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일반 대중들에게는 와인은 ‘최고급 스테이크에 와인 한 잔’, ‘복잡한 테이블 매너와 많은 지식이 요구되는 술’ 정도로 많이 인식되고 있다.

음식점 소주 값 5천원 시대. 그런데 와인 한 병이 불과 4900원이라면 어떨까?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와인샵 ‘데일리 와인’은 그 것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곳이다. 데일리와인 김희성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데일리와인 김희성 대표<사진=데일리와인>

데일리와인이 다른 와인 샵과 차별화된 점은?

저희 매장의 컨셉은 중저가와인입니다. 중저가와인 카테고리 킬러로, 현재 712종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이중 2만원 미만이 80%정도고, 나머지도 5만원 아래로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고객이 가격을 보고 주눅 들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대표님은 원래 와인업계 종사자로 근무하다 샵을 오픈하게 되신 건가요?

아니요, 킴스클럽과 강강술래라는 한식당에서 각각 홍보판촉, 마케팅 임원을 거쳐 지난 4월 경기도 의왕에 데일리와인을 오픈했습니다.

와인업계 종사자가 아니었음에도 와인 샵을 오픈하게 된 계기는 스페인 여행이었습니다. 와인에 대해 잘 몰랐던 저로써는 현지인들이 아침ㆍ점심ㆍ저녁마다 와인을 곁들이는 모습을 보고 ‘저 비싼 술을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지?’ 라는 의문이 생겼고, 가격을 물어보니 우리 돈으로 한 병에 약 2천원이라는 가격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후 우리나라 와인 시장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샵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한식당에서 근무하셨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는지?

제가 근무했던 강강술래는 한옥 인테리어로 갈비를 판매하는 고급 한식당이었습니다. 12종의 와인을 취급했고 연간 고객이 450만 명이었지만 와인 매출이 한 달에 고작 40병 밖에 팔리지 않았습니다. 이를 유심히 지켜본 결과, 2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나는 가격, 둘째는 대중들에게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술이라는 결론입니다.

직장인들이 회식하러오면 구색을 갖추기 위해 와인 한 병을 주문하지만 고가이기 때문에 추가 주문이 들어오지 않고 2차로 소맥을 마시러 나가더라구요. 또한 와인은 시작하기도 전에 ‘그들만의 리그’, ‘학문의 장’이 되어버렸습니다. 품종이나 생산연도를 따지고, 표현하는 용어도 블랙커런트 향, 라즈베리 향 등 한국 사람들에겐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데일리와인의 매출 변화가 있는지?

올 추석은 경기도 안 좋은데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황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선물세트 시장도 저가 실속세트에 관심과 수요가 몰리고 있어 저희로서는 호재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김영란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일반 고객들 역시 저렴한 선물세트에 대한 반응이 좋습니다.

김희성 대표는 직원들에게 항상 “비싼 와인 한 병 파는 게 중요하지 않다. 저렴한 4900원 짜리를 구매하도록 유도하여 굳이 예법을 따져가며 마셔야하는 비싸고 고급술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도록 만들라.”고 강조한다고 말한다. 이어 “전체 주류시장 중 와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가 채 안되고, 나머지는 소주, 맥주 시장입니다. 저희 매장의 주 타겟 층은 와인을 잘 아는 애호가가 아닙니다. 바로 이 나머지 95%인 와인을 즐기지 않았던 사람이 와인을 즐기도록 유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소믈리에타임즈 김용준기자 drago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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