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일(일) 경북 영천시에서 진행된 2017 대학생 영천와인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희대학교의 서제헌 소믈리에를 만났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 2017 대학생 영천와인 소믈리에 경기대회 대상을 수상한 경희대학교 서제헌 소믈리에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조리서비스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서제헌입니다. 올해는 경희대학교 와인소믈리에학회 학회장을 맡아 다양한 와인들을 접하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지금 느끼는 대상 받은 소감은 어떠한가요?

원래 대회에서 대상을 목표로 준비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준비한 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공부가 부족했는지, 필기시험부터 어려웠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던 블라인드 테이스팅도 야외에서 하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부는 등 여건이 좋지 않았습니다. 결선 진출자 발표 전까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다른 와인 전문학교 학생들과는 달리 저희 학교에서는 2학년 때부터 조리, 식음료 등의 전공을 접했습니다. 그렇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고, 수상에 대한 큰 기대보다는 경험을 목적으로 가졌었기에 준결선에 올라간 것에 솔직히 만족했었습니다.

▲ "이번 대회의 목표는 한국의 와인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서제헌 소믈리에>

대상 발표 때 제 이름이 불린 순간 들었던 가장 큰 생각은 '이 길이 나와 정반대의 길을 아니구나'였습니다. 비염 때문에 냄새를 잘 못 맡을 때도 많고, 와인이 마냥 어렵기만 했었습니다. 하지만 대상 수상을 하고 나니 그런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었고, 와인에 대한 관심과 재미가 더 커졌습니다.

Q. 이번 대회에 출전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올해 대전에서 열렸던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대학생 부문이 첫 출전 대회였습니다. 영천와인 대회는 저의 두 번째 소믈리에 대회출전입니다. 이번 대회 에서 선전하는 것이 제일 큰 목표였지만, 다른 목표는 한국의 와인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은 와인 강국들에 비해 와인 산업 역사가 짧지만, 한국에서 특히 영천은 포도를 재배하기 위한 자연환경과 와인을 양조하기 위한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기에, 이번 대회는 타국가들과 다른 한국 와인의 특징과 역사를 공부해 볼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이 외에 개인적인 이유로는 와인 공부를 다른 공부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기 때문에 저의 성장을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이전의 저와 지금의 저를 비교하고 싶어서 이번 영천와인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Q. 결선 종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제 나름의 기준을 잡았습니다. 뱅꼬레는 시트러스향, 우아미는 다크초콜릿향이 제 기준이었습니다." <사진=서제헌 소믈리에>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입니다. 같이 대회에 출전했던 저희 학교 동기 3명과 함께 영천으로 와인들을 가져와서 대회 전날 밤에 저희들끼리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연습하고 제 나름의 기준을 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뱅꼬레는 시트러스향, 우아미는 다크초콜릿향 등으로 구분했습니다.

하지만 대회 때는 긴장과 더불어 바람의 영향으로 제 나름의 기준을 잡았던 향들을 잘 잡아내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잡았던 기준들을 다 잊고, 그 자리에서 느껴지는 아로마, 바디감, 산도 등을 느끼면서 테이스팅 노트를 작성해 나갔었습니다.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확신이 없었고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대회 결과로 보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제법 잘 했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끝까지 가슴을 졸였던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영천와인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산미가 높은 화이트 와인을 즐기지 않았습니다. 레드나 스파클링 와인에 비해 화이트 와인은 그 애정도가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 화이트 와인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그 결과 영천와인 자체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에도 가끔 영천와인을 즐기고 있습니다.

▲ 영천 와인 대회를 준비하면서 화이트 와인의 매력에 빠졌다는 서제헌 소믈리에 <사진=서제헌 소믈리에>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천와인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여러 영천와인들 중 '고도리 화이트'를 특히 좋아합니다. 저는 화이트 와인의 매력을 영천와인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가장 흥미롭게 마신 와인이 '고도리 화이트'였습니다. 복숭아향이 은은하게 나면서 특유의 풍선껌 같은 향이 올라와서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화이트 와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저도 부담감 없이 마실 수 있을 만큼 부드럽고 달달했기에 접하기 좋은 와인이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요?

다양한 와인을 마셔보고 공부하고 싶습니다. 아직 배울 것도, 경험해야 할 것도 많기 때문에 진로를 정하기보단 더 깊고 폭넓은 공부를 해서 제 길을 넓히고 싶습니다. 선배님들 중에는 소믈리에도 계시고 와인 수입사나 다른 식음료업계에서 활약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교수님께 그리고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익혀서 그 뒤에 제 진로를 정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비록 제 진로를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와인 업계로 진출해 소믈리에든 유통업이든 한국 와인과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지금의 제 목표입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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