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와인계의 ‘볼보(Volvo)’라고 불리며 유명해진 칠레는 이제 지구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와인 제조 국가 중 하나이다. 대표적인 신대륙 와인 국가이자 16세기까지 올라가는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칠레의 생산자들은 현재 어떤 포도 품종이 어느 지역에서 번성하고 있는지를 알아내고, 이에 맞춰 그들의 와인을 정제하고 고급스럽게 변모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음료전문매체 ‘더드링크비즈니스’가 현재 떠오르고 있는 ‘2020 칠레 와인 트렌드’를 소개했다.

“저렴한 와인이라는 이미지는 그만!” 칠레 와인의 ‘프리미엄’화

▲ 알마비바 2018 <사진=Almaviva>

칠레 와인 산업의 최대 목표는 전 세계 프리미엄 와인이 되어 ‘값싼’ 와인 제조국의 이미지를 떨쳐버리는 것이다. 칠레 와인 업계는 지난 2018년부터 세계의 소매점을 통해 한 병당 10파운드(한화 약 1만 4,820원) 이상의 와인을 홍보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러한 이니셔티브가 성과를 거두며, 중국 내 가치판매가 20% 증가했고, 미국, 한국, 일본, 홍콩 등에서도 가치판매가 고무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현재 프리미엄 칠레 와인 브랜드로는 알마비바(Almaviva), 세냐(Seña), 클로 아팔타(Clos Apalta), 비녜도 채드윅(Viñedo Chadwick) 등이 있다.

칠레 와인 업계의 대표 키워드는 ‘지속가능성’

▲ 파타고니아 빙하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사우스 커즈 와인 <사진=Viña San Pedro / VSPT Wine Group>

현재 칠레 와인 업계의 주요 관심사는 ‘지속가능성’이다. 와인즈오브칠레(Wines of Chile)의 대표 오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는 “지속가능성은 칠레가 나아갈 길이며, 와이너리들은 그들의 친환경 인증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며, 현재 칠레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칠레 와인 수출의 80%를 대표하는 76곳의 와이너리가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칠레 와이너리 비냐 산 페드로(Viña San Pedro)는 파타고니아 빙하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NGO(비정부 기구)인 글레시아레스 칠레노스(Glaciares Chilenos)의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해 지속가능한 유기농 와인 브랜드 ‘사우스 커즈(South Cause)’를 새롭게 론칭했다.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칠레의 ‘오가닉 와인’

▲ 코노 수르(Cono Sur)의 오가닉 와인 <사진=Cono Sur Vineyards & Winery>

웰니스 및 클린 와인 트렌드는 칠레산 유기농 와인 판매에 힘을 실고 있다. 코노 수르(Cono Sur)의 오가닉 와인 판매량은 현재 슈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에서 50%가 상승했으며, 이 와인들은 특히 25-44세의 친환경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영국에서 출시돼 캐나다 및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코노 수르는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를 고급하기 위해 유기농 포도밭 보유량을 늘렸으며, 환경친화적인 브랜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와인 라벨은 재활용 종이에 인쇄되었으며, 코노 수르의 대표 심볼 ‘녹색 자전거’가 새겨져 있다.

“남쪽으로 가자!”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남부 와인 산지

▲ 비냐 레이다(Viña Leyda) 포도밭 <사진=Leyda Wines>

지구온난화의 위협과 북부 및 중부 지방에서의 물 공급 문제들은 칠레 와인메이커들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칠레의 남부 지역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선택하고 있다. 비냐 레이다(Viña Leyda)의 비비아나 나바레트(Viviana Navarrete)는 “남쪽 지역은 새로운 세상이며, 와인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마시고 싶어하는 신선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훨씬 더 남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와인메이커들은 이타타, 비오비오, 말레코, 오소르노 등과 같은 대표 남부 와인 산지에서 미래를 위한 새로운 터전을 잡고 있다.

칠레에서도 ‘스파클링 와인’ 열풍

▲ 카사 실바의 페르보르 델 라고 랑코(Fervor del Lgo Ranco) 스파클링 와인 <사진=Viña Casa Silva>

칠레 남부 지역은 고급 피즈(Fizz)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오소르노와 같은 지역에 포도 덩굴을 심는 생산자가 늘어나는 등, 스파클링 와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카사 실바(Casa Silva)는 전통적인 스파클링 와인 제조법으로 생산한 페르보르 델 라고 랑코(Fervor del Lgo Ranco)를 출시했는데, 2012년 빈티지 피노와 샤도네이를 혼합해 만든 이 와인은 3년 동안 효모침전물(lees) 숙성을 거쳤다. 카사 실바의 마케팅 담당 이사 토마스 윌킨스(Thomas Wilkins)는 “과거에는 칠레에 스파클링 와인 산지는 없었으나, 오소르노 지역엔 고급스럽게 반짝일 수 있는 미래가 있다”라고 전했다.

새롭게 부활한 ‘조상 품종’의 활약

▲ Marques de Casa Concha País Cinsault <사진=Concha y Toro>

최근 칠레는 우리에게 생소한 와인 메이킹을 선보이고 있는데, 바로 ‘조상(ancestral)’ 품종에서 영감을 찾고 있다. 1985년까지만 해도 칠레에 심어진 덩굴의 44%는 파이스(País) 품종이었으나, 90년대 초반에 들어 사라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파이스는 이타타 지역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포도 품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이타타 지역에서는 파이스, 신소, 머스캣 등을 심으며 ‘조상 품종’의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있는데, 그 결과 개성 있는 와인 산지가 탄생했으며, 지역만의 최소한의 개입 방식은 소믈리에 및 칠레의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자 하는 독립 와인 상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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