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 노트 여섯번째 주인공 '깻잎' <사진= Mikes Photos>

우리가 ‘허브’라는 것을 생각할 때, 보통 바질과 파슬리 등과 같은 양식에 자주 사용되는 허브를 떠올리며 허브=양식에 들어가는 식재료'라는 의도치 않은 고정 관념을 갖게 된다. 굳이 서양 음식뿐만이 아닌 남아메리카 지역에 자주 사용되는 ‘고수’나 중동에 자주 사용되는 ‘마저럼’도 있지만 유독 한국의 개성이 담겨 있는 허브는 쉽사리 떠올리지 못한다. 그럼 한국을 대표할만한 ‘허브’는 무엇이 있을까? 이번 허브 노트의 주인공은 ‘깻잎’이다.

깻잎은 들깨속 식물인 들깨의 잎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깻잎의 영어명을 설명할 때 실수 하는 점이 있다면 바로 ‘Sesame Leaf'라고 말하는 점이다. 보통 우리가 깨를 ’Sesame'이라 부르기 때문에 이를 혼동하고 있는 것인데 ‘참깻잎’은 엄연히 말해서 식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먹는 깻잎은 들깨이므로 ‘Perilla Leaf'라고 말하는 것이 올바르다.

사전에서도 'Perilla Leaf'와 더불어 우리가 먹는 깻잎을 ‘Korean perilla'라고 말하는데 깻잎이 ’한국의 맛‘중 하나라고 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외국에서도 깻잎은 한국의 허브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그리고 한반도에서 자라는 깻잎의 맛과 식감을 설명하자면 ‘까끌까끌한 표면의 강렬한 맛’일 것이다. 고수에 밀리지 않게 정말로 향이 강력하다. 하지만 깻잎이 우리에게 거부감이 없는 이유는 깻잎에 풀 특유의 쓴맛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 감자탕 속 돼지 등뼈의 잡내를 없애기 위한 재료로 깻잎을 사용한다. <사진= Matt@PEK>

일단 향이 강하기 때문에 보통 잡내를 잡으려는 방법으로 자주 깻잎을 사용하는데 대표적으로 돼지의 등뼈 냄새를 잡기 위한 감자탕, 아니면 곱창 볶음에서도 심심치 않게 자주 사용된다.

매력적인 점을 또 하나 뽑자면 건강과 관련되 효능에 있다. 철분이 풍부한 깻잎은 빈혈을 예방하고 피톨이라는 성분이 병원성 균에 면역 기능을 강화해준다는 점. 여러모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허브다.

흔히 외국인들이 깻잎을 싫어한다고 알고 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맛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여지가 없지만 그러기에는 고수도 호불호가 갈림에도 충분히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어필되는 점이 있다. 싫어한다기보다는 외국인들의 문화에 깻잎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가 크다.

▲ 깻잎과 비슷한 허브로는 일본의 '시소(Shiso)'가 있다. <사진= rieh>

예를 들어 같은 민트 과에 속하고 일본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시소’라는 허브가 있다. 비슷한 맛이지만 깻잎보다 크기가 작고 향의 강도가 덜하며, 초밥 혹은 롤에 시소를 넣어 외국인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깻잎이 풀어야 할 숙제는 우리가 흔히 추구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의 요리 속에 잘 스며들만한 방안을 찾는 것이다.

깻잎 FUN FACTS 노트

▲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마니푸리 음식인 '싱주(Singju)'는 로스팅한 들깨 씨를 이용한다. <사진= pushiba18>

01. 깻잎을 주인공으로 요리에 사용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쌈, 깻잎 김치, 부각, 전등 다양하게 있는 한식 요리법에 비해 외국에서의 사용은 찾기 힘들 정도로 한정적이다. 보통 들깨의 씨를 볶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대표적인 예로는 인도식 샐러드 ‘싱주(Singju)'. 네팔은 씨를 소금, 고춧가루. 토마토와 함께 갈아 처트니에 사용한다.

02. 깻잎 맥주가 존재한다. 이탈리아 밀란에 위치한 ‘빌리피치오 람브라테(Birrificio Lambrate)’ 양조장에서 만든 '람브라테 K-비어(Lambrate K-Beer)'가 그 주인공이다. 스트롱 에일 맥주인데 깻잎의 향이 그대로 남아있고 아로마 맥주로써도 부담스럽지 않다는 평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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