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의 세계에서 ‘사람’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는 없다. 매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하고, 선배들은 후배들을 이끌며 대회를 빛낸다. 제24회를 맞은 한국 소믈리에 대회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한국 와인 문화의 역사와 미래를 함께 써 내려가는 무대였다.
이번 기념 인터뷰 시리즈는 대회의 영광과 열정을 직접 경험한 주인공들을 조명한다.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인물은 무려 13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오른, 제2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이형택 소믈리에이다.
Q. 안녕하세요, 제 2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소믈리에타임즈 구독자 여러분. 저는 현재 CJ 푸드빌에서 운영하는 더스테이크하우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형택 소믈리에입니다. 더스테이크하우스는 한국 금융의 중심지인 여의도 IFC몰에 입점해 있는 모든 분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다이닝 레스토랑입니다. 소믈리에타임즈를 비롯하여 축하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Q. 이번 우승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13번의 도전 끝에 결실을 맺은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2025년 마지막 도전이 되기까지 총 13번의 도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작은 목표를 달성할때마다 그 목표들이 점점 커져 갔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 다음은 결선에 오르는 것, 이어 순위권에 들어 프랑스 투어를 가는 것, 다시 2위 안에 들어 아시아 대회에 나가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는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을 꿈꿨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거둔 분들도 많았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우승은 더욱 간절했고,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였습니다.
이번 우승은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였기 때문에 정말 뜻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선 무대에서 1위가 발표되는 순간 이 길었던 과정속에서 희로애락이 많았는데 그 순간들이 머릿속에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 가서 눈물이 나왔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Q. 수차례 도전과 4번의 결선 경험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준비하는 기간에는 정말 힘들었지만 한단계씩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보람이 있었고 그리고 대회를 통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어 매년 도전을 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년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컸습니다.
Q. 한국 소믈리에 대회는 프랑스 와인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경기입니다, 출전하면서 본인이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요?
대회를 매년 준비하면서 저만의 자료를 꾸준히 만들어왔습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대회가 끝난 후 반드시 기록해두었고, 기억하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프랑스 각 산지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원산지 통제 명칭(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의 최신 규정을 확인하며 공부했습니다. 새로운 내용을 알아갈 때마다 큰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이런 정보는 책에 쉽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공부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점점 더 프랑스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2016년 처음 결선에 진출했을 때, 상위 5명에게만 주어지는 프랑스 투어를 간절히 기대했습니다. 그 해에는 이미 다녀온 진출자가 2명이 있었기에, 제가 7명 중 상위 5위 안에 들 확률이 상당히 높았죠. 하지만 결국 7등에 머물렀고, 다녀왔던 소믈리에 중 한 명이 1등을 차지하면서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때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이후 다시 이를 악물고 도전해 예선 2위를 기록했지만, 당시에는 예선 성적이 결선에 반영되었음에도 본선 성적과 합산해 종합 8위로 아쉽게 결선 문턱에서 좌절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물론 처음 결선 진출 소식을 들었을 때, 프랑스 투어를 갔던 경험 그리고 작년 아시아 대회에 출전했던 순간들도 값진 보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지나 결국 이번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야말로 긴 시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가장 큰 보람의 순간이었습니다.
Q. 대회가 단순한 우승이 아니라 커리어와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어떻게 보여주고 싶으신가요?
대회는 단순히 우승이라는 목표만을 위한 무대가 아닙니다.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쉽지 않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노력은 반드시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목표를 향해 계속 도전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물론, 자연스럽게 커리어가 쌓이고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배움에 더 큰 의미를 두기를 바랍니다.
Q. 한국 소믈리에 업계가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 보십니까?
한국 소믈리에 업계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유능한 소믈리에들이 꾸준히 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소믈리에 대회처럼 역사와 전통이 있는 무대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또한 많은 소믈리에들이 이 같은 대회에 도전하거나, CMS(Court of Master Sommeliers)와 같은 국제적 인증 자격에 도전해 커리어를 쌓아간다면 한국 소믈리에들의 위상은 국제적으로도 더 높아질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선후배 간의 활발한 소통과 지속적인 교류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10년 후, 후배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한국 와인 문화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10년 전만 해도 저는 막 소믈리에에 입문한 주니어였지만, 어느덧 시니어 소믈리에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선배님들께서 후배들을 적극적으로 이끌어주셨기에 저와 같은 세대가 성장할 수 있었고, 이는 한국 와인 문화 발전에도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지금의 영 소믈리에들이 한국 와인 문화를 이끌어갈 주역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선배님들이 그러셨듯 후배 양성에 힘쓰고, 여러 선후배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한국 와인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과 앞으로 도전할 후배들에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 소믈리에 대회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힘써주신 홉스코치시즌 코리아 임직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 제 소믈리에 길에 큰 영향을 주신 워커힐 호텔의 유영진 지배인님 그리고 한국 소믈리에와 와인 문화 발전에 헌신하신 와이너 이승훈 대표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워커힐 호텔에서 퇴사할 당시 유영진 지배인님께서 물려주신 소믈리에 배지를 지금도 달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많지만 일일이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함께 결선 무대에 오른 동료 소믈리에 세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열정적으로 공부하며 노력하고 있는 후배 소믈리에들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저처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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