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샴페인 텔몽(Champagne Telmont)이 지구의 날(Earth Day)을 맞아 세계 최초로 800g 초경량 샴페인 병을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대표 샴페인 ‘리저브 브뤼(Réserve Brut)’와 함께 첫선을 보인 이 병은 병당 탄소 배출량을 약 4% 줄이며, 지속가능한 와인 제조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샴페인 산업에서 병 제조는 전체 탄소 발자국의 약 30%를 차지한다. 지난 20년 넘게 표준 병 무게는 835g으로 고정되어 있었으며, 고압을 견뎌야 하는 샴페인의 특성상 더 가벼운 병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텔몽은 ‘자연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Mother Nature)’라는 자사의 지속가능성 미션 아래 기존 관행에 의문을 제기하며, 수년간의 연구 끝에 병의 내구성과 우아한 외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훨씬 가벼운 병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초경량 병은 프랑스 유리 제조사 베랄리아(Verallia)와의 협업을 통해 공동 개발되었으며, 샴페인 특유의 높은 내부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기존의 생산 설비나 공정을 변경할 필요 없이 바로 도입 가능해, 샴페인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샴페인 텔몽 사장 루도빅 뒤 플레시(Ludovic du Plessis)는 “창의성과 혁신은 책임과 함께 가야 한다. 이 초경량 병을 도입함으로써 우리는 업계 기준을 재정의하고, 샴페인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이 병을 통해 샴페인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병이 업계 전반에 채택될 경우, 연간 8,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이 가능하다는 추정도 나왔다. 해당 병은 독점 기술이 아니며,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형태로 설계되었다. 이는 샴페인 지역 전체에서 즉시 새로운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의도된 것이다.
샴페인 텔몽은 2022년 이 병으로 3,000병을 시생산했으며, 샴페인에 필수적인 3년 숙성 기간을 거쳐 올해 미국 시장에 도입하게 되었다. 이어 2023년에는 3만 병, 2024년에는 22만 병으로 생산을 확대했으며, 2025년부터는 텔몽의 모든 병이 800g 경량병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1912년 샹파뉴 지역 다메리(Damery)에서 설립된 샴페인 텔몽은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하우스로, 유기농 재배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021년부터 본격화된 ‘자연의 이름으로’ 프로젝트는 모든 자사 및 협력 포도밭을 유기농과 재생농법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현재는 약 70%의 포도밭이 유기농 인증을 완료했다. 또한 불필요한 포장 제거, 맞춤형 병과 투명 유리병(재활용이 어려움)의 생산 중단, 항공 운송 전면 금지, 재생 에너지 사용 등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 넷 제로(Net Zero)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텔몽에는 전통을 계승해 유기농 전환을 선도한 설립자 손자이자 셀러 마스터인 베르트랑 로피탈(Bertrand Lhôpital), 사장 루도빅 뒤 플레시, 대주주인 레미 쿠엥트로(Rémy Cointreau), 그리고 환경 운동가이자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투자자로 함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