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과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있지만, 이를 불법적인 돈벌이의 수단으로 악용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2023년에는 세계에서 어떤 다양한 ‘와인 사기 및 사건’들이 존재했을까?


“10억 원대 규모 사기” 저렴한 스페인 와인, 프랑스산으로 둔갑

지난 2월, 대형 와인 사기 중 하나로 추정되는 35,000 헥토리터의 스페인 와인이 유조선을 타고 프랑스로 반입되었다. 이는 약 460만 병의 와인과 맞먹는 양으로, 적어도 그중 일부는 ‘보르도’라는 이름으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

프랑스 와인매체 비티스피어에 따르면 부과된 총 벌금은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 3,844만 원)를 초과하며 유죄 판결을 받은 두 명은 징역형을 받았는데, 한 명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0%, 다른 한 명은 징역 20개월에 집행유예 50%를 선고받았다. 현지 뉴스 보도에 따르면 두 명 모두 집에서 전자태그를 달고 복역하게 될 예정이다.

이러한 와인 사기 행각은 지난 2013년, 흉작이 발생하면서 한 와이너리의 영업 매니저가 주문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와인 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일부 병에는 L 당 단 몇 유로에 구입한 스페인 와인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와인들은 보르도 생테밀리옹, 포므롤, 생 줄리앙, 마고 와인으로 판매되었다. 나머지 와인들은 프랑스산 테이블 와인으로 판매되었는데, 여전히 스페인 테이블 와인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

Confédération Paysanne de la Gironde의 변호사 프레데리크 조르주(Frédéric Georges)는 소송 과정에서 이러한 와인 사기가 “보르도 와인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었다”라고 말하며 “이것은 양과 돈 측면에서 보르도 와인과 관련된 역사상 큰 사기 중 하나이다”라고 전했다.


영국 와인 투자 사기꾼, 노인 상대로 172억 원 규모 사기 행각 벌여

지난 4월, 영국의 사기꾼 케이시 알렉산더(Casey Alexander)는 1,300만 달러(한화 약 172억 2,370만 원) 규모의 가짜 와인 및 위스키 사기를 자백한 후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알렉산더는 윈저 존스(Windsor Jones), 찰스 윈(Charles Winn) 그리고 빈티지 위스키 캐스크(Vintage Whisky Casks)라는 세 개의 회사를 설립하여 미국 노인들의 전화번호를 확보한 뒤 사기 전화를 걸었다. 당시 윈저 존스 웹사이트에서는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즐거움을 제공하는 보르도 투자 등급의 훌륭한 와인을 구매 및 판매한다”라고 홍보했다. 또한, 그는 로난 세이번 MS(Ronan Sayburn MS)이 보르도 1등급 와인과 최고의 빈티지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허락 없이 웹사이트에 사용했으며, 세이번은 해당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한 피해자는 오하이오 출신의 89세 남성으로 그는 희귀한 스위트 와인에 투자하고 프랑스 보관 창고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30만 달러 이상을 송금했으며, 다른 피해자는 중국에서 와인을 판매함으로써 최대 4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을 받은 후 8만 5,000달러를 알렉산더에게 송금했다. 이러한 피해자는 수십 명의 노인 투자자로 모두 돈을 송금했지만 수익을 받지 못했다. 또한, 피해자들이 돈을 회수하려고 시도하면 무시하거나 다양한 변명을 받아야만 했다.

알렉산더의 사기 행각은 89세의 남성이 현지 경찰에 신고하고 FBI에 알리며 발각되었으며, 수사관들은 함정수사를 통해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아예 모르고 일을 수락했던 알렉산더의 직원을 이용하여 유인한 뒤 작년 6월 14일 체포했다. FBI는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사기로 기소된 한 남성을 선택하여 준형을 받는 대신 잠재적인 투자자 역할을 가장하도록 유도했다.

알렉산더는 사기 계획을 시인하였으며, 판사는 그에게 7월 선고를 받기 전 영국으로 잠시 돌아갈 수 있도록 허가하였다.


와인 22억 원 어치 훔친 ‘강도 커플’, 징역 4년형 선고

지난 3월, 스페인에 위치한 미쉐린 3성 레스토랑에서 170만 달러(한화 약 22억 원)의 와인을 훔쳤던 강도 커플이 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아트리오의 공동 소유주 호세 폴로(José Polo)는 도둑들이 그들의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커플 행세를 하는 등의 전문적인 수법을 사용했다고 말하며 “그들은 프로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커플은 카세레스에 위치한 미쉐린 2성 레스토랑 ‘아트리오(Atrio)’에서 1806년산 샤토 디켐을 포함한 천문학적으로 비싼 와인 수십 병을 훔쳤으며, 여성은 위조 스위스 여권을 사용하여 고급 호텔에 체크인한 뒤, 아트리오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와인 셀라를 둘러보는 투어를 진행했다. 그리고 새벽 2시에 여성은 프런트에 전화를 걸어 룸서비스 음식을 주문했고, 잠시 직원이 주문을 위해 프런트 데스크를 비운 사이 남성이 전자 열쇠를 훔쳐 와인 저장고에 들어가 훔친 뒤 도망쳤다. 해당 커플은 9개월 후 몬테네그로와 크로아티아 국경에서 체포되었다.

레스토랑 측은 도둑맞은 와인을 회수하지 못했으며, 보험사로부터 75만 3,000유로(한화 야 10억 원)를 보상받았다. 폴로는 “그들은 우리의 많은 노력으로 만든 유산과 역사를 훔쳤다”라고 말하며 “마치 우리에게 협박하고, 재갈을 물리고, 때린 것과 같을 정도로 우리는 엄청난 슬픔을 느낀다. 가장 나쁜 것은 돈과 물건을 훔친 것이 아닌 우리가 가지고 있던 역사를 가슴에서 뜯어낸 것이다”라고 전했다.

법원은 무장 강도 혐의로 여성에게 징역 4년, 남성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보험사에게 보험금인 75만 3,000유로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美 와인 회사, 불법 '수중 숙성' 적발... "고급 와인 전량 폐기 처리"

고급 와인을 들여 바다에서 불법으로 ‘수중 숙성’을 한 뒤 재판매했던 와인 회사가 적발되었다.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지역검사사무소(the Santa Barbara District Attorney)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와인 회사 Ocean Fathoms가 수중 숙성하고 있던 약 2,000병의 와인과 다른 술들이 압수된 뒤 전량 폐기처분되었다.

해당 회사는 수중에서 숙성한 고급 와인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주류 판매 면허나 미국 수역에서의 제품 배출 허가가 없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립자인 에마누엘 아자레토(Emanuele Azzaretto)와 토드 한(Todd Hahn)은 지난 7월 17일, 해당 행위에 대한 경범죄와 투자자 사기에 대한 혐의를 인정했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가진 와인과 술들은 모두 폐기하도록 결정되었으며, 창립자들은 투자자들에게 5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Ocean Fathoms은 최근 와인 업계에서 트렌드로 떠올랐던 ‘수중 숙성’에 뛰어들었던 여러 회사 중 하나로, 산타바바라에 위치한 ‘수중 셀러’가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여 우수한 제품을 숙성하고 생산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방검사사무실에 따르면 창립자들은 2017년부터 와인들을 수중 숙성하기 시작했음에도 캘리포니아연안위원회(California Coastal Commission)와 미육군공병대(U.S. Army Corps of Engineers)로부터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고 진행했다.

또한, 회사는 주류 통제 판매 허가나 사업 라이선스도 없었으며, 소비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면서 캘리포니아주에 판매 세금을 납부하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초기에 고객들에게 Ocean Fathoms의 와인들에 대해 “불순물이 섞여 있어 인간 소비용으로 적합하지 않으며, 오염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었다.

최근의 법적 조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해당 브랜드의 와인은 한 병에 약 500달러(한화 약 66만 원)에 판매되었다.

산타바바라지역검사사무소의 환경 및 소비자 업무 부문 부검사 모건 루카스(Morgan Lucas)는 “제품 자체가 불법적이다”라고 말하며 Ocean Fathoms의 경우 2022년 7월에 FDA와 협력하여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았지만, FDA의 승인만으로는 작업을 합법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루카스는 “FDA 승인만이 주류가 합법적으로 간주되기 위해 필요한 유일한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해당 주류는 허가가 필요한 기관에서 어떠한 승인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비하기에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Ocean Fathoms의 웹사이트에 소개된 와인들은 2014 Sandhi Chardonnay, 2016 Domaine de la Côte Pinot Noir, and 2014 Taittinger Brut La Francaise등과 같은 고급 와인들로 모두 바다에서 1년 동안 숙성된 결과로 와인병들이 해양 동식물로 덮여 있었다. 지역검사사무소는 해당 와인들이 불법적으로 소지되었다고 언급하며, 원래 생산자들은 자신들의 와인이 Ocean Fathoms에 의해 수중 숙성되고 재판매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프랑스, 1억 원 넘는 위조지폐로 '고급 와인' 사기 구매한 일당 체포

지난 10월, 한 상인에게 9만 5,000 유로(한화 약 1억 3,550만 원)의 위조지폐를 지불하고 고급 와인을 구매한 혐의로 세 명의 사기범이 체포되었다.

와인전문매체 디캔터에 따르면 이들은 사기 행위를 통해 보르도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와인 중 하나인 '페트루스(Petrus)' 2000 빈티지 18병과 샴페인 2병을 채취하고 도주했다. 탐정들은 세르비아 출신으로 알려진 두 남자와 한 여성을 체포하였으나 아직까지 와인은 회수하지 못하였다. 이들 세 사람은 다음 달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이름을 밝혀주지 않은 와인 상인에 따르면, 한 남성이 지난 2월부터 접근해왔으며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주말을 보낼 계획이 있는 러시아 부부를 대신하여 중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상인은 "그는 마치 와인 애호가처럼 보였다."라고 말하였다.

구매자는 처음에는 페트뤼스 2000 빈티지 12병을 요청하였으며, 후에 그 요청량을 페트루스 18병과 고급 샴페인 추가 2병으로 확대하였다. 자영업자인 와인 상인은 다양한 연락처를 활용하여 병들을 확보하는데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엄청난 투자였다"라며 "하지만 그것이 사기일 거라곤 잠시도 생각지 못했다. 그 남자는 영리하면서도 실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라고 언급하였다.

와인 상인은 이후 파리의 한 고급 식당에서 부유한 러시아인으로 가장하는 커플을 만났으며, 식사 후에는 자신의 차 트렁크에서 와인들을 꺼내 주고 대신 지폐가 든 가방을 받았다. 그러나 곧 그들이 사기꾼이라는 것을 깨닫고, 와인들이 이미 트롤리에 실어 모퉁이를 돌아 사라진 후였다.

그 뒤, 상인은 경찰에게 알렸고, 8개월 후 체포에 성공하였다.


프랑스 경찰, 84억 원 규모 '샴페인 도난' 저지 성공해

지난 11월 초, 프랑스 현지 경찰이 고속도로에서 벌어진 추격전을 통해 모엣샹동(Moët & Chandon) 샴페인의 대규모 도난 사건을 저지하였다.

르파리지앵 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11일, 도둑들은 밤새 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중심부인 랭스에서 약 60만 유로(한화 약 84억 5,150만 원) 가치의 모엣샹동 샴페인을 실은 화물차 두 대를 훔쳤다. 다음날 아침 9시에 신고를 받은 경찰은 화물차 중 하나에 부착된 GPS 추적기를 활용해 도둑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했다.

경찰은 그 후 파리 교외에 위치한 순환 도로에서 화물차를 추격하였고, 운전자는 화물차가 달리는 도중에 운전석 문을 열고 옆에 달려온 BMW 차량으로 뛰어넘는 마치 액션 영화 속 같은 장면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화물차를 포위하여 도난당한 샴페인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도둑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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