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가파도의 청보리밭

2019년이 왔다고 마음이 한창 들떴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4월입니다. 봄이 왔건만 아직은 찬 공기가 더 익숙한 요즘 그래도 창밖의 햇살 아래 개나리 꽃은 화사함을 뿜으며 만개하기 시작합니다.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오는 자연의 생명력은 항상 경외스럽습니다.
얼마 있지 않으면 우리나라 남쪽 가파도에는 청보리가 한창 차가운 공기의 끝을 알리며 바람에 나부낄 테지요.

2년 전 이맘때 즈음 그 남쪽 섬에 있었네요, 바람에 흔들리는 청보리를 바라보며 작은 소원을 빌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렇지만 분명 무언가 바램을 담았겠지요.
작년 이즈음에는 한참 제주에서의 사진으로 전시 준비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빗개". 이때도 매일 기도를 하며 나의 바람을 절실하게
외쳤었습니다. 전시를 잘 치르게 해 달라는 바람이었겠지요.

오늘의 나는 어떤가?  이 질문을 나에게 던져보니 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때의 그 열정은 어디로 갔을까?  2년 전의 저 발걸음을 지금도 걷고 있는가? 물론 조금씩 여전히 나아가고 있지만 항상 갈증이 남는 건 내 욕심과 과거에 대한 집착일까요?

과거를 돌아 본다는 것,
저에게는 다시금 새로운 변화를 향해 도전하고 부딪히라는 외침인 것 같습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과거를 돌아볼텐가요?
4월 한 달 멋진 매일매일을 보내길 응원합니다.
 

▲ 유별남 작가

사진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가장 원하는 세상의 조각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사진에 담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히말라야의 거대함, 사막의 뜨거움, 거친 계곡들 속에서도 인간의 가장 순수한 순간을 담아내는 작업은 거침없이 오지를 누비는 모습과는 다르게 무척 정적이고 시적이며 세계 속에서 체득한 사진을 전시회와 출판을 통해 세상에 풀어놓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유별남 yoobeylnam@gmail.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