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국내 스틸 생수에 대해 분석을 했고, 이번 주는 국내 탄산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올해 국내 탄산수 부문엔 다이아몬드 스파클링, 초이스엘 제주 스파클링, 초정 탄산수, 스파클링 아일랜드, 미네마인 스파클링, 씨그램 플레인 이상 6종의 워터가 출품했다.

평가항목은 국내 스틸 워터와 마찬가지로 시각(투명도, 거품 정도), 후각(냄새), 미각(청량감, 풍미, 신맛, 무게감, 구조감, 부드러움, 균형감, 지속감), 라벨 정보, 총체적인 품질 등 13가지였다.

스틸과 평가항목이 다른 점은 탄산수는 거품이 많을수록, 거품의 지속성이 길수록 거품 정도의 점수가 높다. ‘부드러움’ 항목에선 탄산수의 경우엔 탄산감이 거칠고 자극적인지, 부드럽게 톡톡 터지는지도 부드러움에 영향을 준다. 지속감은 물의 탄산이 지속적으로 잔과 입에 남아있을 때 점수가 높다. (자세한 건 소물이에 24화부터 26화까지와 저번 화를 참고)

국내 탄산수 시장은 최근 5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0kcal’, ‘건강’, ‘다이어트’의 키워드와 탄산수가 만나면서, 2010년 100억도 안되던 시장 규모가 이제 1,000억이 넘는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 먹는샘물로 만든 트레비 탄산수와 트레비 플레인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이는 사실 트레비가 이끌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트레비는 국내 탄산수에서 거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플레이버를 가미한 제품들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먹는샘물로 만든 프리미엄 트레비 탄산수를 출시하여, 플레인 탄산수 이후의 시장까지 준비하는 모습이다.

내가 사람들에게 블라인드로 국내 탄산수를 테이스팅해보면, 테이스팅 전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트레비가 가장 맛있는 탄산수라고 생각할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이미지가 좋다.

하지만 테이스팅을 해보면, 강한 탄산에 비해 무게감이 적고, 탄산의 지속성이 낮아 금방 거품이 사라진다. 이번 품평회에는 아쉽게도 트레비가 출품되지 않았다.

▲ 휘오 다이아몬드 탄산수 <사진=해태음료>

올해 품평회 국내 탄산수 부문은 해태음료가 생산하고, 코카콜라가 유통하는 “먹는샘물로 만든 휘오 다이아몬드 스파클링 워터”가 주요 항목에서 모두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종합 평균점수 1등을 차지했다.

사실 품평회는 점수를 매겨 우열을 가른다. 물론 점수가 높다고 꼭 ‘맛있는 물’이라고 볼 수는 없다. 짜지 않으면 점수가 높고, 시지 않으면 점수가 높고, 탄산이 강할수록 점수가 높은데, 꼭 이 항목들에선 ‘점수가 높다'고 '맛있다’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량감, 지속성, 균형감 등은 부문 상관없이 공통으로 해당하는 부문이다. 청량감은 높을수록 좋으며, 지속성도 마찬가지다. 균형감 같은 경우에는 하나의 특별한 특징을 가진 생수는 아쉽게도 점수가 낮겠지만, 크게 보면 One-Tool 워터(충분한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선 특별한 상황에만 마시길 권장하는 워터)로 전락할 수 있다.

이번 품평회에선 초이스엘 제주 스파클링과 초정탄산수가 휘오 다이아몬드 탄산수 밑을 바짝 쫓았지만, 올해는 휘오 다이아몬드 탄산수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초이스엘 제주 스파클링 <사진=롯데마트>

특히 초이스엘 제주 스파클링(초이스엘 마이 스파클링과 다른 물이다)은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그래도 PB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올해 평가했던 국내 탄산수 부문의 특징은 먹는샘물로 만든 탄산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해외처럼 천연 탄산수가 성장하고 있진 않지만, 탄산수 시장이 크게 성장했던 2014년, 2015년과 비교해 정제수로 만든 인공 탄산수보다 먹는샘물로 만들어진 인공탄산수 제품이 많이 출시됐다.

기존에 정제수를 기반으로 인공탄산을 주입해 만든 트레비 플레인, 디아망, 씨그램, 스와이스, 초이스엘 플레인과 더불어서 최근에는 먹는샘물로 만든 트레비, 휘오 다이아몬드 탄산수, 초이스엘 제주, 스파클링 아일랜드, 미네마인 탄산수, 용암해수로 만든 프라우 탄산수 등이 있다. 천연탄산수는 초정탄산수를 비롯해 초정 광천수 수원지 근처에서 생산하는 피코크 스파클링 워터, 오라클 탄산수 등이 있다.

내년에는 모든 국내 탄산수들이 출품하여, 각 탄산수들만의 특징들을 비교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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