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몬테는 이탈리아 어느 지역보다 많은 DOC를 가지고 있다. 피에몬테의 가장 유명한 DOCG는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다. 이 DOCG들은 쿠네오(Cuneo) 지역의 타나로(Tanaro) 강 유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랑게(Langhe) DOC 구역 안에 위치한다. 두 지역은 모두 네비올로로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생산자의 특징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보통 바롤로가 바르바레스코에 비해서 좀 더 파워풀하고 숙성력이 길다. 바르바레스코는 좀 더 부드럽고 여성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들 와인은 타르(Tar), 트러플(Trufle), 장미(Rose Petals), 말린 과일 향 등이 전형적으로 느껴진다. 컬러는 옅은 편으로(Moderate Concentration) 종종 어릴 때도 오렌지빛을 띄기도 한다.
 

▲ 바롤로 지도 <사진=www.langhevini.it>

바롤로 와인은 11개의 마을에서 생산된다. 이 중 라 모라, 바롤로, 세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 몬포르테 달바(Monforte d’Alba), 카스틸리오네 팔레토(Castiglione Falleto) 5개 마을에서 90% 가까이가 생산된다. 석회질의 이회토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토르토니안(Tortonian) 토양은 라 모라와, 바롤로 마을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부드러움을 부여한다. 반면 사암질 토양인 세라발리안(Serravallian = Helvetian) 토양은 몬파레토 달바와 세라룽가 달바 마을에 많은데 좀 더 단단한 와인을 만들어 낸다.

지역적인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바롤로는 공통적으로 강한 탄닌을 가지고 있다. 2010년 법률로, 출시 전 3년의 숙성을 거쳐야 하며 이 중 2년은 오크(드물게는 밤 나무 통)에서 숙성해야 한다. 지금은 정확히 수확해 11월 1일부터 38개월간 숙성해야 하며 오크에서는 18개월 이상 숙성하면 된다. 바롤로 리제르바는 출시 전 62개월의 숙성이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바롤로는 30일에서 50일의 침용을 거쳐 커다란 중성적인 나무통에 숙성했으며 소비자들은 이런 바롤로를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 구매 후에도 숙성기간을 두어야 했다. 와인에 따라서는 10년을 숙성해야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새로운 양조 기술들이 도입되면서 좀 더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바롤로를 생산하는 생산자들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바롤로는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지아코모 콘테르노(Giacomo Conterno), 바르톨로 마스카렐로(Bartolo Mascarello), 쥬세페 리날디(Giuseppe Rinaldi) 등의 전통주의자들과 바리크를 사용하고 침용시간을 줄여서 마시기 편한 스타일로 만드는 파올로 스카비노(Paolo Scavino), 루치아노 산드로네(Luciano Sandrone), 엘리오 알타레(Elio Altare) 등의 현대주의자들로 나눌 수 있다.
 

▲ 바르바레스코 지도 <사진=www.langhevini.it>

바르베레스코 역시 네비올로 포도로 만드는 레드 와인으로 향이 강하고 탄닌이 강력하며 숙성력이 좋고 바롤로보다 살짝 바디감이 가볍고 좀 더 우아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알바(Alba) 지역에서 만들어지는데 특히 바르바레스코, 트레이소(Treiso), 니에베(Neive) 3개 마을에서 주로 생산된다. 바르바레스코는 최소 2년간 숙성해야 하는데 이 중 9개월 이상 오크에서 숙성해야 한다. 리제르바의 경우 출시 전 4년간 숙성해야 한다. 바르바레스코의 역사는 바롤로보다 짧지만 20세기 들어서 현대적 바르바레스코 양조자 중 하나인 안젤로 가야(Angelo Gaja)는 그의 바르바레스코를 컬트의 반열에 올려놨다. 그의 네비올로 베이스 와인들 중 일부는 랑게 DOC로 출시되지만 최고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 가야만큼의 상징성은 없지만 브루노 지아코사(Bruno Giacosa)는 전통주의적 관점에서 바르바레스코를 생산하며 지역의 협동조합 생산자인 프로두토리(Produttori)는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을 보여주며 떼루아를 잘 반영하고 있다.

바롤로와 바르베레스코는 종종 부르고뉴 와인과 비교된다. 두 와인이 모두 화려한 아로마를 가지고 있으며 랑게의 기후가 부르고뉴와 비슷하다. 또한 싱글 빈야드의 개념과 도멘에서의 병입을 중시하는 점 등이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대형 네고시앙들이 비즈니스를 장악하고 있었다면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1960년대 들어오면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에 싱글 빈야드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와인을 직접 양조, 병입하는 도멘 와이너리들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싱글 빈야드는 바롤로의 칸누비(Cannubi) 또는 바르바레스코의 라바야(Rabaja) 등이 있는데, 당연히 일반 와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이를 크뤼(Cru)라고 부른다. 2007년 바롤로 / 바르바레스코 / 랑게 콘소르지오(Consorzio)에서 투표를 통해 바르바레스코의 크뤼 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기 시작했으며 2010년 바롤로가 그 뒤를 이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 오형우 소믈리에

오형우 소믈리에는 2015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6 세계소믈리에 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한 국가대표 소믈리에다. 뿐만 아니라 사케와 전통주의 국가대표 타이틀도 차지한 우리나라 최고의 주류 전문가다. 이번 칼럼을 통해 전 세계의 와인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오형우 소믈리에 wine1luv@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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