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갼은 포도를 보고 ‘용의 눈’을 연상하여 이름을 붙인 것으로, 중국남부에서 많이 나오는 ‘롱갼’이란 과일(Dimocarpus longan)과는 다른 것으로 포도 품종 이름이다. 롱갼은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에 속한다. 중국에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히 추적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800년 전부터 재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요즈음은 닝샤 후이족 자치구(宁夏回族自治区), 산시성(山西省), 허베이성(河北省), 산둥성(山东省) 등에서 식용으로 많이 보인다.
롱갼은 잎이 늦게 나오고 덧눈이 잘 발달되어 있다. 늦서리에 강하고 생산성이 좋아서 중국 북부 지방에 널리 퍼져있다. 만생종으로 과육이 단단하고 줄기도 튼튼해서 저장 중에도 포도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고대 중국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롱갼을 선호하여 널리 퍼지게 되었다. 게뷔르츠트라미너와 같이 익으면 색깔이 핑크빛으로 된다. 포도알 평균 무게는 7-8g(카베르네 소비뇽의 5배)이며 당도와 산도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서 식용 포도로 식용 포도로 환영을 받고 있다.
이 포도는 중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어서, 1979년 그레이트 월(Great Wall, 長城) 와이너리(COFCO 소속)에서 중국 최초의 드라이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롱갼을 선택했다. 이 와인은 중요한 포도산지인 허베이성(河北省)의 화이라이현(怀来县)에서 생산되었다. COFCO(중국 국영 식품 가공 지주 회사)의 확고한 유통망 덕분에 '그레이트 월의 드라이 화이트'는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되었고, 프랑스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또 그레이트 월 와이너리는 수년 간 롱갼 포도밭을 조사하여 오래된 포도나무(100년 이상)를 발견하였다. 이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바이 니안 라오 슈(100년된 포도나무)’라는 이름으로 내놓기도 했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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