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유명 맥주 브랜드 ‘밀러 하이 라이프(Miller High Life)’ 벨기에 세관에서 폐기되었는데, 이유는 바로 슬로건 때문이었다.

주류전문매체 더드링크비즈니스에 따르면 해당 맥주는 ‘맥주계의 샴페인(the Champagne of Beers)’라는 슬로건이 프랑스 샴페인 원산지의 침해 행위로 인식되었으며, 샴페인위원회(Comité Champagne)은 샴페인의 유럽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위조품을 방지하기 위해 폐기를 요청했다. 샴페인의 경우 샹파뉴 지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이 아닌 이상 해당 표기를 사용할 수 없다.

샴페인워원회의 샤를 괴메르(Charles Goemaere) 총괄은 “이번 폐기는 벨기에 세관 당국과 샴페인위원회 간의 성공적인 협력의 결과이다”라고 말하며 “이는 유럽 연합이 원산지 표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샴페인 생산자들이 자신들의 원산지를 보호하고자 하는 결의를 인정받은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브랜드 소유자인 몰슨 쿠어스(Molson Coors)에서 발송된 2,352개의 밀러 하이 라이프 캔맥주는 독일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벨기에 엔트워프항에서 세관에 압류되었다. 몰슨 쿠어스 측은 “당연히 샴페인이라는 단어의 제역 제한을 존중하지만, 우리는 밀러 하이 라이프가 가지고 있는 별칭과 원산지(위스콘신주 밀워키) 맥주라는 것에 대해 여전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유럽의 친구들을 언제든지 미국으로 초대하여 함께 하이 라이프를 통해 건배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밀러 하이 라이프의 경우 탄산이 풍부하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1969년부터 해당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었다. 단, 몰슨 쿠어스는 현재 해당 맥주를 유럽연합(EU)에 수출하고 있지 않으며, 맥주를 주문한 익명의 구매자는 폐기 결정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

폐기된 약 2,000병의 맥주의 경우 대행업체를 통해 내용물과 포장 모두 친환경적으로 재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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