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미국이 7월 말 타결한 무역 협정에 따라 유럽산 자동차 관세는 기존 27.5%에서 15%로 낮아질 예정이다. 하지만 와인과 스피리츠는 면제 대상에서 빠지며 유럽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Maros Sefcovic) EU 통상 집행위원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에서 와인과 스피리츠는 면제되지 못했다”며 “다만 향후 협상에서 재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와인·스피리츠 업계의 우려

유럽의 대미 와인·스피리츠 수출 규모는 2024년 약 90억 달러(한화 약 12조 5,181억 원)에 달한다. 업계는 관세 유지로 가격 경쟁력 약화와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스피리츠 수출협회(FEVS)의 가브리엘 피카르(Gabriel Picard) 회장은 AFP에 “이번 결정은 업계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이라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미국 증류주 협회(Distilled Spirits Council of the United States)도 “스피리츠에 대한 ‘제로 포 제로(zero-for-zero)’ 무관세 체제가 복원되지 않는다면, 업계는 보복 관세 위험 속에서 장기적 수출 전략과 고용 확대를 계획할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면제를 요청할 방침을 밝혔다.

자동차와 에너지 부문

이번 합의는 자동차, 제약, 반도체, 목재 등 전략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관세 인하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경제에 큰 의미를 갖는다. 다만 미국 측은 EU가 일부 미국산 산업재와 가공식품에 대한 장벽을 완화해야 관세 인하가 확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EU는 2028년까지 7,500억 달러(한화 약 1,043조 1,750억 원) 규모의 미국산 LNG, 원유, 원자력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정치적 반응과 향후 전망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이번 합의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했지만, 프랑스 총리 프랑수아 바유루(Francois Bayrou)는 “EU가 스스로 양보한 결과”라며 비판했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자동차 관세 인하는 8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와인·스피리츠 관세는 향후 협상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U와 미국은 이번 합의문을 “향후 확대될 수 있는 첫 단계”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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