의 무거움과 씹는 듯한 식감을 주는 성분. 바디를 측정하는 기준
UGA 도입 이전과 이후. 기존의 8개 마을체제에서 11군데로 핵분열했다
UGA 도입 이전과 이후. 기존의 8개 마을체제에서 11군데로 핵분열했다

UGA (Additional Geographic Units) 공식출범

지난 2년 동안 안테프리마를 지속적으로 달군 이슈는 UGA다. ‘추가적 지리단위’란 뜻으로 골자는 8개 마을이 생산단위인 기존의 끼안티 클라시코 체제를 11개로 나눈 거다. 2021년에 협회원 만장일치로 통과된 UGA안은 심사기간을 거쳐 2023년 7월 1일 부로 효력이 발생했다. 일단 그란 셀레지오네 타입에 한 해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안나타와 리제르바는 DOCG등급이 규정한 대로 만들어진다. 면적(6800헥타르)도 변함없다. 끼안티 클라시코 생산자가 8군데 UGA에 자신의 소유로 등록돼있는 밭에서 자란 산조베제(블랜딩 할 경우 산조베제 90 %, 토착품종 10%)를 30개월 이상 숙성했으면 라벨에 UGA를 표시할 수 있다. 단 세 군데 UGA(몬테피오랄레, 바리아리, 라모레)는 규정이 확정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동등한 자격을 누릴 수 있다.

다양성과 서늘함의 콘트라스트- 그레베 인 끼안티 (Greve In Chianti) 대 라다 인 끼안티 (Radda In Chianti)

양일간 치러진 안테프리마 행사는 211군데 와이너리의 537종류의 와인이 출품됐다. 타입별로 들자면 안나타 2백여 종, 리제르바가 172종, 그란셀레지오네가 151종이다. 젖 먹은 힘을 다한다 해도 개장 시간 내(오전 10시-오후 6시)에서 시음노트를 적어가며 전량을 소화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여 필자는 갈로 네로의 활약으로 피렌체 영토로 편입된 네 군데 마을 중 두 군데만 선택적으로 시음하기로 했다.

다채로운 지질시대와 미세기후의 덕후- 그레베 인 끼안티

앞의 UGA이전과 이후 지도 참고. 우측 맨 상단에 위치 피렌체에서 단 30분내에 도달 가능한 와이너리가 여럿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마을이다. 끼안티 클라시코에서 크기로 순위를 정할 경우 16940헥타르로 가장 넓고 등급에 등록된 밭 면적 순위는 1285헥타르(18.9%)로 두 번째로 넓다. 경관을 결정하는 숲과 올리브 밭의 면적도 각각 11,560 헥타르와 1,550헥타르를 차지해 녹색환경도 뒤지지 않는다. 그레베 인 끼안티에 소재하는 와이너리는 114군데며 카스텔로 디 베라차노, 비냐마조, 빌라 칼치나이아, 카스텔로 비끼오 등 글로벌급 와이너리가 포진하고 있다.

그레베 인 끼안티 지도-우측 황색 부분이 몬테 델 끼안티산. 그레베 강과 페사 강 유역에 포도밭 밀도가 높다
그레베 인 끼안티 지도-우측 황색 부분이 몬테 델 끼안티산. 그레베 강과 페사 강 유역에 포도밭 밀도가 높다

덩치가 크다 보니 미세기후와 지질대가 교차해 UGA적용할 때 메스질을 많이 당했다. 특히 몇 km차이로 자연변화가 심한 남서부 일대는 세 군데 UGA로 쪼개졌다.

그레베 인 끼안티 지도를 보면 북남을 관통하는 몬테 델 끼안티 산이 포도밭 밀집도와 토양질을 좌우한다. 산 서쪽, 북서부에서 남동방향으로 흐르는 그레베 강과 남서쪽 경계와 물줄기 방향이 같은 페사 강둑을 따라 인가와 포도밭이 늘어서있다. 그레베 강둑을 따라 몬테피오랄레, 그레베 인 끼안티 마을, 라모레 마을이 도열하고 있다. 페사강 유역에는 판자노가 위치한다. 연평균기온이 영상 14도, 몬티 델 끼안티 산 일대는 영상 13도로 내려간다.

산 동편은 사암으로 이뤄진 마치뇨(macigno) 토양으로 표토가 얕고 땅이 딱딱하게 굳어있어 밀도가 희박하다. 그레베 강 상류 쪽은 이판암(셰일)과 실라노 포메이션 토양이 번갈아 나타난다. 이판암은 점토, 진흙, 석회석 층이 서로 섞이거나 단독으로 굳어졌다. 일단 표면에 돌출하면 공기와 접촉하여 가로방향으로 얇게 부서진다. 이를 갈레스트로(galestro)라 하는데 산조베제가 좋아하는 토질이다. 실라노 포메이션은 주성분이 점토와 석회석이나 점토 비율이 약간 높다. 굳기는 알베레제(석회석과 점토가 굳어서 형성된 암석) 보다 무르다.

한편 남서쪽의 몬테피오랄레 마을 포도는 석회와 점토가 단단히 결합한 알베레제(alberese) 토에 뿌리를 내린다. 이곳 알베레제는 황톳빛 결이 빗금처럼 보이는데 이판암이 뚫고 들어가 굳은 결정이다. 남서쪽 페사 강 우안에 자리 잡은 판자노 마을은 ‘혼잡한 복합성(Caotic Complex)’으로 정의될 만큼 피에트라포르테, 이판암, 실라노 포메이션, 알베레제가 뒤섞여 있다. 피에트라포르테는 사암의 일종이지만 석회석이 섞여있어 결합이 느슨해서 배수력이 좋다. 해발도 최저 110미터, 최고 465미터로 고도차가 심하다.

남동부에 자리 잡은 라모레 마을은 외지고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 한때는 와인비평가들로부터 저평가 받았다. 그러나 요즘은 척박함이 되려 호재로 격상했다. 몬티 델 끼안티 서쪽에서 갈라져 나온 산자락에 자리 잡은 95헥타르 남짓한 밭을 8군데 와이너리가 경작하고 있다. 평균고도가 500미터에서 625미터 사이며 가장 높은 곳은 715미터로 고저가 심하다. 특이한 것은 밭이 계단식이고 나무는 과일나무 자라는 형태로 수형을 잡는 알베렐로로 가꾸었는데 남이탈리아나 섬 주민이 경사가 심한 곳을 개척할 때 적용하는 경작법이다. 숲 면적이 750헥타르로 밭보다 7.8배나 넓어 저온 유지에 기여를 한다. 완숙이 늦게 도달해 수확시즌이 가장 늦은 산지로도 손꼽힌다.

한때는 사암(마치뇨) 토양이 향기로운 이리스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이리스 화훼농이 번창했었다. 사암토는 pH 7.54로 알칼리성이며 꽃 뉘앙스를 강조하는 자질을 지닌다. 색상이 옅은 루비색을 띠며 구조감보다는 우아함과 밸런스로 어필하고 있다.

필자가 시음한 그레베 인 끼안티 와인 중 시음노트를 공유하도록 하겠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2021 -Le Fonti 와이너리(판자노 소재)

산조베제 90%, 카베르네 소비뇽 5%, 메를로 5% 블랜딩 했다. 라즈베리, 장미, 달콤한 체리, 스파이시의 경쾌한 향기가 어우러진다. 어린 산조베제의 표상인 상큼함, 순한 타닌, 심플함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리제르바 2021- 일 모리노 디 그레이스 와이너리( Il Molino di Grace, 판자노 소재)

체리, 장미, 딸기쨈, 라즈베리 쨈, 바이올렛등 잘 익은 산조베제의 농후함이 돋보인다. 드라이한 맛과 밀도 있는 타닌 짜임새가 응집된 맛을 발산한다. 타닌이 결을 세우고 있으나 떫은맛이 순하고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식감이 만족감을 고양한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그란 셀레지오네 2018- 란초라 와이너리(Lanciola)

산조베제 100%. 감초, 발삼, 흙, 매콤한 향기, 농익은 검붉은 과일이 감각을 매혹한다. 완숙한 타닌이 지닌 부드러움이 입안을 감싼다. 밸런스 잡힌 산미가 경쾌한 분위기를 이끌며 향기의 여운을 오래 끈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리제르바 2019-아꽈다차 와이너리 (Acquadiaccia, 판자노 소재)

산조베제(90%), 카나이오로(10%) 블랜딩. 농익은 체리, 라즈베리, 스파이시, 정향, 흑자두, 블랙베리가 감미롭다. 산미가 원만하며 입안이 지속적으로 촉촉하다. 중상보디와 조밀한 감의 타닌이 집중도를 배가시킨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그란 셀레지오네 2019-궤르차벨라 와이너리(Querciabella)

산조베제 100%. 감초, 발삼, 은은한 바이올렛, 말린꽃 부케가 사랑스럽다. 나이로 봐서는 젊지만 타닌과 산미의 밸런스가 출중하며 깊은 풍미도 겸비했다. 타닌의 말리는 느낌이 적어 와인이 부드럽게 목을 적신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그란 셀레지오네 테라제 디 산 레오리노 2020- 폰토디 와이너리(Fontodi, 판자노 소재)

산조베제 100%. 힘과 강한 개성, 날카로움을 겸비한 와인이다. 아니스, 오크향, 블러드 오렌지, 바이올렛, 블랙 베리의 농후함이 깊은 울림을 남긴다. 타닌의 날이 섰으며 혀로 굴릴 때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풀보디의 강건함, 촘촘한 타닌이 중후함을 주나 강렬한 산미가 무거운 느낌을 걷어준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그란 셀레지오네 라모레 2015-이 파브리 와이너리 (I Fabbri, 라모레 소재)

산조베제 100%. 밭 고도가 450-650미터 상공에서 머무는 서늘한 기운을 품고 있다. 혈액, 철, 숲의 습기 찬 내음이 강하지만 잠시 놔두면 말린 꽃 부케가 은은하게 퍼진다. 타닌과 접촉 할 때 느낌은 여리지만 빈틈없이 짜이고 다듬어진 조밀함이 느껴진다. 산미는 스피디하게 번지며 입안에 싱그런 과일향을 남긴다.

북 이탈리아의 서늘함을 토스카나에 담은 라다 인 끼안티

라다 인 끼안티 지도-북부의 포조 궤르차 벨라산과 북동부의 몬테 델 끼안티산이 미세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라다 인 끼안티 지도-북부의 포조 궤르차 벨라산과 북동부의 몬테 델 끼안티산이 미세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앞의 ‘UGA이전과 이후’지도 참고. 그레베 인 끼안티 남쪽에 위치 라다 인 끼안티는 북쪽에 솟아오른 해발 848미터의 포조 궤르차벨라 산을 사이에 두고 그레베 인 끼안티 남부와 접경하고 있다. 동쪽에 버티고 있는 몬테 델 끼안티산과 협력해 평균 기온을 13.5도까지 떨어트린다. 숲 면적이 6100헥타르(13.4%)로 높다는 점도 저온과 비교적 높은 습도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해발고도는 최저가 300미터, 최고는 675미터다. 서늘한 기온은 올리브 식재율을 낮추어 면적 대비 올리브 밭 비율이 5.8%(400헥타르)로 8개 마을 중 가장 낮다.

다섯 가구도 안 되는 외진 마을이 많아 이농현상이 심각했던 1960년대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조차 지워진 적이 있었다. 1980년대 접어들어 피안 달보라, 카스텔베키, 비냐베끼아, 카스텔로 디 볼파이아, 몬테베르티네 같은 와이너리가 선전하면서 와인 산업이 활성화된다. 현재는 42군데 와이너리가 578헥타르 밭을 경작하며 생산 규모로 봤을 때 중소규모 급 가족 오너가 다수를 차지한다.

포도밭은 페사강 좌안과 라다 인 끼안티 마을 남쪽에 무리 지어 있다. 두 지역은 실라노 포메이션 토양대에 놓여있다. 특히 페사 강 우안과 라다 인 끼안티 마을 남부는 바리컬러드 이판암(Varicolored shale)이 나타난다. 이판암에 속하나 빛깔은 붉은빛과 보랏빛이 섞인 혼색을 발한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2020 – 일 바르렛타이오 와이너리 ( Il Barlettaio )

산조베제 100%. 체리, 장미, 라즈베리 향의 순수함과 바이올렛, 블러드 오렌지의 감미로움이 동시에 솟아난다. 잘 짜인 구조의 반듯함이 돋보이고 미각을 붙들어 매는 집중도가 상당하다. 신선한 산미는 미각에 생기를 돌게 하며 상큼한 쾌감을 준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2022- 포데레 테레노 와이너리 (Podere Terreno)

산조베제 100%. 로즈마린, 타임의 톡 쏘는 허브, 버터캔디의 달콤함 , 블러드 오렌지, 시나몬이 향연을 벌인다. 쓴 맛에 감도는 미네랄에 감칠맛이 느껴지며 산미가 어우러져 유쾌한 여운을 남긴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2020-발 델레 코르티(Val Delle Corti) 와이너리

산조베제 95%, 카나이올로 5% 블랜딩. 체리, 장미, 라즈베리, 바이올렛, 감초, 시나몬 향의 조화로움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균형 잡힌 바디는 안정감을 주며 강렬한 산미는 쾌감을 준다. 날을 세운 타닌은 다소 어린 느낌을 주나 입안에 구르는 듯한 식감을 지닌다.

끼안티 클라시코 Docg 그란셀레지오네 일 소라티오 2010 -카스텔로 디 알보라(Castello di Albola) 와이너리 산조베제 100%. 산도는 서늘한 산 기운이 서려있어 적 과일의 아로마가 더욱 농염해진다. 14년을 묵혔으나 가죽, 타바코, 타르 같은 전형적인 숙성부케가 산조베제 천연향을 지우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적당한 보디감은 잘 짜인 타닌의 조직을 그대로 드러낸다. 타닌이 다른 성분과 잘 어우러져 있는 듯 없는 듯하면서도 입안 깊숙한 곳으로부터 긴장감이 전달된다.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Langhe Wines Ambassador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