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어디에 밥 짓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여러 솥 중 내열 자기 솥을 가장 추천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사용 편리성에서는 뭐니 뭐니 해도 IH 전기압력밥솥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편리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

가장 맛있는 밥 짓기가 가능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원들은 오늘도 무수히 많은 밥을 먹고 있을 것이다.

특정 기업 제품의 광고가 될 우려가 있기에 국내 제품을 제외하고, 항상 비교가 되는 일본의 밥솥은 어디까지 진화해 왔는지 잠깐 살펴볼까 한다.

작년에 살펴본 일본의 전기밥솥은 IH 압력 방식에 220℃ 고온 스팀을 동시에 분사하는 스팀 IH 방식, 진공으로 쌀이 빨리 물을 머금게 해주는 진공 IH 방식, 스팀배출구를 없애 어린이 화상 안전사고 및 냄새가 나는 것을 방지한 STEMLESS IH, 초음파를 이용해 쌀 침지가 빨리 되도록 한 초음파 IH 방식, 전기밥솥용 내솥을 금속 재질이 아닌 내열 자기 재질로 만든 솥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한 가정용 밥솥이 있었다.

1년 후 얼마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아냈는지 보자.

1) 다이어트용 당질 컷 밥솥

전기공학자뿐만 아니라 식품 공학자도 R&D에 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S사가 개발한 밥솥은 보통의 밥 짓기 방법으로 당질이 33%나 줄어든 밥을 지을 수 있다. 어떠한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고, 독특한 밥 짓기 방법으로 당질을 33%나 줄였다.

저 탄수화물 식사가 필요하거나, 다이어트가 필요한 사람들이 밥 양을 줄이지 않고도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되는 밥솥이 나온 것이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전기밥솥과는 그 구조가 다르다. 솥이 내솥과 외솥의 이중 구조로 되어 쪄서 밥을 짓는 독특한 구조다. 어떤 원리인지는 알겠지만, 매우 재미있는 상품인 것은 확실하다

2) 쌀의 신선도를 감지해서 묵은쌀로도 맛있는 밥 짓기가 되는 쌀알이 춤추는 밥솥

스팀과 가변 압력 IH 취반기로 쌀의 신선도 감지 센서로 쌀의 선도에 따라 자동적으로 압력조절을 해서 햅쌀과 같은 맛을 구현한다고 한다.

이 밥솥을 출시한 P사는 항상 5성급 쌀 마이스터와 같이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그리고 무려 50종의 쌀 품종에 맞춰진 프로그램으로 쌀 품목에 최적인 밥 짓기를 구현해 준다.

3) 전기밥솥 회사가 쌀을 만들었다.

전기밥솥으로 유명한 T사는 아예 칼로리 제한 식사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타피오카와 곤약을 섞어 쌀알 형태로 가공한 쌀 가공품을 만들었다.

일반 백미보다 당질은 47%, 칼로리는 50%나 적은 쌀을 만들어, 그 쌀에 맞게 프로그램된 밥솥을 만들어 냈다.

즐겁게 먹고, 운동하면 되는 것을 일본은 고령사회를 지나 이제 곧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지라 영양 조절식에 대한 움직임이 많은 것 같다.

▲ 토라히메고항 <사진=tiger>

4) 창업 186년 역사의 도자기 회사가 만든 전기밥솥

원래 뚝배기를 만들던 회사로, 소량이지만 밥솥도 만들고 있었다. 그러던 회사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가스 불이 아닌 IH 방식에 밥을 지을 수 있는 밥솥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무려 4년간의 연구 끝에 출시했다.

쉽게 설명하면 우리나라의 한국 도자기나 행남 자기 같은 전통 자기 회사가 IH 밥솥을 만든 것이다. 자기 솥은 하나하나 오랜 전통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자기 회사의 장인들이 수제로 만들어 냈다. 개인적으로 가장 써보고 싶은 밥솥이긴 한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 내열 자기 밥솥 <사진=Siroca>

과거 10만 원 정도 하던 진공청소기 가격이 요즘은 100만 원을 호가한다. 필자 역시 집사람의 성화에 못 이겨 매우 고가인 D사의 진공청소기를 구매했다.

이런 진공청소기 과연 하루에 몇 분이나 사용할까? 아니 매일 사용할까?

소비자들은 이런 고가의 진공청소기도 아무렇지 않게 구매하는데, 하루 세끼 먹는 밥이 더 맛있어진다면, 전통을 자랑하는 이런 자기 회사에서 만약 밥솥을 만든다면 고가여도 팔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한 업체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놀랍다. 우리나라도 좀 더 많은 기업에서 밥솥을 만든다면 더욱 아이디어가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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