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속에 비친 늦가을 정취, 선운사 아래 산책로

선운사 [禪雲寺]는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산에 있는 조계종 교구의 절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서기 577년(백제 위덕왕 24)에 검단선사가 창건하였다. 검단선사는 주로 경기도 하남의 검단산에 머물렀기에 검단산이란 이름이 생겼는데, 이후 고창으로 내려가 선운사를 창건했다.

▲ 선운사 입구. 모처럼 청명한 하늘색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선운(禪雲)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의미이다.

이 절의 창건설화에 따르면 인근의 포구에 돌배가 떠 다녀서 어부들이 뭍으로 올리려 했으나 계속 바다 쪽으로 떠밀려 가는지라, 검단선사가 이 말을 듣고 포구로 나가니 돌배가 방향을 돌려 선사 앞으로 다가 오는 것이 아닌가? 배 안을 둘러보니 삼존불상과 나한상, 옥돌부처와 금 옷 입은 사람이 있었고, 편지가 발견되었는데, “이 배는 인도에서 왔으니, 불상을 좋은 곳에 모시면 중생을 구제하리라.” 는 글귀가 있었다.

▲ 선운사 절을 나와 오른쪽 미륵불 가는 길에 보이는 차밭. 낙엽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검단선사는 본래 연못이던 도솔산 자락을 메워서 선운사를 세웠고, 진흥왕이 크게 시주를 하여 100명의 인부가 동원되어 절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주변에 도둑들이 극성을 부렸는데, 이들을 교화시켜 소금을 구워 생업을 이어가도록 가르쳤다고 한다. 이들은 크게 감화하여 매년 고운 소금을 시주로 절에 바쳤는데 이를 보은염 [報恩鹽]이라 불렀다.

▲ 오랜 풍상을 겪은 단풍노목, 살아남기 위해 버틴 힘겨웠던 세월을 말해준다

최고의 번창기에는 89개의 암자와, 3000여명의 승려가 머물렀다고 한다. 그 이후에 폐사되어 석탑만 남아 있다가 고려 말기 공민왕 때 효정선사가 중수하였고, 조선 성종 때부터 10년 동안 극유라는 승려가 크게 중창을 하였으나, 정유재란으로 본당을 제외하고 모두 불타버려 광해군 때 재건하였고, 대웅전, 만세루, 영산전, 명부전 등이 건립되었다. 주요 문화재로는 금동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 대웅전 등이 있고, 도솔암, 창담암, 석상암, 동운암 등 4개암자와 석탑이 있다

선운사는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볼거리가 있다. 봄에는 동백꽃, 여름에는 배롱나무꽃,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산사와 나무들을 포근하게 덮은 눈꽃으로 유명하다. 특히 봄철에 피는 동백꽃은 압권이라 할 수 있는데, 송창식이 작사 작곡한 ‘선운사’ 라는 노래로 유명해졌다.

▲ 선운사 주차장 옆 생태공원

주차장에서 일주문으로 가는 걸어가는 길에 생태 숲이 조성되어있으며, 선운사에서 암자로 향하는 산책로 옆으로 야생 차 밭이 길다랗게 펼쳐져 있어 주변의 단풍나무들과 멋진 색상 조화를 이룬다. 절 바로 옆으로는 요즘 뜨고 있는 템플 스테이를 위한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부속암자 중에서는 마애불이 있는 도솔암은 한 시간 정도 천천히 올라가면 볼 수 있다.

▲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단풍숲

선운사 단풍은 도솔천이라 불리는 사찰 옆 계곡을 휘감아 내려오는 천을 따라 오래된 단풍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색감, 그리고 물웅덩이 위에서 그려내는 햇빛에 반사된 단풍나무들의 데칼코마니가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아 가기에, 아마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숲나무숲이 아닌가 생각된다.

11월중순까지 단풍을 즐길 수 있어 아직도 단풍에 미련이 있으신 분들은 이번 주말을 이용해 한번 다녀오길 추천한다.

소믈리에타임즈 김욱성 기자 kimw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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