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최고의 와인 산지로 불리는 바롤로에 뿌리를 둔 벨 꼴레(Bel Colle) 와이너리는 45년전 설립 이후, 2015년부터 보시오 패밀리 에스테이트 사에 인수 되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완벽히 이루어낸 와이너리로 알려져 있다. 

남서쪽으로 위치한 바롤로 최고의 포도원으로 평가받는 이들의 포도원이 생산하는 빈티지는 특정한 기후로 인해 섬세하고 균형감 있는 바롤로 와인을 만드는 초석이 된다.

▲ 몽빌리에로 빈야드(위)와 보르고 카스타니 빈야드 <사진=Bel Colle>

몽빌리에로(Monvigliero) 빈야드는 부드러운 탄닌감, 섬세하며 숙성잠재력이 매우 긴 빈티지를 생산하며, 보르고 카스타니(Borgo Castagni) 빈야드에서는 포도나무 성장부터 빈티지 수확까지 매우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점토질과 석회질 토양의 특징이 잘 반영된 탁월한 구조감과 아로마를 가진 빈티지를 생산한다. 

▲ 벨 꼴레 와인메이커의 철학은 포도의 균형과 조화를 와인병에 그대로 담는 것이다. <사진=Bel Colle>

와인메이커 루카 보시오(Luca Bosio)와 마리오 알브리토(Mario Albrito)는 포도원에서 수확한 포도의 균형과 조화를 와인병에 그대로 담는 것을 목표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현대적인 양조 기술과 전통이 담긴 경험을 결합하여 유수의 와이너리들이 모여있는 피에몬테 내에서도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전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 전통 양조방식을 계승하여 양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Bel Colle>

이들은 와이러니 전통의 양조 방식을 희생하지 않고 새롭게 지하시설을 개선하여 사용중이며, 대형 프렌치 및 슬라보니아산 오크 배럴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벨 꼴레 와인들은 감베로로쏘, 와인스펙테이터, 로버트파커, 제임스써클링 등 유수의 와인 저널로부터 지금까지 높은 점수를 받아오고 있으며, 국내에는 와인수입사 나라셀라를 통해 수입되고 있다. 

▲ 벨 꼴레 셀러에 병 숙성 중인 와인들 <사진=Bel Colle>

시음을 진행한 벨 꼴레 와인은 화이트 1종, 레드 크뤼 3종 총 4종으로 '벨 꼴레 랑게 DOC 파보리타 2020(Bel Colle Langhe DOC Favorita 2020)', '벨 꼴레 바르바레스코 DOCG 빠요레 2018(Bel Colle Barbaresco DOCG Pajore 2018)', '벨 꼴레 바롤로 DOCG 몽빌리에로 2017(Bel Colle Barolo DOCG Monvigliero 2017)', 그리고 '벨 꼴레 바롤로 DOCG 리제르바 10주년 2012(Bel Colle Barolo DOCG Riserva 10 Anni 2012)'이다. 
 

시음와인 1. 벨 꼴레 랑게 DOC 파보리타 2020

▲ 벨 꼴레 랑게 DOC 파보리타 2020

파보리타는 피에몬테의 화이트 품종으로 '왕의 최애(King's Favourite)'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베르멘티노와 DNA적으로 같은 품종이다. 

김하늘 소믈리에. 청사과, 레몬, 라임, 과일껌, 덜익은 파인애플 등의 향이 나며, 중간정도의 산도로 너무 시지 않아 알맞게 상큼하다. 바닷내음과 같은 살짝의 짠맛이 있어 음식과 잘 어울릴 것 같다. 발사믹식초와 올리브오일을 곁들인 문어 세비체와 이태리 특유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애피타이저가 생각난다. 오늘 시음한 와인들을 하루로 빗댄다면, 오후 1시에 런치에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이다.

도윤 기자. 자몽, 레몬, 복숭아, 꽃향이 느껴진다. 입에서는 둥근 유질감, 미네랄리티, 높지 않은 산도, 살짝 쌉쌀함을 주며, 조개(어패류), 갑각류, 문어 등 해산물, 봉골레 파스타, 샐러드류와 페어링 하면 좋을 것 같다. 

김동열 편집인. 기대만큼 훌륭한 화이트와인이다. 레몬과 꽃향과 함께 포근한 느낌의 단 향이 마치 오크 숙성을 한 듯한 느낌을 주지만, 오크에서 숙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움을 준다. 입에서는 좋은 산미와 함께 부드러운 텍스쳐와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며 바다가 느껴지는 특유의 미네랄리티와 약간의 크리미한 느낌은 향과 함께 조화되어 바지락이 가득 들어간 해산물 크림 파스타 한입이 생각난다. 선명하게 한 음식메뉴가 떠오르게 하는 화이트는 참 오랜만이다. 식전주로도 좋겠지만 꼭 익힌 해산물 요리과 함께 하면 참 좋을 것 같은 와인이다.  
 

시음와인 2. 벨 꼴레 바르바레스코 DOCG 빠요레 2018

▲ 벨 꼴레 바르바레스코 DOCG 빠요레 2018

빠요레(Pajore)는 트레지오 구역에 포함된 크뤼 밭을 말한다. 컬트와인의 전설 지오반니 모레스코(Giovanni Moresco)의 거점이었고 최초의 바르바레스코 싱글 크뤼 와인이 탄생한 곳이다.

김하늘 소믈리에. 잘 익은 빨간 사과, 감, 자두, 팥 등의 향이 나고, 오픈한지 30분 정도가 됐지만 아직 많이 어린 느낌이다. 이후에 코르크로 막은 뒤 4시간 뒤에 마셔봐도 아직 열리지 않았다. 더웠던 지금은 아직 어린 것 같고, 1~2년 이상 두고 마시면 더 맛있을 것이다. 2018년의 뜨거운 햇빛을 닮은 와인으로 조금 더 더운 열이 빠지기 전인 오후 4시쯤 간단한 치즈나 육포, 말린 과일, 아몬드 등과 함께 일하면서 노동주로 마시면 더 맛있을 것 같다. 

도윤 기자. 오렌지, 림이 살짝 가넷 빛깔을 띤다. 장미, 체리, 스파이시 향신료, 가죽, 커피 향과 자글자글한 탄닌, 발사믹 캐릭터와 함께 긴 여운을 준다. 경성 치즈, 고기류, 파스타, 사퀴테리 등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김동열 편집인. 한 시간 가량 열어두었지만 더 열어둘 걸 그랬나? 아니면 다음에 오픈했어야 했을까. 색깔은 숙성이 된 듯하지만 입에서는 3~5년은 더 있어도 될 듯한 영 함이 느껴진다. 향과 맛을 평하기엔 아직 코와 입에서 거칠고 강하게 다가오는 와인이다. 거칠고 강렬하지만 어딘가 우아함을 동시에 느껴보고 싶다면 지금 오픈해보자.  
 

시음와인 3. 벨 꼴레 바롤로 DOCG 몽빌리에로 2017

▲ 벨 꼴레 바롤로 DOCG 몽빌리에로 2017

몽빌리에로는 단연코 베르두노 최고의 크뤼 밭이며, 이 지역의 바롤로가 보여주는 주요 특징인 우아함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김하늘 소믈리에. 오픈하고 한 시간을 기다려서 테이스팅했는데, 흑체리, 말린 자두 등의 아로마가 피어오른다. 마시기 너무 좋은 상태였고, 적당한 산도에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뻔한 메인 디쉬, 클래식한 비프 스테이크에 먹어도 특별함을 줄 것 같은 와인이다. 하루 중 저녁 7시에 어울리는 훌륭한 디너용 와인이다.

도윤 기자. 선명한 가넷 빛깔. 말린 검붉은 베리류, 시원한 삼나무, 담배, 가죽 향을 주고 풍미는 생기있게 다가온다. 파워풀한 탄닌감을 주지만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의 레드와인이다. 

김동열 편집인. 앞서 테이스팅 한 바르바레스코와 비교해 훨씬 다채로운 향과 맛을 선사한다. 이 와인 또한 시음 적기라기보다 1년 정도 빨리 오픈한 느낌이 없지 않다. 하지만 가넷 색상과 함께 느껴지는 붉은과실, 건포도, 진득한 베리류의 향들이 '지금 마셔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꽃과 민트향은 와인의 스펙트럼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조화로운 부케와 함께 입에서 느껴지는 우아함은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부드러운 탄닌감과 적당한 산미, 훌륭한 구조감과 지속성은 아직 어린 듯하지만 매우 기분좋게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청경채와 버섯이 들어간 간장베이스의 돼지고기찜과 함께 맛보고 싶다.
 

시음와인 4. 벨 꼴레 바롤로 DOCG 리제르바 10주년 2012

▲ 벨 꼴레 바롤로 DOCG 리제르바 10주년 2012

바롤로와 베르두노 구역의 단일 밭 2곳의 네비올로를 각각 50%씩 블렌딩하여 10년간 와이너리에서 숙성하여 만든 프리미엄 바롤로 리제르바 이다.

김하늘 소믈리에. 가죽, 담배, 스모키, 버섯 등 다양한 부케가 먼저 피어오르고, 신선한 소고기의 향도 살짝 느껴진다. 산도도 너무 좋고, 탄닌도 짱짱하다. 10년간 숙성시킨 와인인데, 지금 마셔도 좋고, 아직 탄탄해서 5년 이상 더 보관이 가능할 것 같다. 10년 간의 숙성을 통해 잠재되어 있는 아로마를 기다리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보이는 매력들을 하나씩 캐치해가면서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한잔의 와인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2명 정도가 인내심을 갖고 한잔을 한시간씩 천천히 즐기며 마시길 추천한다. 이 와인은 간단한 저녁을 마치고, 오로지 와인을 즐기는 시간인 저녁 9시에 어울리는 와인이다.

도윤 기자. 오렌지와 가넷 빛깔의 와인으로 말린 장미향과 함께 향에서부터 산도가 살아있고 복합미를 느낄 수 있다. 체리, 자두, 크렌베리, 라즈베리, 향신료, 가죽과 잘 익은 탄닌. 지금 마시기에 좋은 바롤로다. 10주년 와인인 만큼 결혼기념일 등 무엇인가 기념하기 위한 모임에 가져가면 좋은 아이템이 될 것이다. 

김동열 편집인. 라벨부터 의심없이 좋은 향과 맛을 줄 것 같다. 색상은 붉은 가넷 색깔이다. 붉은 과실향과 향신료, 담배향과 함께 다 알수 없는 다양한 향들이 느껴진다. 앞서 경험한 바롤로와 마찬가지로 두번, 세번 향을 맡을 때 마다 새로운 레이어가 더해져 더 넓은 입체감을 준다. 약하게 느껴지는 꽃 향과 알듯 모를듯 한 자연의 냄새가 그 깊이를 더한다. 풀바디와 미디엄바디 중간쯤의 바디감, 부드러운 탄닌감, 신선하지만 과하지않고 꽉 찬 산미, 알콜감, 텍스쳐까지 어느하나 치우치지 않는 조화를 이뤄 좋은 균형감을 준다. 여유를 갖고 마시고 싶어지는 바롤로 와인으로 2022년 지금이 오픈 적기일 것 같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 기자 feeeelin@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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