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대리의 한식탐험 2] 식품업계의 반도체, 김

승인2018.10.29 15:09:47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 효자 상품은 반도체다. 그렇다면 식품업계에서 대표 수출 상품은 뭘까? 바로 김이다. (2018년 1~8월 기준, 농림식품 수산부 자료. 원양에서 잡힌 참치는 제외함)

2007년~2016년 기준, 한국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함께 세계 3대 김 생산국이고, 수출량 또한 연평균 21.8% 씩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김이 식품업계의 반도체라는 비유마저 나오고 있다. 어째서 우리 김은 이렇게 많이 팔리고 있는 걸까? 우리 김에는 어떤 특징이 있고, 다른 나라는 어떻게 김을 먹고 있을까? 솜대리의 한식탐험에서 이 답을 찾아보려 한다.

▲ 김은 식품업계의 반도체가 될 수 있을까?

김은 해조류의 일종으로 자연 상태에서 돌에 붙어 이끼처럼 자란다. 하지만 자연산만으로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 오래전부터 양식이 이루어졌다. 가장 빨리 양식이 시작된 수산물로, 늦어도 조선시대 중기부터는 양식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식은 김 포자를 그물이나 대나무 발에 붙인 후 이를 바다에 설치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기준 12월에서 4월 사이에 수확하는데, 한 그물에서 여러 번 수확할 수 있다. 이렇게 수확한 김을 얇게 펴 건조한 것이 우리가 흔히 먹는 마른 김이다. 하지만 소비형태에 따라 가공 방법은 다양하다.

김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한국, 중국, 일본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마른 김을 먹는다. 얇게 말린 김을 밥반찬으로 먹는다. 김의 맛과 향을 느끼려면 맨 김을 살짝 구워 간장을 찍어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요즘엔 간편하게 조미김 (미리 구워 소금 간까지 해놓은 소위 '도시락 김')도 많이 먹는다.

김을 활용한 조리법도 많다. 김밥, 김자반 등이 대표적이고, 김 장아찌, 김국 등도 있다. 일본은 가공법과 먹는 법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마른 김을 만들어 밥과 함께 먹는다. 그대로 반찬으로 먹기도 하고 주먹밥, 데마끼(김에 밥과 야채와 해산물을 넣고 만 음식)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중국은 가공방법이 한국, 일본과 조금 다르다. 두껍고 납작한 원통 모양으로 말려놓았다가 필요한 만큼 조금씩 떼어 사용한다. 보통 국의 재료로 쓴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국에 김을 쓰기는 하지만 주로 고명으로 쓰는데 반해, 중국에서는 아예 김을 주 재료로 국을 끓인다. 영국 웨일스 지방에도 김을 먹는다. 가장 대표적인 김 요리는 Laverbread(레이버 브래드)로 김을 푹 끓여 다진 후 버터와 오트밀을 섞어 튀긴 요리다. 과거 아침 식사용으로 많이 먹었지만 요즘은 일반적이지 않다.

▲ 중국 김, 필요한 만큼 떼어서 국 끓일 때 쓴다.

나라마다 김을 먹는 방법이 다르긴 하지만, 김은 주로 주식에 곁들여 먹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김을 간식으로 먹는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들어 김을 먹게 된 서구권의 영향이다. 짭조름하고 바삭거리는 김은 입이 심심할 때, 술을 마실 때 곁들이기 좋다. 감자칩 대용인 셈이다. 가끔 할리우드 스타나 그 가족들이 걸어가며 김을 먹는 모습이 찍혀 화제가 되곤 한다. 학교나 기업에서도 간식으로 김을 제공하곤 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김 공급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태국의 경우에는 태국 국내에서 팔던 김 스낵이 크게 인기를 끌고 수출까지 하게 되면서, 김이 전혀 생산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김 가공품 수출국이 되었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김 스낵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김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단백질이 풍부하다. 이로 인해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김을 슈퍼푸드로 지정하기도 했다. 또한 김은 채식주의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식재료다. 채식주의자들은 육류 섭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육류를 통해 섭취하는 영양분들이 결핍되기 쉽다. 그중 하나가 비타민 B12다. 하지만 식물성 재료로서는 아주 드물게 김에는 이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다.

▲ 김 스낵 (Seaweed snack) 의 구글 검색 결과. 도시락 김이 외국에선 과자가 된다.

김의 또 다른 변화는 고급화와 다변화다. 초밥을 필두로 아시아 음식과 식재료들이 서구에서 웰빙 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히 김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웰빙음식인 만큼 고급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김은 대부분 대중적인 제품이다. 반면에 일본은 일찌감치 김의 고급화와 음식에 맞춘 제품 개발이 이루어졌다. 덕분에 일본의 김 수출 물량은 한국의 75%에 불과한 반면, 수출액은 한국의 340%에 달한다. (한국 해양수산개발원 자료, 2013년 기준)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어 우리나라 김 시장에도 여러 가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김 산업 발전을 위한 각종 정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업에서는 연구조직을 신설하고 김 종자 개발에 힘쓰고 있다. 요즘 마트에 가보면 신상 김 스낵들이 눈에 띈다. 변화의 시작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변화들이 찾아올지 마트에 가면 김 코너를 주목해보자. 

▲ 이젠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쉽게 간식용 김을 접할 수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솜대리 somdae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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