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도 공급 과잉에 따라 미국 와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17일, CNN 등 외신은 와인 가격이 캘리포니아 포도의 공급과잉에 힘입어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와인에 대한 수요 감소도 맞물려 가격의 하락은 3년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 와인사업부의 설립자 '롭 맥밀런(Rob McMillan)'은 미국 와인 소비자들은 20년 만에 최고의 와인 소매 가치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여기에는 포도가 너무 많다"며 북부 캘리포니아의 포도밭은 2016년 수천 에이커의 새로운 포도들을 심기 시작했고, 보다 효율적인 수확 방법으로, 포도 수확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와인을 만들기에는 좋은 상황일 수 있지만, 이러한 생산량을 뒷받침할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남는 포도는 결국 낭비하게 된다고 했다.

제프 비터 얼라이드 그레이프 재배업체 사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잉여 포도가 브랜디나 포도 농축액으로 사용되는 2차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시장은 전형적으로 포도 생산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수익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비터는 현재의 공급과잉 주요 원인으로 "와인 출하량의 둔화와 2018년 포도 수확량의 큰 증가 때문"이라고 꼽았다. 그는 "포도 농사 초기 계획 단계부터 와인을 시장에 내놓는 데까지 최대 5년이 걸리기 때문에 향후 수요에 대한 타격은 매우 복잡하다. 시장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캘리포니아 재배업자들은 에이커의 덩굴 생산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밀런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와인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와인 생산이 줄지 않는 한 균형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나파에서 먼저 발견되었으며 이어 캘리포니아의 다른 프리미엄 지역에서도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포도 가격이 안정되려면 적어도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지난 1월 와인&스피리츠 리서치 업체 IWSR에 따르면, 와인 소비가 2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더 많은 미국인들이 술과 마실 준비가 된 칵테일로 눈을 돌렸다고 보고한 바 있다. 

맥밀런 회장도 "업계도 당연히 우려해야 한다. 우리가 수천 년간 소비자와 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며, 지난 30년 동안 와인 판매를 주도해 온 붐 세대들도 영원하지 않다"라며 IWSR의 보고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공급과잉은 소비자 수요의 침체와 함께 와인과 포도를 할인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와인 소비자들은 2020년에 전례 없는 와인가격을 보게 될 것이며, 이를 모두 사들여야 할 것"이라 전했다.

이러한 미국 와인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이 국내의 와인 소비시장에도 반영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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