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다크 초콜릿 같은 일상적인 음식 속에 들어 있는 ‘플라반-3-올(flavan-3-ols)’이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끔은 과학이 가장 좋은 핑계가 되기도 한다.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더 마음껏 즐겨도 된다고 말해줄 때 그렇다. 최근 영국 서리 대학교(University of Surrey)의 연구진이 바로 그런 사례를 제시했다.

지난 5월, 연구진은 '유럽 예방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차와 초콜릿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핵심은 차나 초콜릿 그 자체가 아니다. 이 식품들 속에 들어 있는 ‘플라반-3-올’이 바로 주인공이다. 이 성분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s)의 일종으로, '저널 오브 뉴트리셔널 사이언스(Journal of Nutritional Science)'에 따르면 “과일, 채소, 곡류, 나무껍질, 뿌리, 줄기, 꽃, 차, 와인 등에 존재하는 천연 물질 군으로, 식물이 유해 물질이나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관여한다”고 설명돼 있다. 이 저널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6,000여 가지의 플라보노이드가 발견되었으며 이들은 과일과 허브, 채소, 약용식물의 다채로운 색깔을 구성하는 데 기여한다.

이번 연구에서 서리 대학교 연구진은 기존의 145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하여 플라반-3-올이 사람의 혈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이 성분은 차나 초콜릿뿐 아니라 사과, 포도 같은 과일에도 들어 있으며, 분석 결과 플라반-3-올이 혈압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정한 경우에는 약물과 유사한 수준의 혈압 감소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티안 하이스(Christian Heiss) 교수는 “혈압을 관리하고 심장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실현 가능한 식습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하이스 교수는 서리 대학교 임상 및 실험 의학과의 교수이자 심혈관 의학 전문가다. 그는 “차, 사과, 다크 초콜릿, 코코아 파우더처럼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을 적당량 포함시킨 균형 잡힌 식단이 플라반-3-올을 유익한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러한 식습관 변화가 의사의 처방이나 약물 치료를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특히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플라반-3-올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습관에 유익한 보완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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