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입춘과 우수가 지나 봄이 움트기 시작한다. 더불어 본격적인 여행의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이미 남쪽에는 봄을 찾아 떠나온 이들의 발걸음을 쉬이 찾아볼 수 있다. 시원한 바다와 도시의 풍경이 공존하는 부산은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붐비지만, 벚꽃과 푸른 해안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봄의 특수를 맞는 곳이다.

부산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만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정다운 풍경과 곁들일 먹거리가 넘쳐나기 때문. 맛깔나는 사투리의 ‘아지매’가 먹음직스러운 회를 썰어주는 자갈치 시장, 씨앗호떡과 냉채족발 등 부산 특유의 음식이 모여있는 남포동 거리가 있다. 이 밖에도 동래 파전과 돼지국밥 등 부산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여행 일정을 가득 채워도 하루 세끼로는 모자랄 지경이다.

▲ 더 말할 필요 없이 이미 부산 명물로 자리 잡은 부산 밀면은 쾌적하고 정이 묻어나는 이 도시와 참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사진=이지선기자>

그리고 부산에 왔다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산 음식의 터줏대감이 남았다. 바로 깔끔한 식감과 정통의 맛으로 승부하는 부산 밀면이다. 더 말할 필요 없이 이미 부산 명물로 자리 잡은 부산 밀면은 쾌적하고 정이 묻어나는 이 도시와 참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6.25 전쟁 시절 실향민들이 냉면 재료를 구할 수 없어 밀가루로 만들어 먹었던 것이 유래다. 당시에는 미군의 보급으로 비교적 밀가루가 풍족했던 까닭이다. 그 이후로 항상 부산의 소울푸드로 남아, 여태껏 시민들은 물론 부산을 찾는 전 국민의 입맛을 달래고 있다.

부산의 대표 명소인 해운대에는 대를 이어 밀면을 만들어 온 전통의 부산 맛집이 있는데, ‘부산밀면’이라는 군더더기 없는 이름이 정답다. 이곳의 특징은 닭을 넣고 달인 진한 육수를 베이스로 한다는 것이다. 소와 돼지 사골을 기본으로 한 번에 닭 20여 마리를 풍성하게 넣어 끓이는 진국은 한약재와 채소를 더해 일품의 맛을 완성한다.

▲ 갓 뽑아 탱글탱글한 면과 새콤달콤한 소스도 맛의 일등 공신으로 입에 쫙 감기는 밀면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사진=이지선기자>

갓 뽑아 탱글탱글한 면과 새콤달콤한 소스도 맛의 일등 공신으로 입에 쫙 감기는 밀면을 맛볼 수 있게 한다. 맛은 물론이거니와 아주 청결하게 유지되는 것 또한 신뢰가 간다. 오랜 시간 부산 시민의 인정을 받은 해운대 맛집으로 단골이 끊이지 않으니 참고해야 할 테지만, 실내가 넓고 메뉴 특성상 테이블 순환이 빨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산을 대표하는 맛을 찾고 있다면 안성맞춤의 선택이 될 것.

찬 바람이 불 때는 온밀면도 먹을 수 있어 몸을 녹이기 좋으며, 무한리필되는 밑반찬 역시 젓가락을 부른다. 더불어 ‘부산밀면’에 손님이 많은 이유는 늘 손님을 친절하게 대하는 사장님의 편안한 분위기에서 또 한 번 느낄 수 있다.

부산에 오면 놓칠 수 없는 바다와 밀면, 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해운대는 부산의 오랜 명소. 달맞이 공원과 해월정사 등 언제든 눈을 즐겁게 할 관광지가 근처에 있으니, 돌아본 후에 밀면 한 그릇을 곁들이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시원한 바다가 출렁이는 부산 여행을 소울푸드 밀면과 함께 마무리해볼 것을 추천한다.

[전국맛탐방]은 이번에 소개한 밀면의 도시 부산을 포함해 지금까지 전국각지 85곳을 소개했다.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

소믈리에타임즈 이지선기자 jsle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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