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직장인이라면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인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우리의 마음이겠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금융권에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다 자신의 꿈을 위해 프랑스로 향한 한 부부가 있다. 현재 와인 유튜브 채널 ‘프랑스와요’를 운영하고 있는 김규학&김혜정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는 현재 파리에서 거주하며 와인바, 레스토랑 추천부터 업계 뉴스 그리고 프랑스 와인에 관한 강의까지 다양한 현지 스토리를 담은 영상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는 유튜브채널 '프랑스와요' 부부의 스토리를 담은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먼저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평소 즐겨보던 소믈리에타임즈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희는 프랑스 파리에서 유튜브 채널 ‘프랑스와요’를 운영하는 김규학&김혜정 부부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프랑스 와인 및 여행 관련 정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Q2. 처음 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와인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요?
A: 프랑스에 살면서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나, 현지인과 어울릴 때 와인이 보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와인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프랑스에 장기로 정착하려면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사업을 하려고 해도 관련 교육이나 경력 없이는 힘들다고 합니다) 평소 관심 있었던 와인과 미술사(공인가이드) 중 선택을 고민했고 결국 와인을 택했습니다. 사실 와인학교는 1년 과정이었고, 공인가이드 자격증을 위한 학교는 3년 과정이었습니다. 당시엔 코로나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고, 그래서 1년만 학교를 다니고 일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원래 가이드가 꿈이었기에 와인학교를 졸업하고 와인 전문 가이드를 하려고 했지만 팬데믹 때문에 졸업 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그때 지인의 추천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처음부터 와인을 주제로 한 건 아니었고, 프랑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했었습니다. 이후 와인 관련 영상이 인기가 많아 와인을 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이 되었습니다.
Q3. 두 분은 금융권에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고 계셨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프랑스로 향하셨는데요.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그리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요?
A: 프랑스로 오기 전 경제적인 준비는 어느 정도 해왔기 때문에 크게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여름에 와인학교 졸업을 했는데 당시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점과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그때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고, PD를 하고 있는 친구의 권유로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유튜브를 하는 것도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엔 어떤 일이든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었고 위기였던 시기인 코로나 팬데믹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지금의 '프랑스와요'를 있게 해준 것 같기도 합니다.
Q4. 김규학님은 보르도와인학교를 졸업하셨는데요, 한국에서도 미래에 와인 유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 같아요. 현지에서 공부하며 좋은 점과 힘든 점은 무엇이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개인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우선 현지에서 배운다는 장점이 큰 거 같아요. 학교에서 일주일에 하루는 현지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현장학습 프로그램도 있었고, 유명 와이너리를 초청해 진행하는 수업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와인의 수도라고 불리는 보르도 자체가 워낙 와인을 접하기 쉬워서(와인바, 레스토랑, 와인숍, 와인 모임 등) 다양하게 와인 관련 지식을 체득할 수 있는 게 장점인 듯합니다.
힘든 점이라면 역시 언어인데요. 프랑스어가 원체 어렵기도 하지만 그걸 가지고 전문지식을 공부하려니 더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유학을 오시려는 분들께 조언을 해드리자면, 언어도 언어지만 적극적인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지식과 시음하는 와인만으로는 충분히 와인을 배우기 어렵습니다. 현지 유학이라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최대한 와인 관련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학우 또는 지인들과의 와인 시음 모임, 와인 리스트가 좋은 단골 와인바 만들기 등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Q5. 두 분이 살고 계신 파리의 경우 정말 모두 한 번쯤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볼 낭만의 도시입니다. 파리 생활에서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낭만의 도시 파리에 산다는 거 자체가 장점인 거 같아요(웃음). 저희는 주로 집에서 일을 하는데 가끔 시내에 일이 있어 나가면 이런 도시에 살고 있는 게 과연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좋았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와인 쪽으로는 아무래도 수도이다 보니 전문인 시음회와 같은 와인 관련 행사도 많고, 와인 리스트가 좋은 레스토랑, 와인숍들도 많이 있으며, 제가 와인 산지 투어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파리에서 샹파뉴, 부르고뉴, 루아르 등 다양한 지역을 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마지막으로 한인마트가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단점은 다른 대도시에서 겪는 문제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시내에 차,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고 공기도 안 좋아 혜정님 같은 경우엔 보르도에서 안 하던 기침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Q6. 두 분에게 있어 가장 ‘특별한 와인’을 하나 뽑자면요?
와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기 전에 마셨던 가장 비싼 와인인 ‘도멘 장-루이-샤브, 에르미타쥬 2008'가 생각이 나네요.
당시에 10유로짜리 와인도 비싸다고 생각해서 잘 안 마시던 때였는데요. “우리도 좋은 와인 한번 마셔보자!”라는 생각에 지금 생각하면 저렴하지만 당시 저희가 생각하기에 거금이었던 200유로를 지인과 함께 1/N 해서 마셨는데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아마도 그때가 “난 와인을 공부해야겠어!”라고 결정짓게 해준 순간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혜정님의 프랑스와인 원픽은 장-루이-샤브 에르미타쥬입니다.
Q7. 그리고 현재 프랑스와요 채널을 통해 다양한 와인들을 구독자분들에게 소개해 주시고 계시는데요. 곧 다가오는 겨울에 추천하고 싶은 프랑스 와인을 몇 가지 뽑자면요?
레드와인으로 론 지역 와인을 추천합니다. 특히 론 북부지역의 쉬라는 적당히 무게감도 있으면서 과실도 풍부해 저희가 특히 좋아하는데요. 따뜻한 음식과 론 북부 쉬라 와인을 곁들이면 추운 겨울도 녹일 수 있을 거 같아요.
또 연말이 다가오니 샴페인도 추천을 안 드릴 수 없는데요. 많이들 드시는 큰 하우스의 샴페인도 물론 좋지만, 각각의 도멘들마다 개성 있는 특색을 가지고 있는 RM샴페인 한번 드셔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여담으로, 저희가 운영하는 프랑스와요닷컴에서 연말에 RM샴페인 공구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8. 마지막 질문입니다. 프랑스와요 부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참 어려운 질문인데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저희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 사실 지금 그렇게 살고 있어서 목표를 달성한 거 같아요.
프랑스에서 좋은 와인을 계속 찾아서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과 오랫동안 함께 와인 마시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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