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는 포도 수확 전에 혜성이 나타나면 풍년이 든다는 소문이 있다. 혜성이 이상적인 날씨를 만들어 최고의 빈티지가 된다는 설이다. 그리고 1811년부터 1826년, 1839년, 1845년, 1858년, 1861년, 1985년, 1989년 최고의 빈티지는 실제로 혜성의 등장과 일치한다. 물론, 혜성이 포도재배에 영향을 끼친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이 설은 여전히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혜성 와인(Comet wine)’이란 용어는 혜성이 나타난 해의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묘사하는 데 사용된다. 최고의 빈티지라고 하는 1811년은 혜성의 출현과 일치한 해로 가장 유명하다. 1811년 산 ‘샤토 뒤켐(Château d'Yquem)’은 로버트 파커가 1996년에 맛을 보고 뛰어난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하면서 100점을 주었고, 2011년에 경매에서 75,000파운드에 팔린다. 또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의 1811년 빈티지는 뵈브 클리코가 찌꺼기 제거 방법을 처음으로 개발하여 진정한 현대 샴페인을 완성시킨 것이다.

1810년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 왕녀인 마리 루이스와 재혼하고 대망의 아들을 얻었을 때도 1811년이다. 그 해의 포도로 만든 코냑 역시 최고의 품질이었다. 이때부터 1811년을 기념하기 위해 라벨에 별의 이미지(★★★)를 표시를 하고 있으며, 각 업자들은 황태자의 탄생과 풍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비교적 자신 있는 제품에 ‘나폴레옹(Napoleon)’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있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